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과 통장
요오. 그대 곁에 무균실 가득하길 바라며.
오늘은 이장, 통장에 대해 떠들어 볼 거야. 핫. 가끔 가다 특이한 대문을 만나곤 해. 왜, 벽돌기둥 한편에, 여긴 *** 통장의 집입니다. 팻말 걸린 경우. 처음 마주했을 땐 갸웃했어. 통장이 뭐가 대수라고, 하는 일도 없으면서! 어! 해봤자 떨이 명예직!(찰싹) ..나 같으면 쪽팔려서라도 못 걸겠다.
후우. 그런데 말입니다. ..걸만 했다! 명예직은 개뿔! 숨은 알짜배기였어! 잣과 꿀이 흐르는 곳! ...맞아, 이번 경남 진주시 이통장 제주 연수에서 여실히 드러났지. 이 시국에 단체 여행 갈 수 있다니, 그것도 시에서 취소 권고했지만 살포시 다녀오는 패기. 캬하하. 빠월!
찾아보니 혜택이 상당하더라고. 월 수당 30만원, 명절 상여금 60만원, 회의수당 4만원. 고교 대학 자녀 장학금 지원, 그리고 연수란 이름으로 치루는 해외여행까지! ...적, 적어? 워호, 실망 마시라. 너님의 수완에 따라 얼마든지 해먹을 수 있으니까.(찰싹!) ..이를테면, 충북 보은군에 한 이장님은 매년 1,400만원을 꿀꺽하셨어. 호우!
정말 매력적이지? ...핫, 이제 제 꿈은 이통장입니다. 꼭 되고 싶습니다! 되는 방법은요! ..일단 해당 지역에 2년 이상 주민 등록한, 서른 넘는 어른이어야 해. 요거야 적당히 살다보면 쉽게 달성할 수 있으니 패스. ,,문제는 그 다음 절차, 바로 적격심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 ..이름에서부터 그들만의 리그 느낌이 나. 아니나 다를까 구성원 면모가 하나같이 압도적이야. 그 동네 노인회장, 주민자치위원장, 이통장협의회장, 부녀회장. 소위 지역에서 “덕망”있고 “학식”높은 “유지”님들. 오우야.
아까 했던 말 정정할게. 이통장? 못 돼! 나 같은 찐따는 시켜준다 해도 버겁다고. 대체 샤바샤바 아량 떨어야 하는 단체만 몇 개야? 최소 5개! ..어르신 평안하십니까, 위원장님 대단하십니다, 차기 이통장으로서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아줌마 너무 좋아, 구청장님 사랑해요. 맙소사. ..뭐, 정치력 맘껏 뽐내고 싶은 분들은 도전해 봐. 혹시 모르잖아. 이통장 하다 구의원, 시의원 될지, 구청장에 국회의원 달지, 아항? 참고로 김두관 의원이 이장으로 시작해서 지금 금배지 위치까지 왔어.
..아니면 말이지.. 정말 그 동네를 사랑하고, 주민을 돕고 싶은 분이라면, 이 자리만큼 적당한 게 없어. 행정 보조에, 고지서 배포에, 우편물 배달에, 통계 조사에, 농작물 품종 관리에, 마을행사에, 어르신 수발에, 애 어른 할 것 없이 지역주민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걸랑. ..이 모든 대업을 월 30에! 와우.
난 믿어. 대한민국엔 이렇듯 봉사정신 투철한 이통장님이 대다수일 거다! 아주 일부만 헷가닥 한 거다! 진주 통장들도 그래. 평소엔 주민들 위해 뼈를 갈아 넣고 있을지 누가 알아. 이 정도 했으면 제주도 정도야 보내 줄 만 하잖아? ...지금 코로나가 대수냐! 그들도 사람이야! 365일 일만 할 순 없다고!(찰싹!) ..라고 당당히 편들 수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크흠.
...뭐? 폐지가 답이다? 글쎄.. 난 그래도 희망을 가져. 생각해 봐. 잘만 한다면, 전국에 이통장이 분골쇄신한다면, 그러도록 법률과 감시감독이 갖춰진다면, 이 보다 가성비 좋은 제도가 있을까? 최저임금에 반도 안 주면서 사람 부려먹을 수 있는 기회, 흔치 않다고. 거기 정규직 공무원 앉히면 최소 연 4천은 들 거다. ..얼마나 좋아. 이장님은 공짜로 해 줍니다. 50만 군인 노예 플러스 알파 이꼴 이통장.(찰싹!)
아무튼, 이장님, 통장님! 처신 잘 하라고! ..그나저나 우리 동네 통장은 대체 누구지?
“통장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지원해야 하나요?” (simin24.com) (링크 오류)
[원유헌의 전원일기](10)권한은 없고 업무는 넘친다…추천과 박수로 뽑는 그 이름 ‘이장’ - 경향신문 (khan.co.kr)
빵빵한 대우 이장 선거 치열 :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7/01/69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