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래 나오는데도 출근할 수밖에 없는 세상
부산에 한 산후조리원이 발칵 뒤집혔어. 결핵에 걸린 간호“조무사”가 계속 출근 했거든. 하..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 시국에! 어! 기침 하고, 피가래 뱉었으면 얌전히 집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임산부나 아기들에게 옮았어 봐! 콱! 이래서 “조무사”들이란. 에잉, 쯧쯧(찰싹!)
...맞아. 분명 잘못했어. 다른 곳도 아니고 산후조리원인데, 모자보건법이 시퍼렇게 감시하고 있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근데, 그.. 아잇! 까질 못하겠어! 생각해 봐. 여러분이 일용직 조무사로 일하는 중이야. 몸이 으슬으슬 해. 기침이 나. 그 상황에서 사장실 문 열고, 즈기요. 내 좀 아파서 쉬야겠습니다. 욕 보이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없죠!
쉴 수 없게 만들어 놓고, 병원에 갈 시간도 없게 만들어 놓고, 당장 굶어 죽냐 마냐 고민하게 만들어 놓고! ..휴식을 강요한다면, 이건 아니잖아. ..산모와 아이를 위해 내 한 몸 기꺼이 희생하기엔, 닥쳐올 미래가 지옥이야.. 대책이 필요하다!
사실 이미 예방책이 있어. 근로 중에 아프거나 다쳤을 때를 위한 산재보험! 또? ...정답! 실직하거나 휴직했을 때를 대비한 고용보험! 문제는 이 보호망에 벗어난 노동자가 너무 많다는 거야.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 중 절반에 가까운 수가 혜택을 누리지 못 해. 헤에?
시대가 언젠데! 편의점 알바도 4대 보험 다 되구만! ..끄응. 나도 너님처럼 순진하게 생각했어. 현실은, 아직 멀었다 애송이! 예를 들어, 고용보험만 해도 예외자 천지! 자영업자는 당연 제외고, 단시간 노동자, 일용직, 5인 미만 영세 사업체 근로자, 그리고 특수고용 노동자까지! 무려 459만 명.
여기서 잠깐, 특수고용 노동자? 형식상은 개인 사업자지만 실제는 높으신 사장님 밑에서 상명하복 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말해. 예를 드는게 빠르겠다. 이를테면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배달기사, 대리운전기사, 화물기사, AS수리기사, 방과후 학교 선생님, 간병인. 대충 감 오지? ...오케이.
다행히 정부가 대책을 내놨어. 이름하야 국민취업지원제도! 이건 기존 고용보험과 성격이 달라. 고용보험은 가입한 사람, 그 중에서도 선택받은 20%만 누릴 수 있었다면, 국민취업지원제도! 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현찰 50만원 최대 6개월간 지급!(찰싹!) ..크흠. 그건 아니고, 중위소득 60% 이하, 15에서 64살 사이 “구직자”들이 받을 수 있어.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니까, 그때까지만 버텨보자! 죽더라도 나랏돈 300은 떼먹고 죽어야지.(찰싹!)
다만, 아까 말한 특수고용 노동자는 여기에서마저 나가리 됐어. ...이유? 글쎄, 소득 파악이 어렵다나? 왜, 택배나 배달기사 중에는 한 달에 1000 찍는 분도 있잖아.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거지. ..뭐, 진짜 이유는 따로 있지만. ...정답! 돈! 예산이 없다! 잘못했다간 영세업체 다 죽는다! 이 논리. ..후우. 어쩌겠어.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못 들어간 게 죄지.(찰싹!)
아무튼. 결핵 걸리고도 죽어라 일한 간호조무사를 보며, 안타까워. ...아! 물론 잘했다는 건 아냐! 잘못했지! 그러나.. 그.. 순전히 개인 잘못으로 몰기엔 너무하다, 고용정책이며 사회안전망 관리 못한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앙? (찰싹!) ..알았어. 이게 다 문재인 때문이다!(찰싹!)
끝으로 주문을 외우며 마쳐보실까! ..모두가 건강할 지어다! 모두가 4대보험 빵빵한 일자리 구할 지어다! 할렐루야 석가모니 알라후 아크바르 아테나님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