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살기엔 고단한 세상
아파서 정신이 없어. 평소보다 더 헛소리 지껄이더라도 이해해 줘. ...에이, 코로나는 아니겠지.(찰싹!)
영생! 고대 이집트인들이 염장질 하면서 까지 바랬고, 고대 그리스인은 엘리시움인가 이데아인가 거들먹거리며 염원했으며, 그리고 지쟈스, 아아, 지옥에 갈지언정 영혼은 불멸하다, 세뇌시켰으니(철썩!).. 그래, 한 오백억년 안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말입니다. 이 축복에 태클 거는 클리세가 너무 많아. 이를테면, 판타지 물, 만 살 먹은 드래곤 상대로 고작 십팔 살 꼬꼬마가 외쳐. 우린 유한하기에 빛이 난다! 죽어라, 용새끼! ..또, 흡혈귀 물. 간혹 인간적 고뇌에 빠진 드라큘라 있지? 태양을 보고 싶다, 죽고 싶다, 이렇게 살아봤자 뭐하노.. 그러면서 밤마다 피는 쪽쪽 빨아대요.
여러분 관점은 어디야? 불꽃처럼 타오르자, 아니면 실처럼 가늘게 쭉 살자, 앙? ...하! 각자 취향대로 갈리는구만. 난, 전자에 가까웠어. 소중한 건 언제나 순간이다! 캬하하. ..하지만! 오늘부로 그 생각, 완전히 뒤바뀌었다!
유시민 센세가 그랬지. 결핍과 제약 속에서 가치가 태어난다. 재화나 시간이 무한하면 선택할 필요가 없다. 이건 인간적 삶이 아니다. ..이의 있소! 시간의 양이 끝없다 하더라도, 그게 질까지 보장하는 법은 아니잖아? 발버둥 쳐야 해. 끝없는 해피타임을 위해선!
내가 이걸 핵고래 린저씨들 보며 깨달았어. 그 분들은 차고 넘치는 게 다이아에, 전설이고 신화고 맘만 먹으면 뽑고 마는, 그야말로 양적완화의 표본이지. 그럼 세상 느긋하게 플레이 해도 상관없을 텐데, 현실은? ...예아. 업데이트 종 치자마자, 신상 패키지 뜨자마자, 그 누구보다 빠르게 질러. 그래야 하루라도 더 일찍 자랑할 수 있으니까! 푹찍 딜이 달라지니까! 오라, 편리함, 쾌적함이여!
...뭐? 그건 NC가 기간한정으로 팔아서 그렇다고? 바로 그거야! 본인이 조 단위 부자건, 무한영생교이건, 주변 환경이 핏빛바다인 이상, 택진이형이 더 큰 경쟁을 바라는 이상, 한가히 쉴 틈이 없어! 지루함? 어디 나약한 발언을! 1분 1초라도 더 사냥 할 판국에! 한번 놓친 경험치는 돌아오지 않아! 영원히 실패자로 살 텐가! ..맙소사, 이거 완전 무한지옥이잖아!
아무튼. 영원히 산다고 무료할까 전혀 걱정할 필요 없었어. 주기마다 각국 정상들은 해괴한 짓을 할 것이고, 해마다 삼성 갤럭시는 숫자를 올려 갈 테니. ...뭐? 욕심을 버리면 그만? 아잇, 그게 좀 어려워야지. ..난 기필코 이룩할 거야. 380년 일해서 부산 엘시티 로얄층 사고 만다. 거기서 사랑하는 이와, 어! 바다 기운으로 음양합일! ..잠깐, 너도 나도 영원하면 부동산 값은 어떻게 되는 거야? 무한히 뛰는 거야? 그런 거야?
에라이! 내가 뒤지고 말지!(철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