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추천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몸
유튜브! 정보의 바다! 세상 모든 것들이 뒤섞이는 곳. 단, 수위 높은 건 폰튜브에서! (찰싹!) 말은 이렇게 했지만 막상 영상 생활 오래하다 보니 지루해. 다들 느끼지 않았어? 본 거 또 보고. 보던 채널 또 보고. 추천 영상이라 뜬 것도 어디선가 지나쳤던 사람 혹은 내용. ..맙소사. 유튜브 조차 지겨워 지다니.
할 수 없이 남들은 뭐 보나 인기 카테고리 살펴봤어. 오늘자 인기 동영상. 1위 블랙핑크 아이스크림. 흠, 이거야 신곡 빨이고. 밑으로 쭉쭉 각종 공중파에서 내놓은 재방 컨텐츠, 유튜브용 서브채널이 쏟아지는데, 하아. 결국 유튜브도 공중파가 장악하나? 스타들의 힘? 크흠.
태생이 인터넷 방송이었던 채널들도 간간히 보이긴 해. 가짜사나이, 장삐쭈, 말왕. 근데 이곳들은 이미 인방이라 하기엔 덩치가 너무 커. 자막 하나하나, 카메라 워킹 하나하나 물씬 느껴지는 자본주의 냄새! 킁킁. ..나쁘다는 건 아닌데, 그.. 뭔가 아쉬워. 점점 더 독고다이 초심자들은 발붙일 수 없는 공간이 되는 것 같아서. 아, 물론 방금 언급한 대기업 스트리머도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아잇! 뭔 말 인지 알지? 느낌 오지? 개인방송이 더 이상 개인방송이라 할 수 없는 시대의 안타까움, 아항? ...오케이!
또 하나, 시사 정치 계열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이걸 시사라고 봐도 될까? 제목에서부터 정치노선 하나 잡고 좌빨 아니면 수꼴 대전 벌이고 있는데? 아무렴 어때. 편파중계는 돈이 된다! 슈퍼챗 빵빵 쏴주시는 흑우 성님들 계시는 한 극단방송 포기할 수 없지. 암. 이해해.
후우. 이게 다야. 가장 핫한 영상이라고 쫙 정렬해줬는데 어찌된 게 입맛에 맞는 건 하나 없어. 천편일률! 획일적이야! 이쯤 되니 갓리적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이 오히려 원망스럽다니까. 아니, 좀 신박한 로직 없습니까? 주구장창 연관된 내용만 올리는 것이 아닌, 때로는 전혀 다른 주제, 전혀 다른 인물, 조회 수 0따리 영상도 과감히 추천해 주는 센스를 바란다고!
핫. 유튜브가 안 해준다면 내가 직접 찾아 나설 수밖에 없지. 역설적이게도 유튜브의 획일적 알고리즘 덕에 내 음악 세계가 넓어졌어. 추천 음악 더 이상 듣기 싫다. 멜론 100위 차트는 더 이상 네이버!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다! ..그렇게 해서 인생에 없던 클래식을 듣게 됐어. 헤에? 쇼팽, 베토맨, 차이코프스키, 슈베르트, 브람스, 모차르트 베스트! 나도 교양인? ..뿐만 아니라 일본 시티팝, 유로비트, 힙합, 재즈, 애니송, 그리고 70 80 명곡까지 두루두루 들으니, 참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노래야 이렇고, 영상도 새로운 세상 찾아 나섰어. 평소 생각도 못한 그런 것들. 이를테면, 리스토어! 이걸로 검색하면 고철덩어리 썸네일이 잔뜩 떠. 100년 전 토치. 러시아가 아닌 무려 소련산 오함마, 바이스, 모루. 캬하하. 이걸 뚝딱뚝딱 녹 빼고, 기름칠 하고, 페인트 입히고, 새것처럼 광택 나게 만드는데, 와우.
신기하지. 가슴에 핵탄두 두 발 단 사람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감미로운 ASMR 양쪽 귀 쪽쪽 빠는 사운드도 없는데! 그저 하는 거라곤 망치질, 나사 가는 사운드가 전부건만 마음이 흡족해. 흐뭇, 편안해.
수제 사탕 만드는 영상도 그렇지. 설탕 녹이고, 틀에 쿵쾅쿵쾅 박고, 투둑투둑 떨어뜨리는 게 왜 그리 좋은지. ...뭐? 물건과 물건이 부딪히며 나는 둔탁한 소리에 중독됐다? 탁탁탁? 흐음, 글쎄.. 하긴. 내가 떡 치는 소리 좋아한(찰싹!) ...물레방아 소리 좋아하지.
문제는 이렇게 신영상 개척 해봤자 약발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거야. 우리 유튜브 알고리즘 센세께서 지칠 때까지! 수리 관련 된 영상이란 영상은 추천으로 올려놓으니까. 여기도 수리, 저기도 수리, 컴퓨터 수리, 자동차 수리, 나무 수리, 집 수리! 아잇! 알았어요! 더 이상 안 볼게요! 이제 그만! 흑흑...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요! .. 도와줘. 재밌는 채널 좀 추천해 줘! 보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채널! 혹은 마음 안락한 채널! ..워워! 토요일이잖아! 내 하소연 할 수 있는 날도 있어야지! 유리는 던지지 말고! 야! ...크흠. 여하튼....응? 뾰루지 뽑는 영상? 그건 이미 예전에 봤어. 발톱 뽑는 거 까지. ...내셔널지오그래픽? 그것도! ...칼 가는 장인? 이미 다 봤어. ...카이로프래틱? 도수치료 말하는 거지? 그것도 질리도록 봤는데, 끄응. 누님들 목덜미 틀 때 오우야,(찰싹!)
교양 쪽은 없어? 인문학 같은, 앙? ...참고로 난 아름다운 여성분이 낭낭한 목소리로 말해주는 걸 좋아해. 아무리 효기심, 조승연 작가, 도올 쌤, 유시민 작가, 최진기 강사가 설명을 잘 한다 하더라도, 일당백에 정미녀 님만 못 하지. ...엣? 일당백을 몰라? 당장 유튜브에 일당백 1기부터 정주행 하자. 이렇게 감미로우면서 섹드립 난무하는 독서 채널은 본 적이 없어! 강력 추천!
본 쇼는 일당백 PPL 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