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는 소화가 되나요?
미안하다. 똥 싸느라 늦었다.(찰싹!) ..그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난 그 사실을 몰랐어~ 후우. 귀찮다고 두부를 간수 상태 그대로 먹었더니 속에서 카레가 요동 쳐.(찰싹!) 6번! 계속 나온다! (찰싹!) 미안합니다.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하, 갑자기 예전 생각이 나.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한창 크리스마스 앞두고 온 세상이 빨갛게 보였을 때! 이유도 없이 코피가 나는 거야. 코피? 별 거 아니잖아? 5분 흐르다 멈추겠지. 나도, 엄마도 첨엔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멈출 생각을 안 하는 거야. 얼마나 흘렀으면 저녁조차 먹질 못 했어. 휴지로 막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나중엔 드러누워 꼴깍꼴깍 삼켰다? 맙소사. 그렇게 3시간 더 흘렸을까, 엄마는 한의사 쌤을 집에 데려왔어. 저녁이라 병원이 다 닫은 상태였거든. 동네 지인 수소문 끝에 가용 인력 모셔온 거지.
아직도 잊히질 않아. 그때 맞았던 전자침. 전자침 아는 사람? ...그래, 마데인 차이나 풍 물씬 나는 전기고문기 있지? 인공적인 삐용삐용 소리 내는, 앙?(찰싹!) 돌이켜 보면 쌤이 날 배려해서 전자기구 선택한 것 같아. 그때 진짜 바늘 꼽았다면 어린 나이에 트라우마 생겼을 거야. 아무튼, 전자침 맞고, 결명자 2사발 한 끝에 한의사 센세는 퇴장하셨어. 멈출 겁니다, 대수롭지 않듯 우리 가족에게 희망을 남기고 떠나셨지.
그러나! 하지만! 계속 났고요! 그 날 이후 한의학 믿지 않고요!(찰싹!) ..잠 든 채 계속 꿀떡꿀떡! 후우. 난 괜찮았어. 어디 아픈 것도 아니고, 과다출혈을 알 나이도 아니었기에 무사태평이었지. 근데 엄마랑 아빠는 손발이 떨렸나 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코피를 6시간 넘게 뿌리고 있으니. 크흑.
결국 밤 12시, 세상 고요하던 시각에, 생에 처음으로 응급실을 갔어. 웃긴 건 응급실에 도착하고도 20분 간 방치됐다는 거야. 의사 쌤 보기에 코피쯤이야 긴급이 아니었나 봐. 캬하하. 의사쌤이 청진기 데자마자 피가 멈추더라? 신기하지. 고장 난 기기고 몸이고, 이상하게 전문가 앞에선 멀쩡히 작동해. 그러다 집에서 다시 통수치고, 참.
여하튼. 의사 쌤이 내린 진단명. 뭐였게? ...바로 과로! 피곤해서! 하! 센세! 학원 하나 다니지 않는 초등생이 무슨 과로에요! 평균 수면만 9시간이 넘었구만! 당시엔 해피타임도 몰랐을 때야!(찰싹!) ..지금이면 엑스레이 찍어라, 동맥 터진 거 아니냐, 똑바로 확인해라, 한 바탕 난장 칠 테지만, 다행히 그 땐 순수한 어린이라 쌤 말 찰떡같이 믿었지.
치료가 없었던 건 아냐. 썩션! 6시간 삼킨 피를 입으로 뽑아냈어. 우웩! 그때 주변 인물들 표정 정말 대단했다? 하긴, 어린애가 입에서 피를 토하는데 안 놀랠 수가 있나. 바닥이고 쌤 가운이고 피 범벅! 병원에서 사용하는 반합 통 2개 분량을 쏟아냈어. 한 1리터 정도? 그때서야 쌤도 흥미를 가지시더라고. 핫!
썩션! 하면서 그러시더라고. ..얘야, 피는 마시면 안 돼. 큰일 나. 소화가 안 돼서 이렇게 위장에 고여. 다음에 코피나면 눕지 마, 알았지? ..호오. 당시 지식 지금까지 간직하며 살았어.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 선짓국은 뭐지? 선짓국이라는 게 소피 굳혀서 만든 거잖아? 쌤 말대로라면 먹으면 안 되는데? ..궁금증은 참을 수 없다! 당장 구글에게 물어봤어. 대답은요!
네이버 블로그 왈, 소화가 됩니다! 헤에? 뭐야! 한의사에 이어 양의사까지 사이비였나!(찰싹!) ...뭐? 블로그 글은 믿으면 안 된다? 이거 다른 데도 아니고 LG화학 공식 블로그란 말야! ..잠깐, 화학도가 코피의 소화여부를 어떻게 알지? 화학 분해식상 그런 거야? 아잇! 대체 누가 맞는 거람! 여기 대표 의학도 없습니까! 무너진 의료인 자존심 세워줄 선생님!
어쨌든. 뭔 얘기 하다 옛 추억에 잠겼지? ...아, 설사가 흐르는 밤에 떠올린 코피!(찰싹!) ..오늘 같은 밤엔 걸쭉한 선지국밥 콜? 아참, 그렇다! 선지국밥 먹고 똥 확인하면 되겠네! 과연 피는 소화가 될까요, 안 될까요! 문제는 내가 선지를 못 먹는다는 건데..
선지 잡수는 분, 제보 부탁합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의 혈관은 생각보다 약합니다 영양이 과해도 코피를 흘리는거죠 선지는 피 그자체기때문에
철분이 많습니다 멸치와 다르게 흡수율도 빠르죠 그냥 혈액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를 많이 섭취해서 혈액과다로 코피 내뿜은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