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인간 음식물 처리기
돼지국밥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부산 토박이로서, 그리고 BJ 파이를 사랑하는 인방러로서! 최근 깍두기 재사용 파동은 가슴이 아팠어. 에휴, 그러게 카메라 안 볼 때 섞었어야죠.(찰싹!)
실은, 이 사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항아리 덜어먹기 방식을 싫어했다? 왜, 테이블마다 뚝배기 그릇에 한가득 깍두기며 단무지 들어있는 거 있지? ...그래, 대체 몇 명이나 여기에 집게 질을 했는지, 상온에 얼마나 오래 방치됐는지 모를 그 방식 말야. 하지만! 다시 보니 선녀였다! 적어도 이렇게 하면 재탕 위험은 없다! ..범일동 할매 국밥은 이 방식 쓰더라고. 여긴 국밥 보다 수육이 진짜야. 내 인생 탑 티어, 강추!
아무튼. 음식 재사용,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딴엔 고민해 봤어. 부산사람으로서 추락한 국밥이미지를 두고 볼 순 없잖아. ..그 첫 번째 안, 안심 반찬 서비스! 단돈 2천 5백 원만 더 지불하면 갓 뜯은 새 김치를 대접받을 수 있습니다! 어때? ...이게 무슨 비현실적이야! 우린 이미 배달서비스에 3천원을 깔고 가는 민족인데, 하물며 안심 반찬 정도야.(찰싹!)
크흠. 두 번째 안. 일본처럼 쯔끼다시에도 요금을 받는다!(찰싹!) ..고독한 미식가 고로상 봐봐. 시즌4 2화에 나왔던 한국음식점, 크흑, 김치 소자가 300엔. 보쌈 3조각, 잡채 한 접시, 수제 만두 2개, 김밥 5토막, 한입거리 오징어 소면, 멸치볶음 쥐꼬리만 한 거, 덴뿌라 3입거리가, 각각! 500엔에서 600엔! 다 합치면 얼마야, 계산 쉽게 전부 500엔이라 치고, 칠오 삼십오, 맙소사! 반찬 애피타이저가 3800엔! 4만원! 남길 수가 없다! 왜? 주문조차 못 시킬 테니까!
아니면 말이지, 반찬이 남았다? 스까 버리자! 이게 마 부산 아닌교!(찰싹!) 국물에 젖은 깍두기를 어떻게 재사용하겠어? ..설마 양념 다데기로 재활용하려나? 크흠. 여기서 잠깐, 부산 이라고 다 섞는 줄 아는데, 천만에! 우리가 국밥에 새우젓이며 김치국 콸콸 쏟아 붓는 이유, 싱거워서야. 간 맞으면 절대 안 섞어! 부산인들 인정?
사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난 음식물 다시 쓰기 좋다고 생각해! 환경을 위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지!(찰싹!) ..남이 먹던 거 좀 섭취한다고 죽기를 하나,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잘 먹어 왔잖아? 알몸으로 담그는 중국산 김치, 앙? (찰싹!)..상상해 봐. 내가 먹은 끈적끈적한 미역이, 아이유가 씹다 내뱉은 거라면? 박보영이 먹다 올린 거라면? ..와우. 츄릅츄릅.(찰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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