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과 보정의 차이
2월 맞아? 왜 덥지? 이게 날씨냐? 하! 오늘 아침 봄향기에 깼어. 작열하는 태양이 집먼지 진드기 태우면서 나는 냄새 알지? ..예아. 결코 반갑지 않은 향. 봄이여 오지 마라!(찰싹!) 제주도는 지난 일요일 23.7도까지 찍었대. 역사 이래 두 번째 따뜻한 2월. 맙소사. 누가 그랬던가. 제주 유채꽃 절정은 3월 말부터 4월 초라고. 이젠 아니다!
꽃이 있는 곳이면 항상 따라 붙는 것이 있지. 꿀벌? 아니. 인스타 감성충.(찰싹!) 이 시국 따위 사뿐히 즈려 밟고 자연과 함께하는 모습, 난 좋다고 생각해! 그 분들 노력을 생각해 봐. 사진 한 장 남기기 위해, 어! 제주도 왕복 비행기 값에, 그 비싸고 무거운 카메라에, 출입금지 구역 무시하고 당당히 입장하는 뻔뻔함까지 다 갖춰야 한다니까. 호우!
워워, 오해하실라, 절대 돌려까기 아냐. 정말 대단해서 그래. 나 같은 찐따는 시도할 엄두조차 못 낸다고. 사실 나, 제주도에 가 본 적 없어. 대한민국 국적이면 한번쯤은 갔다 온다는 섬이건만. 참..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있어야지! 어째 해외여행보다 더 비싸냐. 제주 다녀올 바에 그 돈으로 니혼 간사이 이꾸욧!(찰싹!) 너님들은 어때? 당신의 제주바다는 아름다웠나요. ..아, 니들도 방구석 코모리였지, 참.(찰싹!) 커헉.
제주라곤 한라봉 밖에 연관성 없는 나지만, 의외로 현지물정 좀 알아. 바로 윤스타! 제주에서 사진도 찍고 피자도 굽는 개그맨! 이 형님 유튜브 채널을 즐겨 보기 때문이지. 제주 텃새니, 코로나니, 외지인이 정착할 때 어려운 점 등등 꿀팁 가득하니 참고하시라. 특히 사진이며 카메라 장비에 관심 있는 사람에겐 강추!
아무튼. 최근 이 형님 채널에 동일 주제로 영상이 여러 편 올라왔어. 이름하야 제주 합성 사진 뇌물사건! 헤에? 그, 여느 지방자치단체처럼 제주도도 매년 자기 구역 사진 공모전을 열걸랑. 작년 거기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이 합성품이었네? ..자, 여기 나무들. 수묵화에나 나올법한 흑백의 조합. 그리고 눈발 치는 설원을 얼음기 하나 없이 달려가는 노루들. 이상하지?
일반인이 바라봐도 위화감이 느껴지는데, 하물며 사진에 조예 깊은 윤석주 형님이 보기에 얼마나 황당하겠어. 이런 사진이 상금 500 받은 대상 작품이다? 그것도 대학교수며 전문 포토그래퍼 심사를 거쳐 당선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짜고 쳤다! 이미 내정자 둔 채용면접처럼, 그들만의 리그로 점철된 공모전이다!
사진 분야 짝짜꿍은 상상을 초월해. 실력보다 인맥이 지배하는 나와바리.(찰싹!) 하긴 요즘 누가 사진 찍어. 좁아터진 풀 안에서 아름아름 선후배 쌓기! 그게 이번에 빙산의 일각마냥 잠깐 터진 거지. ..그러려니 해. 어쩌겠어. 수상작은 그저 한 두 명의 심사위원만 구워삶으면 된다고. 에잇, 차라리 이럴 거 대국민 오디션 합시다! 킹 오브 더 포토! 예!
