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어린이 어르신 여러분
어제 어린이와의 소통, 존경, 그러기 위한 야동수집에 대해 떠들었지. 오늘은 그 2탄이다!
어린이날 맞아 유독 많이 뜬 기사가 있어. 바로, “린이” 사용을 멈춰 주세요. 주린이, 코린이, 헬린이처럼, 막 시작한 초보들에게 붙이는 접미사 있잖아. 이유야 벌써 알겠지? (끄덕) 어린이를 얕잡아 본다. 상처를 줄 수 있다. 심지어 혐오라는 지적까지 나왔어.
내가 아동지감수성이 부족해서일까, 선뜻 동의하기 어려워. 린이가 어때서. 듣기 좋기만 하구만. ..뭐, 그럼에도 당사자가 싫다면 쓰지 말아야지. 헌데 어쩌나. 관련기사를 십여 개 뒤져봤지만 정작 아이들 입장표명이 없어. 죄다 아동단체 대표, 교수, 비평가, 작가, 이런 분들이 판단하셨더라고. 이 사람들 다 어른인데, 호오.
그렇다면 얘기가 쉽지. 나도 어른이니까, 나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 ..내 생각은 변함없어. 앞서 말한 것처럼 린이 맘껏 쓰자 쪽이야. 린이는커녕 그 이상도 가능해. 왜? 난 애들을 맞수로서 존중하니까. 걔들이 고작 “린이”로 코웃음이나 칠 것 같아? 천만에!
요즘 애들이 어떤 경지인데. 4학년짜리가 벌써부터 촉법소년을 들먹여. 선생님 틀딱 틀딱! 전방위 미친 언어로 공격하지. 이 호루라기 휘바씨바 자식들. 내 장담한다. 걔가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자기보다 1살 어린 아해들에게 초딩 거릴 거야. 급식 4년 정도 먹은 후에는 세상을 모두 꼰대화 하겠지. 그러다 어느덧 어른이 되면 그 꼰대들과 같은 말을 할 거고!
일부 아이만의 코스가 아냐. 나, 너, 우리 모두 그런 식으로 컸잖아. 자기보다 나이 많으면 틀리 딱딱! 어리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 인간이면 피할 수 없는, 세대와 세대를 이어 내려온 시대정신! 어린 아이, 특히 남자 아이 그렇게 사랑한 소크라테스 선생님조차,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 미래가 암담하다! 하셨으니 말 다했지.
혐오니, 비하니, 걱정할 필요 없어. 자연스러운 거야. ..그런데 말입니다. 어린이와 노인이 모욕적 언사를 듣고 있을 때, 정작 30 70은 어디 갔지? 욕을 먹더라도 이 세대가 가장 많이 처먹어야 하잖아? 정책, 예산, 경제, 문화, 소비, 심지어 린이를 사용 하네 마네 까지, 모든 부분에서 가장 영향력 발휘하는 시기, 아항?
..맙소사. 이 분들 돌려까는 어떤 표현도 떠오르지 않아. 나, 세뇌당한 거야? 강자에겐 대들 수 없다? 아니면 나도 그들 중 한명이라서? 이것이 기득권의 힘인가! ..정말 없어. 기껏 해봤자 기성세대, 386, 아재. 이렇게 겸손한 단어로는 상대를 자극 못 하지!
그러나 걱정 마시라. 이 몸이 누구야. 기어이 찾아냈다! 기성 기득권 후벼 파는 낱말, 바로 뚝년! 뚝딱이 세대에 뚝, 동년배에서 년! 그래서 뚝년! 야이 뚝년아!(철썩!) 커헉, 이게 어때서! 무려 한겨레 신문사에서 쓴 단어라고! (짝!) ..죄송합니다. 특정 성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뚝놈으로 바꾸겠습니다. 뚝놈. 괜찮네! 도둑놈 중의적 의미도 있고, 그치?
..근데 왜 가슴 한편이 아릴까. 뚝딱이에게 너무 미안한데.. 에잇! 이게 뭐람! 그깟 인간 비난하려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내팽개치다니! 추억 속 친구마저 타락시키는 놈! 존슨, 때려 줘!(찰싹!) ..후우,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는지 몰라. 서로 혐오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니, 안될 말이지.. 존중! 리스펙트!
그런 의미에서, 이 시간부로 나는! 린이를 이용한 언어유희를 쓰지 않겠습니다! 초딩 포함! ..대신 꼬꼬마는 허락해 주라. 이것마저 막으면 어휘력이 딸려서 안 돼. 솔직히 5살 이하 아이들이 내 쇼 볼 것도 아니고, 인정? (...) ..그리고 틀딱! 이딴 저주받은 표현 또한 엄금하겠습니다! 무조건 어르신!
좋아. 이로써 조금은 어른에 가까워 졌군. 꼰대는 뚝년배로 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