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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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당신의 전공서적, 킬로 당 83원으로 대체되었다 (6) 2021/01/21 PM 11:17


 

 

 

당신의 전공서적, 킬로 당 83원으로 대체되었다

 

 

 

 

가끔 그런 적 없어? 격하게 정리하고 싶다. 집을 깨끗이 비우고 싶다. 안 쓰는 물건이랑 물건은 죄다 처분하고 싶다. 캬하하. 오늘 내가 딱 그 상태에 빠졌어.

 

내 방에 40%는 덕후템이고, 50%는 책이걸랑. ..진짜야! 이래봬도 서점 많이 들락날락 했단 말씀! 책은 피규어랑 비슷해. 한번 모으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 맘에 드는 거라도 발견하면 아드레날린이 치솟아. 하악하악, 이 문장은 내꺼라능! 소장할 꺼라능! (찰싹)

 

읽지도 않으면서 그저 폼 나게 배치한 책 많지. 그 대표엔 전공서적! 학점은 C+라도 책은 꼬박꼬박 샀어. 이놈들만큼 자랑하기 좋은 수단 없잖아. 캬하하. 두껍지, 더럽게 두껍지, 기본 1000페이지지! 두께만큼 가격 또한 모친 출타지.(찰싹!)

 

오해할라. 난 다 중고로 샀어. 전에 말했었나? 내가 태생이 보수동이야.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걸어서 30초 거리에 살았지. 그러다 보니 남들은 선배한테 물려받거나 알라딘 중고서점을 뒤질 때, 난 결국 보수동을 찾게 되더라고. 차비 들고, 값이 그다지 싼 것도 아니고, 책 상태가 좋은 것도 아닌데. . 이래서 어릴 때 추억이 무섭구나.

 

아무튼. 그렇게 꾸역꾸역 모았던 각종 학, 론이었건만, 졸업 후엔 펼쳐 본 기억이 없어. 여러분은 어때? ...예아. 그치? 정말 계륵! 갖고 있자니 공간만 차지하고, 버리자니 뭔가 아쉬워. 추억을 내팽개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책인데, 지식의 보고인데,

 

하지만! 죽을 때 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리 해버리자! 팔면 5만원은 받겠지! 그래서 찾아봤어. 알라딘 중고서적 매입예상가! ..어디보자, 한국정부론이, ? 최상이 4700? 신품 28천 원짜리 책이 4700? 아니! 이건 좀.. 다음, 헌법학 4. ? 매입불가? 오래 돼서 매입불가! ! ..잠깐, 이건 또 뭐야? 이름이나 줄이 그인 책은 매입하지 않습니다? ? 다시 한 번 말해주세요? 선생님? 센세!

 

낄낄낄! 크흑흑.. 32권 중에 이런 저런 이유로 매입 불가가 31! 팔 수 있는 책, 1! 정말 요도와 항문이 막히는 기분이네! (찰싹) ..세계외교사만 살아남았어. 933쪽 양장본 서적이, 무게만 1.7KG에 달하는 거대한 놈이, 정가 35천원을 자랑하던 녀석이, 중고 낙찰 예상가는 5300. ..에라이! 안 팔아! 내가 왜 팔아! 차라리 똥 닦는 용도로 쓸 거야!(찰싹!)

 

대학 새내기 여러분, 잘 봤지. 전공서적은 뭐다? 인생의 낭비다!(찰싹!) 교수님 주머니만 채울 뿐이다!(찰싹!)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버텨. 책이야 선배, 친구,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돼. 진정한 지식은 너님 머릿속에 남는 것!

 

..끄응. 정 사고 싶으면 고전을 사. 이미 저자가 저 세상 사람이라 신판 안 나오는 거 있지? 10년 지나도 변함이 없는 책들, 아항? , 자본론, 국부론, 군주론, 이런 것들 있잖아? ..그렇지 않고 개정판이다, 신판이다, 6판이다 하는 거는 걸러! 1년 지나면 구시대의 유물이 돼버려! 풀다 버리는 문제지랑 다를 바가 없어. 무늬만 그럴싸한 수험서적!(찰싹!)

 

어쨌든. 씁쓸해. 책 정리는 물 건너 간 것 같아.., 잠깐! 아니지! 내겐 보수동 책방골목이 있잖아! 저기 교보니 알라딘이니 YES24처럼 깐깐하지 않은, 이래저래 책이라면 받아주는 안식처! 오랜만에 헌책방 향연에 흠뻑 빠져 보실까!

 

..는 보수동에서도 매입하지 않고요! 하아. 안 본 사이 책방골목이 변해도 너무 변했어. 줄줄이 폐업! 임대료 못 내서 떠나는 상인들. 전공서적 거래처로 가장 유명했던 대우서점 역시 문을 닫았어. ..어느새 헌책조차 받을 여력이 없어진 장소가 돼버린 거야.

 

지자체에서 10년간 30억을 투입하고, 공중파에서 유시민 작가가 놀러가고,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부산 편에서 당당히 분량 차지하기까지 했지만, 점점 책향기가 옅어져. 최근엔 입구에 지상 18층 오피스텔이 들어선대. 이런..

 

모르겠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 걸까? ..중고책 마저 대형서점에서 주고받는, 종이보다 스크린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보수동은.. 크흠. ..아잇! 상인분들 더 분발하세요! 더 싸게 팔고, 더 친절하고, 사진도 맘껏 찍게 하고! ..이런 되도 않는 충고밖에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안타깝다 야..

 

여하튼! 방구석 한 가득 전공서적 가진 이들이여! 팔 데 없어! 폐지 값이야! 킬로 당 83! 끼요옷!

 

 

 

 

헌책 아니라 한정판…책방골목 와보‘시집’ 펴낸 고딩들 : 사회일반 : 사회 : 뉴스 : 한겨레 (hani.co.kr)

보수동책방골목 문화관 10년..'30억' 투입하고도 공중분해 위기 (2020-10-21/MBC 뉴스데스크 부산) - YouTube

재개발에 폐업 속출…보수동 책방골목 사라지나? - YouTube

폐지가격 조회 : 환경통계정보 (recycling-info.or.kr)

Feel the Rhythm of KOREA: BUSAN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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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네인    친구신청

거 무슨 글 올리던 상관은 없는데 카테고리 좀 지킵시다.
괴담 카테고리에 올리지 마시라구요

풍신의길    친구신청

죄송합니다. 어떤 카테고리를 추천하십니까?

카르네인    친구신청

가능하시면 기존 글들도 카테고리 변경 좀 해주셨으면...
괴담 이야기 좋아해서 자주 들어오는데 님 글이 너무 많습니다.

풍신의길    친구신청

잡담으로 하겠습니다. 변경은 시간이 나면 하려고 했는데, 제가 봐도 양이 너무 많아서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하지만 지금까지는 이해 부탁드립니다.

카르네인    친구신청

답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잡담에 올리신다니 건승하시길 바랄게요

풍신의길    친구신청

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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