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대하다
“집콕댄스“를 아십니까? 핫. 올해 첫 날, 한창 코로나 3차 유행 대위기 때 복지부에서 올린 영상 있걸랑. 내용은 여러분 예상한 그대로야. 이 시국엔 싸돌아다니지 말고 집안에 처박혀 춤이나 추세요!(찰싹!)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약속 잡지 말고, 만남을 미루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합시다. 에헴.
이렇게 좋은 의도로 만든 홍보물이었건만 하루를 못 버티고 내렸어. 아니꼬운 요소가 곳곳에 산적했거든. 일단 출연자가 5인 이상이야. 5인 이상 모임 금지라 해 놓고, 가족 간 식사 하지 말라 해 놓고, 감히 가정 내 광란의 댄스를 펼친다? 그것도 감히 아파트 거실에서? 쿵쾅쿵쾅 층간소음 안 나게 하라!
친 정부인 나조차 거시기 하더라고. 앞서 언급한 이유 때문은 아냐. 난 너님들처럼 꽉 막힌 사람이 아니거든.(찰싹!) ..내가 열 받은 원인, 세상 화목한 분위기! 지금 코로나다 뭐다 해서 죽겠는데, 영상 속 출연자들은 힘이 넘쳐, 막 털고 그래. 여기서 오는 박탈감, 괴리감! 이건 못 참지! 저딴 영상은 왜 만들어서 불편하게 하는가! 저거 만들 돈으로 재난지원금이나 뿌릴 것이지! 당장 내려! ..코호호. 물론 속으로만 품은 생각이야. 난 너님들처럼 억압된 분노를 배설할 만큼 미성숙한 인간이 아니거든.(찰싹!) 커헉.
집콕댄스와 비슷한 예가 부산에도 있었어. 부산시 공식 페북지기가 작년 말 올린 글, 쥐띠해의 마지막은 쥐죽은 듯 집에 머물러 주세요.. 와우. 이걸 두고 시민이 쥐냐, 왜 죽이냐, 공공기관에서 쓸 단어냐,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결국 삭제엔딩 맞았어.
글쎄. 난 괜찮은데? 쥐라는 공통분모 통해서 연말모임 자제 촉구한다. 얼마나 신박해. 작성자는 내심 뿌듯했을 거라고. ..이거다, 이거면 시민 이목 끌면서 취지 또한 제대로 전달 할 수 있다. 근데 돌아온 건 욕사발이니, 참. ...뭐? 욕먹을 만 해? 허허, 이런 관용 없는 인간을 봤나. 나처럼 포용적인 사람이 되란 말야.(찰싹!)
끄응. 이러니 정부 유튜브고, 캠페인이고, 재미가 없지! 드립 한 마디 치면 사방에서 발길질인데 어떻게 창의력 발휘하겠어. 그저 판에 박힌 어휘, 격식 차린 허세! 누구 하나 보지도, 기억하지도 않는, 소리 없는 아우성! 이게 다 본질은 잊고 껍데기에만 집착하는 너님들 때문이다.(찰싹!) ..아니,(찰싹!) ..제가(찰싹!) 잘못했습니다! 끼요옷!
알겠어. 공직자들이야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표현해야 한다. 됐지? ...그렇다면 질문, 이 도의적 기준에 언론인은 포함일까? 왜, 표현은 그럴 싸 하지만 내용은 악의와 선동과 주작으로 가득 찬 사설 많잖아? ..신문사 논설위원 중에,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 정정한다, 이런 주필 본 적이 없어서 그래.
아참! 최근에 딱 한번 봤어. 작년 11월 한겨레에서 사과문을 올렸으니 내용인 즉, 가정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비추는 칼럼을 게재해서 죄송합니다. 여기에 글을 쓴 당사자 김민식 씨도 죄송문을 올렸네? 독자 여러분의 마음을 살피고 배려하지 못 했습니다. 호오. 대체 어떻게 썼기에 이러지? 당장 읽고 싶다!
문제는 원 글을 찾을 수가 없어! 얼마나 미안했는지 싸그리 족적마저 삭제했지 뭐야. 그나마 미디어오늘 기사로 추론할 수밖에. ..대충 풀어본 결과, 똑똑한 어머니는 부족한 아버지를 항상 뭐라 하셨다. 거기엔 사랑 대신 우월이, 존중 대신 멸시만 가득했다. 배려 없는 충고는 지적 폭력이다. 결국 아버지는 물리적 손찌검으로 대응했다. 똑똑한 어머니, 당신이 부족한 아버지를 감싸줬다면 좋았으련만, “지식인의 진짜 책무”를 실천했으면.
키야! 역시 메이저 신문사 칼럼가! 이 솔직함! 절로 박수가 나온다 야. ...응? 분위기 보아하니 불편한 분들 꽤 많구나. 크흠. 아니나 다를까 살벌하게 태클 먹었더라고. 남성우월주의네, 아버지 폭력을 정당화 했네, 수준 미달이네. 특히 동료 칼럼니스트 박권일 씨 평이 압권이야. 부모마저 욕보인 글, 헤에? 반면교사 삼기도 민망한 글, 반지성주의적 배설물. 헐.
이렇게까지 비판 받아야 하나? 물론 차근차근 따져보면 문제 삼을 구석 많지. 그러나 전체적 틀에서 글쓴이가 하고 싶은 말은 이해할 수 있잖아? 사랑 빠진 지식주입은 강요에 불과하다, 아항? 난 오히려 까는 분들이 더 무서워. 이건 뭐 글 한마디 잘못 뱉으면 죽일 듯이 후벼 파니, 여기가 히틀러 스탈린 제국도 아니고.. 이 이해심 없는 분들.(찰싹!)
좀 다르면 어때! 좀 선 넘으면 어때! 자유롭게 주고받는 사이에 성장하는 거지! ..5.18은 폭동이다, 아이는 패면서 키워야 한다, 대한민국 근대화는 일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백신접종은 하나님을 거부하는 행위, 지구는 평평하다, 오직 알라, 오직 지쟈스, 오직 핑핑이! 이런 분들도 어울리며 살아갈 지언데!
아무튼. 내가 전달하려는 의미, 뭔 뜻인지 알겠지? 앙? ...뭐, 내 주장이라고 절대 강요할 생각은 없어. 난 나와 다른 너님을 이해하니까. 찡긋. 내가 이렇게 넓은 사람입니다.(찰싹!)
난 관대하다.(찰싹!) ..워워, 미안해!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