굶은 자는 뒤가 없다
어제 문통이 말했지. 주택 문제가 최대 민생과제라고. 그 만큼 부동산이 뜨겁다는 건데, 핫. 아니! 난 그딴 거에 목매달고 싶지 않아! 정말 별나라 얘기라고. 앙? ..죽겠대. 다세대 오피스텔 8칸, 시가 총액 겨우 8억 5천만 원에 불과한 분이 세금 올라서 죽겠대! 그럼 전세 2천 5백에 들어 사는 전, 영혼까지 소멸될까요? 예!
저는 임차인입니다! 국회에서 일장 연설한 윤희숙 의원. 핫. 국회의원 치고 가난한 분을 본 적이 없기에 솔깃했어. 정말? 아니나 다를까 본인 밑으로 정식 신고한 재산만 12억 4천만 원! 당신은 선택적 임차인이잖아요! 맘만 먹으면 다세대 오피스텔 12칸 임대업자 될 수 있는!
...워워. 너무 과격했나? ...끄응. 알아. 메신저 보다는 메시지를 봐야 한다는 거. 윤 의원이 10억 넘게 갖고 있든 말든 그녀가 한 말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거. 그래서 냅다 전문 읊어봤지. ..근데도 열 받는데! 그녀의 “임차인적” 메시지 2줄 요약하면 이거잖아? 임대사업자가 잘 살아야 임차인이 잘 산다. 그러므로 임대인 혜택을 늘려야 한다.
너무 느슨해. 세상은 그렇게 유토피아적이지 않다고! 집주인이 등 따시고 배부르면 전세금 낮춰줄 것 같아? 아니! 그건 인성에 달렸다고! 세입자 생각하는, 온 몸으로 자본시장 거스르는 분 정도는 돼야 윤 의원 구상이 맞아 떨어져. 그러나 내가 봐왔던 주인아줌마, 아저씨 중에 그런 분은 단 한명도 못 봤어. 명절날 떡은 갖다 줄지언정 돈은 칼 같아.
오히려 사정이 좋아지자 전세를 월세로 바꾼 사례도 있었지. 핫. 전세금 따위에 발목 잡혀 있기 싫다는 거야. 통으로 처리하고 바로 월세로 전환했어. 최근 일이냐고? 아니, 무려 10년도 전에 일이야. 부산 중구 신창동에 살 때! 꺼흑!
아무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감독기구까지 설치한다는 지상 최강의 과제. 그러나 난 그딴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집 사는 건 다음 생에나 기약할 거리지. 핫. 지금 내 발등에 떨어진 도끼는 따로 있어. 무엇? 바로 채소값! 식료품값! 내일 당장 먹을 오이!
어제만 해도 다 시들어가는 오이 다섯 개가 2천원이었어. 오늘은 얼만지 알아? 두 개에 2천 3백 원이야! 낄낄낄! 어라, 옆에 애호박은 뭐? 한 개 3천 8백 원! 켈켈켈! ..미쳐가고 있어! 여기 사장님이 미쳤어요!
기후변화로 세상이 망해가고 있다는 걸 이제야 실감하고 있는 거지. 그래, 21세기 신인류가 드디어 맛이 가는구나! 끼요옷! (찰싹!) ...먼 나라 더 먼 나라 얘기로 생각했는데, 아냐, 이미 코앞에 닥쳤어. 4계절 짱짱했던 대한민국은 어디가고 여름발 영국산 기후가 돼버렸으니. 끄응. 더 무서운 건 내년도, 내후년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 같단 말야. 물에 다 잠기거나 아니면 쪄 죽어나가는, 가위 바위 보 해봤자 결말은 죽음의 데스티네이션 밖에 없지.
집값? 알아서 하라 그래! 내게 있어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이니까. ..예상했어야 했어. 코로나 때문에 돈을 그렇게 푼 데다, 산지에선 생산물들이 죽어나갔는데 가격 상승은 뻔 하잖아?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공급은 줄어들고, 앙? 이건 경제학 일 단원 수요공급 곡선만 주구장창 외우다 잠들어버린 나조차 안다고!
...뭐? 그건 니 사정? 야! 나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이 많아! 생각보다 아주! 대한민국에 절반도 넘지. 좀 산다는 중위소득 1.5배 버는, 그러니까 현생에 집 살 수 있을지도 모를 축복받은 인생은 전체 인구에 30%밖에 안 돼. 그 중에서도 임대사업까지 할 수 있는 분은 극소수지.
이런데 부동산이 문제다? 임대인을 보호해라? 미안하지만 너님들만의 리그야.(찰싹!).. 끄응...모두가 잘 사는 사회, 나도 원해. 임대사업자 분들도 잘 먹고 잘 사는.. 그래야 하고. 근데 막상 절망이 눈앞에 아른거리니 그럴 수가 없어. 굶어 죽게 생겼는데 남 걱정할 팔자냐! 댁들은 망하더라도 최소 8억은 들고 있잖아요! 무일푼 난 어쩌라고 이것들아! (찰싹!)
이런 상황에서 나라 전체가 부동산 문제로 빠졌으니 내가 속이 터져 안 터져? 끄흑. 이게 나라냐! 이렇게 당할 순 없어. 나라님이 손 놓으면 내 스스로라도 지켜야지. 암. 그래서 준비했어! 단무지 3KG 4박스! 워호, 이것도 기껏해야 한 달이면 끝날 거야. 3KG 중에 진짜 무는 55%, 1.6KG밖에 안 되거든! 캬하하. 그래도 이게 어디야. 가난한 자가 채소 섭취할 수 있는 길은 이거밖에 없는데. .,.김치? 어디 몸값 높은 배추님을!
맘 같아선 온갖 채소 왕창 사두고 싶지만, 썩어버리니 방법이 없어. 식초와 아황산나트륨에 저린 단무지밖에. 에효, ...앞으로 추석 근처 가봐.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야. 지금도 2배 올랐다던데, 그때는 오우야. ...대통령님 잘 생각하셔야 돼. 국회의원이고 좀 사신다는 분들도 깊이 고려해야 되고. 아항? 좋은 말로 할 때 안 해주면 남은 건 뭐다?
레볼루숑!
정부 말 믿고 임대사업, 돌아온건 세금지옥 :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4/2020080400091.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저는 임차인입니다. 윤희숙 의원 : https://www.ytn.co.kr/_ln/0101_202007312146090017
윤희숙 의원 재산사항 :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73117431610720&utm_source=naver&utm_medium=mynews
진짜 걱정할 건 집 없는 서민들 :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80218020082565&utm_source=naver&utm_medium=mynews
문대통령,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 :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637
임금근로자 평균소득 297만원 :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2/2020012202374.html
홍수 덮친 중, 돼지고기값 급등, 팍팍해지는 민심 : https://www.ajunews.com/view/20200810150318020
장마 홍수 피해로 채소값 한 달 새 급등 :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008091403001&code=920401
기후위기 비상사태 :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5728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