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제, 코로나만큼 지독한
지난 주였지. 애경, SK케미칼에서 만든 가습제 살균제 관련 1심 재판 결과가 나왔어. 판결은, 후우, 무죄. ..이상하지 않아? 저번 옥시는 죄를 물었으면서, 왜 애경은? 왜 SK는? 자국기업 프리미엄이라도 먹인 건가? 외국계 옥시는 처벌하지만 우리 대기업들은 건드릴 수 없다? 앙!
판사님 왈, 옥시랑 성분이 다르다. 해당 성분이 폐 질환,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없다. 그래서 죄가 없대. 분명 피해자가 있는데, 산소호흡기 다는 와 중에 울분을 토할 수밖에 없는 증인이 있는데, 고통 속에 죽어간 이들이 있는데., 무죄!
모르겠어. 이럴 때면 차가운 법리에 이골이 나.. 재판은 엄정해야 하고, 무죄 추정 원칙 지켜야 한다지만, 이건, 아잇! 너무하지 않습니까! ..끄응. 후우. ..그래. 판사님께 말 못할 사정이 있겠지, 유죄 때리고 싶은데 도저히 껀덕지가 안 나와서 넘긴 거겠지..
잠깐, 판사야 그렇다 쳐도, 검사는 대체 뭐 했대? 없는 죄도 창조하는 곳이 검찰 아닌가! 언제는 상장위조 하나만으로 사람 보내버리기까지 하더니, 이상하게 대기업 높은 인간 걸린 문제엔 비굴하더라? 이러고도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이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사실, 난 잘 몰랐어. 가습기 쓰지도 않고, 지인 중에 피해자도 없고, 그래서 그냥 넘겼어. 아주 “일부” 운 나쁜 사람들 얘기로만 여겼지. ..아니! 그럴 문제가 아냐! 환경부에 피해를 신고한 사람만 6817명, 그 중 1553명이 돌아가셨어. 잠정 사망 피해자는 1만 4천명! ..이게, 이게 말이 되니? 이게 대한민국이냐!
적폐청산을 한다면 당연 1순위이어야 하고, 과거사 정리를 한다면 단연 최우선으로 다뤄야해. 어떻게 이런 문제가 지금까지 쉬쉬 묻혔지? 도대체 이유가 뭐야? ..비교하긴 그렇지만 사망자로 따지면 코로나 보다 10배 더 많은 분이 돌아가셨다고! ..근데 난 몰랐어. 몰라도 너무 몰랐어! 이런 대학살이 내 생애 벌어졌을 줄은, 아잇!
후우. 2심은 다를 거라 믿어. 검사님들아! 이번엔 제대로 하자! 내 응원할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증거, 가습기 성분과 폐질환 상관관계를 밝힐 과학적 논거가 필요해. 이번에 실패한 부분도 여기거든. 환경부가 살균제 유독성 자료 내놨지만, 정작 확실한 데이터가 없어. 그저 살균재가 인체에 위험하다고 “추정”합니다, 이런 식이야. 이러니 법원에서 퇴짜 맞았지!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가 채택한 증거는 바로 동물실험 보고서였어. 보고서 이르길, 쥐한테 가습기 콸콸 주입한다 해서 꼭 폐질환이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호오. 그렇군. 그래서 무죄를 내리셨구나? 근데요 재판장님, 쥐가 안 걸린다고 사람이 안전하다는 보장 있습니까? 예?
이미 사람이 있잖아! 폐해 여실히 겪은 분들이! 눈을 어디 달! ..워워. 펀쿨섹. ..그래, 그 수많은 피해자가, 우연의 일치로, 폐병에 걸렸다 치자. 과학적 명제로 채택하기 어렵다 그러자. 그럼 어째, 통제된 환경에서 명확한 인간 실험 해야지! SK, 애경 관계자님들, 자신 있죠? 정말 안전하리라 철석같이 믿으시잖아. 기회 드릴게. 사장 나오라 그래! 6개월만 킁캉킁캉 해 보자! 진짜 무해한지 까놓고 증명하자! ..이 실험정신 없는 것들.
기필코 짚고 가야 할 문제야. 우리 모두를 위해서, 후손을 위해서. 소독제는 가습기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니까! 이 시국에 세상을 뒤엎고 있으니까! 특히 사방팔방 칙칙 뿌려대는 에어로졸 소독제! 난 반댈세! 네버! 어디 인공 화학물질을 신성한 폐에 뿌려대고 있어! 차라리 코로나 걸리고 말지! (찰싹!)
집에 분사형 소독제, 살균제 비치해 두는 님들, 정말 조심히 쓰길 바래. 제2의 가습기 살균재가 안 되라는 법 없잖아? ..핫. 참고로 난 이미 뿌리는 생활 청산했어. 뿌리지 말고 닦기! 그리고 에프킬라, 소인배 따위나 쓰는 무기다!(찰싹!) 용자라면 당당히 물리적 타격으로 대응하라! 생명을 죽임에 있어 예의를 갖춰라!(찰싹!) ..살충제 뿌린 바퀴벌레는 양갱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이에요! 고양이 장난감으로도, 반려견 간식으로도!
아무튼. 가습기 살균제. 반드시 진실은 드러납니다. 조금이나마 응원을 보냅니다. 이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