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젠을 사기엔 너무 스마트폰한 몸
일요일은 IT 토크! 관심 없는 분은.. 이미 늦었어!
지난 금요일이었지. 한글날 축복이 내리쬐고 있는 새벽 1시, AMD 차세대 CPU가 모습을 드러냈어. 이름하야 라이젠 5천 번대 시리즈! 사실 지금 팔고 있는 번호대가 3천 번이니 당연 4천을 붙여야 하겠지만, 알잖아. 이름 따위 회사 맘대로 붙인다는 거. 4천 보다 5천이 더 있어 보이는 거 인정?
기존과 똑같은 7나노 공정을 사용하지만, 근본부터 설계를 뜯어고쳐서 성능을 끌어올렸어. IPC 19% 향상, 단일 코어당 성능은 인텔 10세대에 비해 약 18% 정도 높아. ...왜? ....끄응. 알았어. 쉽덕 소리는 여기까지.
중요한 건 체감성능! 설계도를 보면 벌써 미래가 그려져. 어떤 미래? 드디어! AMD가 게임에서 인텔을 누를 그 날이! 캬하하.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 제 아무리 리사수 누님이도 AMD 게이밍 성능은 커버 칠 수가 없었다. 작업에선 날아다니는 라이젠이지만 유독 게임만 켜면 프레임이 왔다 갔다 했으니.
그러나 이제 극복했어! 아주 세련된 방법으론 말야. ..인텔이 게임에 강해? 그럼 우리도 인텔처럼 만들자! 16MB L3 캐쉬를 하나로 통합하고, 최대 4코어였던 CCX를 8코어까지 늘리고! (찰싹!) ..일반인어로 풀이하자면, 어.. 1, 2층으로 나뉘어있던 마트코너를 단일 대형 매장으로 통합했다 생각하면 될 거야. 캬하. 비유 좋았다! (찰싹!)
11월 5일 판매 시작! 분위기 보아하니 예약구매 하지 않으면 올해 안에 받을 가능성 없어. 그럼 바로 질러야 하나? ..그게 좀 조심스럽단 말이지. 일단 기존보다 가격이 평균 6만원 뛰었네? 여기에 최신 메인보드 써야 바로 장착할 수 있거든. 최소 500번 대 이상 보드로.
...응? 기존보드 쓸 수 있다고? 그걸 믿었니! 신제품 하나라도 더 팔아먹어야 하는 상황에 무슨! (찰싹!) ...가능하긴 해. 다만 400번 대는 내년 가서야 지원 예정이야. 300번 대는 제조사 재량에 맡긴다는 소문이고. 그러니 뭐다? 빨리 쓰고 싶다면 질러라! 보드까지 최신품으로! 가성비 좋다고 300번 대 지른 사람들 뭐다? 흑우 음머~ 당신은 리사수 누님에게 당했습니다! 아수스 님, 제발 A320을 버리지 말아주세요, 기도나 하라고! 켈켈켈! (찰싹!) ...죄송합니다.
아무튼. 내가 지금 쓰는 컴퓨터가 i7 6700이니 언제야, 15년에 나왔어. 5년 정도 굴렀으니 이제 바꿀 때 한참 지났지. 헌데 글쎄. 딱히 끌리지 않는 건 왤까? ..흐음. 컴퓨터에 목숨 걸기엔 생활패턴이 너무 변해버렸어.
게임? 대충 해상도 낮추고 옵션 타협 하면 지금도 충분히 돌리지. 꼭 144프레임에 풀옵션 고집할 필요 있나. 그렇게 물 흐르듯 흘러가는 화면으로 해봤자 너님 티어는 브실골 심연에서 투닥 거리기만 할 텐데. (찰싹!) 크흠. 거기다 즐기고 있기엔 사회적 압박 감당 못할 나이에 이르렀어. 흑흑. 청춘을 돌려다오~ 테스형~
그렇다고 내가 인터넷 방송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동영상 인코딩, 사진편집 할 때나 CPU 혹사시키지 그 외엔 딱히 없다니까. ..여기서 잠깐! 다들 나랑 비슷하지 않아? ...그치? 400만 원짜리 고사양 컴퓨터로 하는 거라곤 인터넷, 유튜브, 야동, 알록달록 2차원 저사양 게임. 캬하하.
이럴 거 차라리 다른데 돈 쓰고 싶어. 이를테면 태블릿, 스마트폰. 하루 24시간 중에 23시간 몸에 끼고 있는 것들에 투자하는 게 낫지 않을까? ..참, 어쩔 수 없이 일본을 따라간다 야.. 그쪽은 이미 키보드 칠 줄도 모른다며? 액정터치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돼버려서.
여하튼. 그래서 오늘 결론은요! 차세대 라이젠 노리시는 분, 현명한 소비하길 바래. 지르기 전에 통장잔고 살펴보고, 곧 나올 PS5, XBOX X도 생각하고. ..아참, 이번 5천번 대가 마지막 AM4 소켓 CPU란 건 알고 있지? ...그래, 내후년엔 5나노 공정에 DDR5 램 사용한다? 모든 걸 갈아엎은 뉴 테크놀로지, 찡긋. (찰싹!)
이렇게 지름신에 눈먼 자들을 구원하였도다. 리싸 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