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리적 갓심에도 설득이 어려운 이유
조던 피터슨 알아? ...그래, 12가지 인생의 법칙 쓴 사람. 유튜브에 강의 영상도 올라오더라고. 글쎄. 난 별로였어. 뭐랄까, 무언가에 집착하는 듯 보였거든. 소위 말하는 “성공”적인 삶에 말야. 나 같은 한량주의자가 보기엔 지나치게 빡빡해.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라니, 와우, 절대 동의 못하지.
그럼에도 그의 책이며 영상을 1부터 끝까지 다 본 데엔 이유가 있어. 영감을 주거든. 나와 다르기에 울림이 있지. 사실 남들이 하도 좋다고 하니까 본 경향도 없진 않지만. 크흠. 근데 이제 더 이상 그의 말씀 안 들어도 될 것 같아. 왜? ..그렇게 당당하며 강인하게 보였던 그가, 약물중독이었어. 이 사실 안 순간, 그의 모든 뼈마디가 공허하게 들려.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응, 그렇게 말한 너님은 왜 약을 드세요? ..노력 없는 대가를 구하지 말라! 야동 중독은 윤리적으로 좋지 않다! 어이고, 야동 중독에 열변을 토하신 분이 마약 중독은 괜찮으셨대? ..아주 유어 웰컴이다 야.
헌데 따지고 보면 메신저는 망가졌을지언정 메시지가 잘못된 건 아니잖아? 그럼!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얼마나 좋은 말이야. 비록 그게 마약중독자가 한 말이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전달이지. 여기에 “말 할 자격” 따지기 시작하면 인류 99.9%는 합죽이가 돼야 해. 신, 이순신 정도는 돼야 말하며 살 수 있겠지.
이건 특히 나처럼 남 까기 좋아하는 분류에겐 치명적이야. 자긴 방구석 찐따 주제에 세상을 상대로 태글 걸고 있어. 의사자격증도 없으면서 의느님 돈만 밝히네, 기득권 꿀빠네 뭐라 뭐라. 정치인 꼬투리 하나 잡히면 글러 먹은 놈 욕이란 욕은 다 퍼붓고. 게다가 에버랜드며 신라호텔 문턱도 못 가 본 놈이 우리 위대한 이재용 부회장님은 왜 그렇게 긁어대는지. 호우!
거창한 거 아니더라도, 음악 영화 평론 맘 놓고 하기 위해서라도, “자격” 따지는 건 좀 그래. 인정? ...인정! ..그런데 말입니다.. 지행합일 깨트린 세계관 구축하려고 보니 이게 묘한 거야. 도저히 확대 적용 시킬 수 없는 분들이 있어. 대표적으로 일제 강점기 반민족행위자! 일제를 빨았든 말든 작품만 좋으면 땡이다? ..이의 있소!
서정주 시가 조선 제일이라 하지. 자화상이고 국화 옆에서 보면 표현이 죽여줘. ..그러면 뭐해! 그 실력으로 일왕을 찬양하고, 일제 총알받이에 우리나라 젊은이를 선동하고, 그것도 모자라 광복 후에는 정권 찬양에 여념이 없었던 사람이 쓴 글인데! 아잇, 이런 사람 글이 고평가 되면, 그, 아잇! 억울하잖아! 시는 시대로 봐 달라, 시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하는데.. 하는데.. 내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아. 이건 논리의 문제가 아냐. 속에 끓어오르는 뭔가가 타협할 여지를 주지 않아!
안익태의 애국가도 그렇지. 가사 좋잖아. 멜로디는 불가리아 민요 표절설이 있긴 하지만 좋잖아. 그 뭐 좋은 게 좋은 거 대충 넘어가지, 헌데 그럴 수가 없는 걸 어떡해. 일제 강점기 호위호식하며 나치찬양까지 했던 음악가 작품을, 우리나라 애국가로 자자손손 부른다는 건... 아잇! 내 말 뭔지 알지? 한 오백년 울분!
생각해 보니 이 분들만 억한 심정 올라오는 게 아냐. 이 분야에 권위자들 계시잖아. 바로 종교인! 특히 대형교회 먹사님! (찰싹!) ..설교할 때는 청산유수 바른 말, 사랑 넘치는 말만 하셔. 간혹 빨갱이 죽이자 살벌한 분들도 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 주자고. 그런데! 뒤에선 빤스 벗고 신도 착취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지.
끄응... 이거 어렵다 야. 말 할 자격, 내로남불 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의 참스승 구글에 물어봤지! 결과는요!..일단 논리학에서는 메시지만 봐야 한 대. 말 하는 사람 어떻고 저떻고 따지는 건 오류란 거지. 이걸 유식하게 발화자 공격의 오류래. 흠.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 센세는 말하는 사람 인생을 중요하게 봤어. 설득의 3요소! 논리, 감정, 그리고 말하는 이의 삶! 그 중에 제일은 삶이더라. 캬하하. 사실 그렇잖아. 부자님이 소박하면 정말 검소하다, 서민적이다! 근데 서민이 절약하면? 찌질하다. 뽐뿌에 영혼을 판 자식이라 매도당하고. 앙!
이 상반된 시선을 종합하자면...엇? 논리와 설득은 층이 다르네? 설득 아래에 논리가 있어. 그렇군! 그거였어! 논리는 메시지로만 평가하되, 설득의 수준에 이르기 위해선 인생이 필요하다!
머리가 시원해! 답을 하나 얻었으니까. 조던 피터슨? 논리는 받아들이지만 주장에 설득될 순 없어. ..서정주, 안익태, 김기창을 비롯 일제에 찬동한 예술가 작품들? 작품만 놓고 보면 뛰어나지. 단 아무리 봐도 마음 울릴 감동은 없어. ..파업 하는 의사쌤들? 어떤 논리를 들어도 내겐 먹히지 않아. 하얀 가운 걸친 순간 쌤들은 “기득권의 삶” 이니까. ..마지막으로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외친 목사님은. 헤에? 뭐야? 이 양반은 논리부터가 출가하셨잖아! 그런데 왜 혹하십니까! 아리스토 센세! 이건 대체 어떻게 설명하실 거예요! 예!
..아무튼.. 설득의 3요소에서 나도 자유로울 수 없지. 내가 무슨 내세울 삶이 있겠어? 주제가 히키코모리 삶이라면 모를까. 핫.. 그러니 노력할게. 적어도 논리와 호소만큼은 부족함 없도록. 칼린 센세 이름 도용한 거에 부끄럼 없도록. 캬하하.
설득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조던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교보문고) :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6067694&orderClick=LEA&Kc=
조던 피터슨 약물복용 :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9/09/753861/
시는 잘못이 없다. 서정주를 미워하면서 읽자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10241624785863
친일문학인의 아킬레스건 : http://www.iwj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