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울까 말까 할 땐 키워라
개 키우는 사람? ...호오.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어. 입양할 때 선서했어? ..아니, 그, 왜, 그런 거 있잖아. 본인은 개님을 세상 하직 할 때까지 충실히 보살필 것을 맹세합니다. ...아, 마음속으로. 그래. 좋은 주인이구만!
그렇게들 말하지. 책임 질 수 없으면 키우지 마세요. 핫. 개인정 하는 바야. 버려진 개가 어떻게 되는지, 생명의 얼마만큼 파괴될 수 있는지, 우리 강형욱 훈련사님 말씀 듣고 있노라면 뼈저리게 느낄 수 있어. ..전국에 고심 없는 입양자, 펫숍 망해라! (찰싹!)
여기서 질문, 유기견 입양하는 데에도 이만큼의 신중함 필요할까? ...아니, 유기견 차별이 아니라, 자, 흥분하지 말고, 야! 워워! 사람 말 다 듣고 병 던져! ..우리가 동물보호센터 가기 꺼려지는 제일 원인이 뭐야? ..정답! 끝까지 키울 자신 없어서! 키우다 내팽개치는 “잡것”들과 똑같이 되기 싫어서!
그런데 말입니다.. 이건 그냥 외면하는 거 아냐? ..수의사님들이 빨랑 안락 주사 놓고 보내주길 기다리는 마인드, 이걸 과연 유기견들이 좋아할까? ..아닌 거 같은데! ..내가 유기견이라 쳐. 3일 후에 사형선고 받은, 아주 절박한 개. 이 상황에서 투철한 인간, 반신반의 하는 인간, 나중에 또 다시 버릴 인간, 가릴 처지니? 목숨이 달렸는데! 아무나 좋으니 나 좀 데려가!
.,라는 상상을 했어. 요오, 이제 내 뜻 이해하겠지? ..이 관점에서 볼 때, 우리네 책임정신은 너무 강한 거야. 목표를 요람부터 무덤까지 잡으니 시작조차 안 해. 시작이 반인데! ..키울 수 있을까, 나 따위가, 자신 없는데, 이러던 사람도 직접 눈을 마주치면, 손가락 사이로 털길을 느끼면, 혓바닥 고소한 향을 맡으면 180도 달라질지도 모르는데.. 마치 개는 절대 안 된다 엄포 놓은 아버지가 정작 본인이 가장 사랑하시는 것처럼.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도 나오겠지. 도저히 상황이 안 돼서 유기견센터로 유턴하는 상황. 참, 인간은 인간대로 양심에 가책 느끼고, 개는 개대로 상실의 아픔 겪을 거야. ..그럼에도 낫지 않아? 시작조차 안 한 거에 비하면 말야. ..상상 속 두려움이 아닌 실제 고통을 경험했어. 자신의 한계를 사무치도록 체험했어. 이젠 두 번 다시 도전 못 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때! 시도 한 것만 해도 장한 거지!
...응? 멍멍이 입장? 어.. 걔도 손해 본 거 없잖아. 다큐 3일 찍을 인생, 몇 달은 연장된 건데.(찰싹!) ...뭐? 이럴 바에 안락삶 택한다고? 야! 이 분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네!(찰싹!) ..개는 사람이 아냐.. 절망감에 자살할 만큼 나약하지 않다고.. 버려진 트라우마? 새 반려자 생겨봐라. 보들한 개껌에 눈 녹듯 녹을 거다!
아무튼. 내 주장은 이거야. 책임질 수 없다면 키우지 마세요! 가 아닌, 유기견, 당신의 사랑에 용기 내 보세요! 크흑. 도전정신 뿅 간다! 이 정신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 정부가 좀 도와주면 좋겠어. 이를테면 입양 시 교육, 소소한 애견용품 지원 곁들이면 더 좋지. 만약 파양해야만 할 경우엔 전문가 상담 필수! ..왜 표정들이 변해? 나라님 돈 쓰는 일엔 민감하더라?(찰싹!)
내가 이런 발칙한 생각 펼친 데엔 이유가 있어. 후우.. 난 못하겠거든. 말은 뭐라 뭐라 했지만, 아니, 난 시작조차 못 해! 그럴 용기 없어! 계속 외면 할 거야.. 내로남불 선동해서 미안하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변명처럼 부탁할게. ..가슴에 뜨거운 피가 흐르는 자, 진정 생명을 생명답게 대하는 자, 나누기에 넉넉한 통장 잔고 있는 자! 도전하세요! 실패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죄책감에 한평생 시달리기나 하지, 더하겠어요?(찰싹!)
..멍멍아, 멍멍아, 다음 생엔 부잣집에서 태어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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