여하튼, 심사 비리야 언급할 거리조차 안 돼. 잘못이 너무 자명한데 이러쿵저러쿵 무슨 말을 하겠어. 단지, 사건 추이 쭉 지켜보다 요런 질문이 떠오르더라? 사진에서 합성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지금이 어떤 시대야. 모든 걸 뽀샵하는 시대! AI 후처리 한 방이면 너 나 우리조차 원빈 얼굴이 된다고. 원빈이 뭐야, 거시기 불룩한 이나영도 될 수 있어!(찰싹!)
공모전 사진이라고 다를까? 아니! 여러분이 지금껏 봤던 유명사진들, 다 보정 들어간 거야. 라이트룸이니, 포토샵이니, 캡쳐원이니, 인피니티 포토로 하나하나 조정해. 밝기, 색온도, 명암, 잡티제거, 수평수직 잡기, 셀 수도 없지. 어쩔 땐 인물이며 물건 배치마저 바꿔. 호오.
이번에 주작 판명 난 그 사진, 만약 진짜 정밀하게 합성했으면 어땠을까? 빛의 방향, 그림자 위치, 픽셀 하나하나 세심하게 따서 작업했으면? 그래도 문제가 될까? ..왜 존재하지 않는 사슴을 갖다 붙였어요? 작품의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집어넣은 겁니다. 어쩌라고요. ..이럼 뭐라 대꾸하지? ..어렵다 어려워.
딴엔 카메라 장비병 환자로서 첨언하자면, 사진 공모전에선 합성 허용하자! 뽀샵도 실력이다! 왜, 사진은 자유로운 도화지라며? 각자 자기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아항? 사실성이 중요한 보도사진도 아닌데 제약할 거 있나. ....뭐? 그럼 더 이상 사진이 아니라고? 컴퓨터 그래픽? 흐음.
그럼 이건 어떨까. 후보정 사진 한 장, 그리고 원본 사진 한 장, 이렇게 두 개를 동시에 제출하는 거야. 원본은 RAW파일이라 해서 구분이 쉽거든. RAW, 익히지 않은, 원자재의 가공하지 않은, WWE.(찰싹!)
그런 의미에서 제레드 폴린의 I SHOOT RAW 듣겠습니다. 뮤직 스타트.
사진을 필름으로 인화하던 시절
사진이란건 암실에서조차 보정을 하던 것이었습니다.
흑백사진을 예로 들면
필름을 인화시킬때 찍을떄 부족했던 노출만큼 한스탑 더 태울수도 있고 그러면 더 진하게 나오겠죠.
노을 사진을 찍었다고 할때 사진의 부족한 구름 볼륨감을 내가 원하는 대로 태워가며 완성합니다.
감광시키는 빛의 차이를 두려고 손가락으로 손사래를 치면서 광량을 조절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이란건 애초부터 이렇게 부분부분 다르게 태움으로서 작가가 원하는대로 이미지를 뽑아내는 겁니다.
애초부터 그런거죠
사실 사진은 우리 눈으로 보는것과 다르잖아요.
기계로 고르게 태운들.. 그건 기계가 알아서 태운거지 어차피 실제 모습은 아니잖아요.
필름으로 감광 시켜 옮기고 그것을 인화하는 과정에서 노출과 색상에 대한 과대 과소 과정은 물리적 시절부터 이어져 온것이었습니다.
사실
어도비 라이트룸에서 하는 작업이 과거 암실에서의 그것과 원리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사진은 그리는거에요.
제가 사진배울때 교수님께 항상 듣던 것이었습니다.
사진은 직접 화상을 기록한 착각이 들지만 엄연히 그리는거다.
암실 과정을 배우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입니다.
합성이다 아니다 기술을 따지려면
한번 찍은 필름가지고만 하면 합성이 아니고
두번 찍은 필름을 조작하면 합성이다. 이럴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또 '이중 노출' 이라는 촬영기법이 있습니다.
넓은면에서 보면 핸드드로잉만 없으면 모든걸 용인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비록 제 머리로는 암실작업을 해봤으면서도 납득이 가지는 않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