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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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노숙의 자격 (0) 2020/09/16 PM 10:46

 

 

 

노숙의 자격

 

 

 

노숙 확인증! 처음 들으면 대체 뭔 낱말 조합인가 할 건데, 아니, 실존하는 거야. 코로나 시국에 안전한 무료급식소 운영 위해 들여온 것이 바로 이 확인증이지. 대학 도서관, 기업 출입증 생각하면 돼. 찍어야 들어갈 수 있고, 동선 파악하기 쉽고, 안 그래도 어려운 공무원 여러분 업무를 조금이나마 덜어줄 방안!

 

취지는 이해해. 그래도 이런 거까지 확인받아야 하다니, .. 거시기한데!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나락으로 떨어뜨리잖아! 당신은 국가가 인정한 명실공이 노숙인 입니다! 이런 수박바! ..그렇다고 발급받는 과정이 비대면인 것도 아냐. 증명사진 찍고, 지원센터 이용 기록 보고, 그리고 면접까지? 헤에!

 

이렇게 빡센 출입증 만들어 두니 어디 평범한 빈자는 접근을 못해. 간간히 무료급식소 이용하던 쪽방촌 어르신, 달동네 주민, 철부지 백수는 어디로 가란 말이오! ...? 잘 됐어? 너 선별복지 지지자니? ...아잇! 사람 사는 세상인데 그렇게까지 각박할 필요 있나! 무료급식소 본래 취지가 뭐야! 바로 사랑! 나눔! ! (찰싹!)

 

이거 어떻게 해야 할까? 편리하면서 인격존중하면서 모두가 배부르면서, 그러면서도 전염병 예방에 탁월한 방법 없습니까? 아이디어 있는 분은 당장 국민신문고나 서울시에 의견 올려 줘. 담당자가 보완책 찾느라 머리 싸매고 있다니까.

 

아무튼. 무료급식소. 요즘은 다르게 부르더라? 내가 사는 동네에선 어르신 행복식당이라 불러. 서울시는 따스한 채움터라고 하더만. 호오. 괜찮네. 순 우리말에다 왠지 정감이 느껴져. ....언제부터였을까, 무료급식소라는 단어만 봐도 안 좋게 보인 것이.. 그치? 전혀 나쁜 단어가 아닌데 어느새 인식이 그렇게 돼버렸어.

 

이건 부산진역 지나갈 때마다 느껴. , 부산진역이라고 부산역 도착하기 5분전쯤에 있었던역사적 장소 있어. 폐역 되고 나선 무료급식소가 됐지. ..한동안은 아무 문제없었어. 6차선 건너 허물어진 장소를 누가 신경 쓰겠어. 그러다 주변이 재개발 되고, 북항 간척지에 초고층건물이 들어서자 상황은 180도 변했지. ..없애라! 대한민국 물류의 시발점에 무료급식소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시뻘건 현수막 걸리고 아주 그냥..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세요! 땅값 떨어질까 무섭다고!

 

부산진역 근처 380평 땅에 3층짜리 무료급식소 겸 노숙인 자립빌딩이 들어설 계획이었는데, 흐지부지됐어. 주민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희망드림센터. 이름 그대로 노숙인들에게 마지막 꿈과 희망이 될지 모를 장소였건만, 최종 시공 조례를 보면 건물 절반이 운동시설 돼버렸걸랑. 1층 급식소, 2층 사무실 접경지대, 3층 헬스장!

 

몰라, 노숙인과 주민 간 대통합의 장이 될지도 모르지. 헌데 걱정부터 되는 건 왜지? 아항? 하루걸러 민원 쇄도 할 것 같은데! ..감히 신성한 헬스장에 거지가 들어왔어요! ..냄새나요! 오직 주민들 입장만 강조 되겠지. ? 지금도 그러니까! 노숙인을 위한 정책인데 정착 주인공은 대화에 껴주지도 않아. 공무원, 주민, 시민단체 인사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내가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거야? ...부디 그랬으면 좋겠어. 제대로 틀렸으면 좋겠어! ..노숙인 여러분도 목소리 내면 좋으련만.. 그러기엔 너무 미안해서 침묵하는 걸까.. 걱정 마세요! 100만 백수군단이 합류합니다! 딴엔 대학물 먹었다고 황소대갈이죠! 구청, 시청, 국회, 청와대 들이받을 준비된 미래의 무료급식들! (찰싹!)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답답한 고민 하고 있을 때 묘한 댓글이 눈에 들어오더라고. 기사 밑에 줄줄이 그 인물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졌어. 누구? 이름하야 허!!! ..허경영 총재께서 종로 3가 피카디리 빌딩에 무료급식소를 여실 예정이니, 배고픈 이여 오라! ..크흑. 미안합니다! 당신을 사이비 교주라 생각했던 과거, 반성합니다! (찰싹!)

 

아니, 3시 세끼 무료급식소 열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알라 주 예수 부처님이 보시기에도 기뻐할 만한, 모처럼 신인에 걸맞은 행동이잖아! ..그야 이 시국에 감염은 어떻게 예방할지, 밥값은 어디서 충당할지 모르지만.. 크흠. ..에라이, 자칭 신인인데 알아서 하겠지! 네 눈 바라보면 안 걸리겠지! 허경영을 외치는 분들 주머니에서 탈탈 나오겠지! 우린 가서 맛있게만 먹자고! ..물론 난 2022년 이후에나 갈 거야. ..빌 형이 그랬어. 그때가면 코로나 잡힐 거라고. 에헴.

 

여하튼. 병마 속에도 굶주림 없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

 

 

 

노숙확인증 내라고? 문턱 높인 무료급식소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2293.html

 

무료급식 막히고 무료진료 못 받고, 취약계층 더 힘겹다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200226.22006009736

 

부산 첫 노숙인 지원센터, 주민민원에 밀려 반쪽 :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7221931581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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