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 마스크를 찾아서
요오! 즐거운 일요일 저녁이구만! 난 떠난다! 내일! 아침 7시 23분 기차로! 경주에! 이 시국에! 끼요옷! ..몰랐어. 코로나가 이렇게까지 스멀스멀 올라올 줄 몰랐다고! 이틀 연속 200명? 이거야 원.
상관있나! 난 아무 잘못 없어!(찰싹!) ..무려 나라님이 가라고 해서 가는 건데, 어! 책임이 있으면 이게 다 정부 때문이다. 에헴. ..왜, 11월 4일부터 각종 쿠폰 뿌렸잖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숙박비 3만원, 기차요금 25% 할인. 이걸 놓칠 순 없지. 그럼, 사망률 2% 따위 대순가. 돈은 항상 옳다! 나만 아니면 돼!(찰싹!)
..농담이고. 찔려.. 내가 걸리는 건 무섭지 않아. 반대가 문제지. 부산에 어떤 슈퍼전파자가 경주 초토화 시킬까봐. ...응? 아니! 걸렸다는 게 아니라! 혹시나 해서. ..다들 그런 생각한 적 없어? 난 이미 걸렸던 게 아닐까, 무증상자로 스리슬쩍 넘어간 건 아닐까, 앙?
사실.. 그게 말이지.. 후우.. 양심고백 합니다. 이때까지 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끄흑! ...아니! 턱마스크, 코마스크, 망사마스크는 아냐. KF94 완전 밀착해서 썼어. 단지.. 재사용했네? 재 재 재 재 재 사용!
딴엔 청결함 유지하고자 비누로 박박 씻었어. 호우! 비누는 만능이다! 아주 꿈과 희망 가득 품은 체 살았지. ..현실은요! 빨면 망한다! 섬유조직 다 무너진다! 정전기 필터 기능 올 스탑! ..후우. 변명하자면, 어제 알았어. ...구라가 아니라! 세탁하여 사용하지 마시오, 경고 문구 따위, 그냥 제품 하나라도 더 팔아먹으려는 수작인줄로만 여겼지.(찰싹!) ..끄응, 그래, 미안하다! 내가 죽일 놈이다!
속죄하는 의미로 마스크 만원 어치 샀어. 크리넥스, 세이브원바이오, 애니가드. 근처 약국에서 파는 건 모조리 종류별로 골라왔다. 핫. 이젠 이것들로 돌려막기 할 거야.(찰싹!) ..야! 내가 언제 재사용 안 하겠다 했냐? 빨아 쓰진 않겠다고 했지!
나도 매일 신상 쓰고 싶어!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근데 어째, 통장 잔고가 허락하지 않는 걸. ..뭐? 요즘 싸졌다고? 싸진 게 이 모양이니! 괜찮은 거 25장 넣으면 어느새 3만 대기권 돌파하더만! ...핫딜 게시판? 응, 이미 품절. (찰싹!) ..에잇! 날 설득할 수 없으셈! 환경을 위해서라도 재사용 하고 만다! (찰싹!)
끄응.. 마스크 재사용, 진지하게 고민할 때야. 우리 국민 5명 중 4명, 80%는 다시 쓰고 있걸랑. ...놀랍다고? 난 80%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야. 충실히 일회용으로 쓰는 분들은 의료 종사자신가? 아니면 강남 건물주? ...아니! 까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대단해서 그런 거야! 그 철저함, 자신과 사회를 위해 조심하는 태도에! ..크흠.
아무튼. 80%를 위해 이 한 몸 바쳐 마스크 재사용법 찾아봤어. 결과는요! ..딱 부러진 답이 없다!(찰싹!) ..여행 하루 전날 피멍들겠네. 퇫.. 정말이야! 마스크 주관처인 식약처조차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개인이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사용하래. ..어쩌라고!
딴엔 방법 궁리해 봤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어떨까? ..아쉽지만 필터가 망가져서 안 된대. 불날 수 있으니 절대 하지 마. ..그렇다면 자외선 소독기는? ..호오, 이건 전자레인지에 비하면 긍정적이야! 무려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소독”에 효과적이다 했거든. 문제는 소독했다고 재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란 점. 마스크의 본분, 거름망 기능 상실한 순간 말짱 도루묵이니까.
남은 건 LG 퓨리파이 뿐인가! 대한민국 산이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출시조차 안한 휴대용 공기청정기 마스크! 예상가 단돈 18만원! 하하하! 비싸지만 싸다. 계속 쓸 거 생각하면 괜찮지 않아? ..잠깐, 이것도 헤파필터는 갈아야 되잖아! 야!
후우. 식약처 공무원 입장이 절로 이해되네. ..알아서 해라!(찰싹!)...아잇! 그래도 식약처는 답을 내놔야지! 그러려고 만든 기관인데! 혈세를 먹었으면 뽑아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일해라 어서!
여하튼. 기간제 아닌 영구귀속 마스크 탄생을 기원하며! ..난 갔다 올게. 새 마스크 쓰고. ..아참, 내일 쇼는 무궁화호에서 땜빵으로 진행할 예정이니, 개소리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