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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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소확행 (0) 2020/08/13 PM 10:35

 

 

 

소확행

 

 

 

요오. 이틀 연속 화만 내서 오늘은 해피한 주제 다루기로 했지? ...그래. 근데 이걸 어쩌나. 행복한 뉴스가 뵈질 않아! 대본을 아무리 구상해 봐도 떠오르지 않아! 그렇다고 내 신변에 자랑할 만한 복이 굴러온 것도 아니고, 끄응.

 

그래서 찾아 나섰어.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잘 살펴보면 즐거운, 이걸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이라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종류의 것들 발견하기! 오늘은 주저리 의식의 흐름대로 씨불일 거니 가볍게 들어. 오케이!

 

소소한 행복, 그 첫 번째는 바로! 방구석에서 에어컨 26도 냉풍 아래 선풍기 쐬는 일! 캬하하! 오늘 최초로 어머니께서! 에어컨을 틀어주셨어! 행복하다! ..오늘 부산은 하루 종일 맑음. 모처럼 여름다운 날 맞았지. 그에 따라 타들어가는 공기는 우리 엄마도 두 손 들게 했단 말씀. ..이런 기분, 아주 좋아. 진물이 흐르던 사타구니가 아기 엉덩이 마냥 뽀송해. 하악하악. 언제 틀까 애물단지로 보였는데, 사길 잘 했어. 윌리스 케리어님 충성!

 

근데 한편으론 불편한 거야. 이런 작은 행복 누릴 수 없는 분들도 있으니까. 3면 꽉 막힌 창 없는 곳에서 선풍기로 버텨야 하는 그런... 흐음. 여기서 질문! 에어컨은 필수품일까, 사치품일까? ....어우야, 묻기도 전에 너무 의도 드러내고 질문했나? ..그래. 난 필수품이라 생각해. 특히 지구온난화가 다가올수록, 고령에 어르신일수록, 더위에 속수무책 울어대는 갓난아기 가진 가정일수록. ..인정? ..인정!

 

찾아보니 에어컨 지원 사업이 없는 건 아니더라고. 각 지자체별로 기초생활수급 홀몸 어르신들에게 에어컨을 설치해주고 있어. 특히 경기도가 이 분야에선 선두래. 호오, 경기도지사 누굽니꽈! 이재명! ..이 형님 일 하나는 시원시원 잘 한다니까. 괜히 차기 대통령 후보가 아냐. 다만 욱 하면 깡패 부를까 무서워서 그렇지. ? (찰싹!)

 

...자 다음!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밥 하고 있을 때 행복해! 반찬이라곤 공장 단무지, 이마트에서 그램 당 가장 싼 해태 고향만두 뿐이지만 이게 어디야. 밥은 팔도 비빔면으로 대체하고. 히힛. ...아니, 요즘 같은 날 밥하면 쉬어. 우리 집은 취사까지만 하고 코드 빼버리거든. 그럼 하루 지나자마자 밑에 흰 물이 줄줄 고이지. 우웩!

 

...? 김치? 워호, 두 유 라익 김치? ! ..내 식성이 원체 무과야. 배추김치 보다 단무지, 깍두기, 무채나물을 선호하지. 이렇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어. ..어머니! 죄송하지만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맛이 없어. 엄마가 해 준 김치가 맛이 없어! 최근에 담근 김치는 물이 줄줄 넘쳐서 이게 물김치인지 동치미인지 모를 지경이야. 소금물에 저린 거 맞나요? 어머니!

 

아잇, 그래! 식당표 중국산 김치보다 맛이 없어! 아뿔싸, 근데 엄마 친구 분들 솜씨도 중국제를 넘어서지 못하네? 염분에 중독되거나, 액젓 냄새에 속이 뒤집히거나, 같이 넣은 굴이 삭아서 입천장을 때리고 있어! 이럴 거면 사먹읍시다! ! (찰싹!) 커헉.

 

공감하는 남편, 자식들 많지? 켈켈켈. 엄마는 아직도 내가 김치찌개를 싫어한다고만 생각해. 실은, 엄마 김치로 만든 김치찌개를 싫어하는 건데. ...왜 이게 불효자야? 자식으로서 솔직한 피드백이지! 내가 그 맛없는? (찰싹!), 손수 담근 김치를 썼으면 말을 안 해! 1년도 넘게 냉장고에서 썩어가는 걸 처리할 방법이 없으니 찌개로 만드는 거야! 맙소사, 다 처먹어야 해. 그 황천에 일그러진 붉은 수프를 남김없이! ..니들이 찌개 맛을 아니!

 

이거 진짜 어떻게 해야 돼? 계속 그냥 모른 척 사는 수밖에 없어? ? ...솔직히 말하라고? 워워, 전에 한번 은근슬쩍 소금 더 넣자고 했다가 일주일을 불편하게 지냈어. ..주는 대로 처먹을 것이지! 그럼 취직해서 나가 살라매! ..헤에? 여기서 뜬금포 내 아픈 명치 소환까지? 아니, 김치랑 취직이랑 무슨 상관인가요! ..정말 충격과 공포였어.

 

엄마가 해준 음식이 최고라는 분들, 격하게 부러워. 심지어 난 아빠가 해준 라면도 취향이 안 맞단 말야. 난 꼬들파, 아빠는 기본 5분 이상 삶기파. 하아... 기억나는 집밥이 없어. 흑흑. ...아니다. 할머니 계셨을 땐 맛있었지!

 

나 먹기 좋으라고 하나하나 발라 준 생선, 어린 게 입맛은 벌써부터 고급돼서 갈치, 옥돔, 쥐치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 걸 먹이시겠다고. 끄응. 일본식 수란 겸 계란찜은 오우야. 꼴깍. 적절히 삶은 도라지무침은 최고! 고구마 튀김은 기가 막히셨어. 할머니 덴뿌라 해 주세요! ..하아..그립다 야. ...., 그 순간들이 다 행복이었구나...

 

... 아무튼. 뭔 얘기하다 과거 회상에 빠졌지? ...소소한 행복. ..다들 행복하길 바래. 무서울 정도로, 중독 될 정도로 큰 행복이 아닌 작은 행복. 어렴풋이 기억하며 웃을 수 있을 정도면 좋겠어.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주문을 외워보자!

 

로또 112번 될 지어다! 우크라이나 누님과 사랑하게 될 지어다! 아 섹스하고 싶(찰싹!)

 

 

홀몸 어르신에게 무료 에어컨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1700/article/5797704_325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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