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는 좋은 국시로부터
정정합니다! 지난 추석맞이 개소리 주간에 했던 “외숙모” 얘기! 누가 보면 혈족 상상하는 추잡한 놈으로 여길 수 있는데, 아니! 어디까지나 피 한 방울 섞지 않은 외숙모야! 그러니까 외삼촌의 부인! ...뭐? 그게 그거야? 미, 미친놈? 적어도 패륜은 아니잖아! (찰싹!) ...죄송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특히 외삼촌께 그랜절! ...
후우. 나처럼 사죄 올려야 할 분들이 더 있어. 누구? 바로 의대생! 국시 거부해 놓고 뒤늦게 다시 칠 수 있다 뻔뻔한 소리 하는 그 집단! 와우, 이 정도일 줄이야 꿈에도 몰랐어. 의사 국가시험. 이게 시험이니!
합격률 90% 자랑하는 거야 워낙 똑똑한 의대생들께서 하는 거니 그런 줄로 알았어. 현실은요! 선발대가 기출족보 만들면 그대로 컨닝해서 합격하기! 맙소사. ..살면서 이런 시험 본 사람? ..없어, 아무도 없어! 초등학교 구구단 테스트 이후로는!
선발대? 어떻게 이따위 개념이 나타날 수 있지? ..이유는 간단했어. 의사시험은 의대생 본인들이 시험 날짜를 정할 수 있단 말씀! 그러니 뭐다? 스파이 정찰조로 미리 탈탈 털어먹은 후, 지상 최고로 안전한 날 출격 할 수 있다. D-DAY 딱 정해서. 그리고 합격! ,.하아. 이렇게 보니 불합격 하는 님들이 비정상이야. 뭘 했기에 떨어져? 탈락한 10%, 말 좀 해 봐요, 앙? ...아! 정직하게 시험쳐서 그렇구나! 오해해서 미안하다. 니들이 진정한 의사다. 공부는 안 해도 인성은 훌륭한! (찰싹!) ..진심이라고!
시험날짜 자기지정제 외 수험생 편의를 위한 제도는 더 있어. 바로 지각생 구제책! ..이런저런 사정으로 늦었나요? 걱정 마세요! 땡깡 몇 번 부리면 다시 칠 수 있습니다! ..워호, 이걸 수능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 수능이 뭐야, 기업 입사 시험에서? 감히? ..어디 공정성 해치는 소릴 하고 있어! 바로 샤프, 볼펜, 컴싸, 커터칼 날아와!
한국 의사 국가 시험원이 1992년 설립된 이후로 지금까지 내려왔어. 당장 뜯어고쳐도 이상할 거 하나 없는 막장 시험 제도가. ..그렇게 점수 따지고, 실력 운운하는 의사쌤들이 이걸 그냥 놔뒀다니, 부끄럽지 않으세요? 개나 소나 다 패스하는데? (찰싹!) ...아, 그래서 국시보다 수능을 중시하셨구나. 수능 1점이라도 더 높은 인간이 유능한 의사! 의료지식이고 인성이고 뭐고 떠나서 국영수가 최고인! ..야이! 언제까지 고등학교에 머물래!
..워워. 펀쿨섹. ..국시가 항상 물이었던 건 아냐. 1995, 96년에는 다른 평범한 시험처럼 30% 떨어뜨렸어. 그랬더니 항의 집회가 열리네? 병원 문턱 높이는 국가고시 반대한다! 파행적 사태, 책임자는 물러나라! 의학교육 정상화 하라! 재시험 고고씽! ..웟더. 웃긴 건 뭔지 알아? 데모가 먹혔어! 이 어처구니없는 요구가 통했다니까! ..그 해 이후로 합격자 90% 쭉~
2000년에는 정확히 올해 재현했어. 당시 의약분업이다 뭐다 해서 병원과 약국과 의사와 약사 간 알력싸움이 한창이었걸랑. 이런 절체절명 밥그릇 싸움에서 의대생들이 가만있을 수 없잖아. 여지없이 동맹휴학! 국시거부! 크흑, 장하다 대학생! 미래 따위야 포기하고 의사사회를 위해 희생하는구나! ..는 응 아냐. 의약분업 타결되자마자 재시험 치게 해줬어. 구제율 85.7%!
보면 볼수록 이건 마치..그들만의 리그야. 의대생 테크트리 탄 순간 우린 의느님, 우린 또 하나의 가족. 우리가 남이가. ..마치 제 식구는 끝까지 챙기는 조폭처럼, 검찰처럼! ..그들 사이에 경쟁이 있긴 한 걸까? 대학빨 인맥 연줄 계급사회 같은데! ..이건 아냐. 의사쌤들을 위해서라도 개선해야 해.
어떻게? ..,어.. 딴 건 몰라도 국시는 확실하게 해야지! ..별 거 없어. 그저 다른 평범한 시험처럼 하면 돼. 선발대, 재시험, 예외조항 없이 “공정”하게! ..그리고 바쁜 의대교수님 모셔가며 실기까지 보는 시험을 고작 합격, 불합격만 가리기엔 아깝잖아. 1등부터 3058등까지 줄 세우는 건 어떨까? 아항? 성적대로 자기 원하는 지역이며 병원에 갈 수 있게 해 봐. 아주 박 터지게 싸울 걸. ...너무 잔인해? 핫, 너의 피말림은 나의 행복! (찰싹!)
하긴 이런 각박한 제도 도입하면 중간에 탈주하는 분들 많을 거야. 수능 후에도 계속되는 각축전! 그러니 뭐다? 많이 뽑아야 한다! 합격률 60%에 점수별 차등대접 견디려면 지금보다 2배는 인풋이 있어야지! ...응? 못 견디고 나오는 사람은 어떻게 할 거냐고? 에이, 의대까지 간 실력인데 다른 꿈 찾아 잘 살지 않겠어? (찰싹!) ..진짜 구제책은 이런 분들에게 해야 해! 재시험은 이 분들에게! 인정? ...인정!
아무튼. 진정한 국시 레이스, 시작해 봅시다! ..의대생들 좋은 날 다 갔다. 어서 공부해라!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 거부를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 : http://theimpeter.com/50201/
인하대 의대생 50명 집단 커닝 : https://news.joins.com/article/2379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