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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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코스프레는 찐입니다 (0) 2020/11/22 PM 11:50


 

 

 

 

코스프레는 찐입니다

 

 

 

일요일은 오덕 타임!

 

오늘 지스타 코스프레 어워드 본 사람? ...실망이군, 저기 브런치 허새쟁이들은 몰라도, 루리웹 쉽덕들은 필히 챙겨볼 줄 알았건만!(찰싹!) 차라리 잘 됐어. 난 보고 실망했걸랑. 아니, 실망을 넘어선 아픔, 상처! ..일단 오해는 마. 오늘 참가자며, 사회자 모두 잘 했어. 심사위원들도 애정을 담아 깠고. 박수 한번 주세욧!

 

문제는.. 단 한 마디. 그 한 마디가 내 맘을 후벼 파 버렸지. ..히오스 얼마나 좋아하세요? 사실 안 해요. 롤로 넘어갔어요. ..캬하하! 낄낄낄! ..팩트폭행도 정도껏 해야지! 감히, 어떻게! 히오스 캐릭터를 코스프레 해 놓고, ? 안 해요? 히오스 안 해요? !(찰싹!)

 

..무려 작년에 1등 했던 분이야. 굴단 현생계 소환했던 분! 올해는 영원의 전쟁터 대천사를 코스프레 했어. 이것이 시공이다! ...는 다 거짓! 배신! (찰싹!) ...그래, 블랙 조크로 그런 거겠지. 마음은 여전히 시공에 있지만, 겉으로, 일부로, 분위기 전환하려고, 투정에 그런 거겠지?..

 

아는데, 이해하는데, 아잇! 섭섭한 거야. ..이건 마치 한화 이글스 치어리더 인터뷰했더니, 전 한화 싫어해요, 두산 팬이에요. 이거잖아! 이제 내 심정 알겠어? ...한화면 충분히 그럴 만 하다고? ..힘내,. 내년엔 꼴찌 탈출할 수 있을 거야.. 한화에~ 김성근~ (찰싹!) ..커헉.

 

아무튼. 기대했던 만큼, 믿었던 만큼 맘이 아팠어. 흑흑. 같이 시공조아 외쳤잖아요! 인기투표 다 찍었는데! 끄흑. ..차라리 거짓말을 해! 새하얀 거짓말을! 언제나 블리자드 폭풍과 함께 한다고! 끼요옷!

 

...워워, 그 분 탓하는 거 아냐. 저격 아냐. 단지.. 너무 솔직했다 랄까? 솔직한 게 어때서, 칸트 선생님이 보셨으면 폭풍 칭찬하셨을 텐데. ..맞아. 근데 난 칸트만큼 정직한 인간이 아니라서 말이지. 묵직한 진실 들을 바에 사근한 거짓말 듣고 싶어.

 

그런데 말입니다.. 내가 이런 놈인 줄 오늘에야 알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딴엔 솔직함이 최고라 생각했거든. 부심마저 부렸지. 이를테면 면접장에서. 남들은 세상 가장 초롱초롱한 눈빛과, 단련된 표정으로, 미사어구를 뿜고 있는데, 내가 뭐라고, ..왜 지원하셨어요? 경제적 독립과 가족부양을 위해 지원했습니다. 한마디로 돈 달라! 맙소사.

 

이 적나라한 답변 듣고 면접관들이 얼마나 맘 아팠겠어. 특히 애사심 투철한 임원급들은 가슴이 찢어졌을 거야. ..물론 그 분들도 알지. 돈 때문에 왔다는 거. 어려서부터 그 기업만을 꿈꾸고, 회사 로고만 봐도 가슴이 뜨거워지며, 아침마다 사옥 향해 묵념하는, 미친 놈 따위 없다는 거.

 

그럼에도 내심 기대하지 않을까? 제 발로 서류, 필기, 1차 면접 다 두드렸으니, 분명 우리 회사를 아끼고, 사랑하고, 죽을 때까지 충성할 인재일지도 모른다, 라는 바람. ... 그 바람에 부응하는 것이 인지상정! 거짓말이면 어때. 그 분들에게 상처 주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디야. 이것이 배려, 소통, 공감능력, 조직생활! 인정? ...인정해!(찰싹!)

 

..어쩔 수 없어.. 마음 없는 조직에 지원한 이상, 좋아하지 않은 게임 코스프레 한 이상. 가식을 갖추어야지. ..사람 사는 세상이 다 그렇고 그런 거 어떡해.

 

아무튼. 어디 찐 히오스 사랑 코스어 없나? 오르피아! ! ..깨어나세요 덕후여. 그럼 난 이만 롤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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