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대북 삐라
지지난 주였지. 탈북단체에서 대북전단 금지법 뚫고 기어이 비닐풍선 날려 보낸 게. 이에 김여정은, 국가존엄 모독이네, 문대통령 똑바로 일 안하네, 장사정포로 날려버리겠다 으름장까지 놓고, 참.
대체 무슨 내용을 담기에 북에서 이렇게 과민 반응할까 찾아봤다? ..별 거 없었어. 다 아는 내용이야. ..위선자 핵미치광이 째포아들 망나니 뚱땡이 패륜아 김정은을 처단하자! 허, 고작 이 정도에 발끈하는 거야? 이 분들 소환사의 협곡 즐겼으면 이미 핵탄두 날렸겠네. 물론, 국경선 넘어 어떤 단체가 자기 지도자 욕하면 좋아할 나라 없지.. 는 잠깐, 만약 북에서 문통을 욕한다? 기뻐할 사람 넘쳐날 것 같은데! 특히 종북좌파 부르짖는 분들께서, 앙?
아무튼. 2018 버전 김여정을 떠올리면, 지금의 앙칼진 모습이 매치가 안 돼. 기억나? 한때 남북 아주 달달했잖아. 레드벨벳이 빨간맛 부르고, 서현이 사회보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하고, 재용이 형은 평양냉면 맛보고, 우리 여정 씨는 바리바리 총총 문통 보좌하고. 크흑!
왜 이렇게 변했을까? ..전문가 선생님들 왈, 판은 벌였는데 실리는 못 챙겨서 그렇대. 북에서 그토록 원하는 미쿡돈, 식량, 석유, 비료, 에너지, 기술, 원자재 같은 것들 말야. 하긴, 생각해보니 그 후로 정말 별거 없었어. 트럼프랑 이래저래 눈치만 주고받았고, 19년 코로나 터져서 자체고립 해버린 상태. 코호호. 삐질 만 하네!
그래도 중국과는 짝짜꿍 잘 지내고 있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지난 1년 넘게 국경을 봉쇄한 상태였어! 최근에야 깨작깨작 검문소를 여니 마니, 7년째 미개통인 신압록강대교를 연결하니 마니 하는 상황! 이야, 정은이 그렇게 안 봤는데, 건강 엄청 챙기는구나? 술 담배 기쁨조 고도비만은 넘기면서, 바이러스엔 알짤 없구먼 기래.
농담처럼 말했지만, 나로선 정말 이해가 안 가. 북한 교역에 95.6%를 차지하는 대중무역을, 고작 전염병 때문에 끊어? 병 걸리기 전에 굶어 죽게 생겼는데? 김일성 할아바이가 아무리 중국 믿지 말라 했지만, 그거 따질 겨를이 아니잖아? 뭐, 중국 도움 따위 필요 없을 수준으로 넉넉하다면야 아무 소리 안 해. 헌데, 고난의 행군 재개한다며? 무려 27년 전, 그러니까 1996년, 김정일 아바이동무가 해 처먹던 시기에 단어를, 주민 100만 명이 아사한, 듣기만 해도 끔찍한 낱말을 다시 내세울 줄이야!
..작년 북한 쌀 생산량 136만 톤. 정말 27년 전으로 돌아갔대. 136만 톤? 감이 안와서 우리나라 자료를 찾아봤어. 그랬더니 맙소사, 작년 대한민국 쌀 생산량이 351만 톤이었걸랑. 북에 2.8배를 자랑해. 근데 이마저도 52년 만에 최저치니, 통일벼 보급 전 보릿고개 수준이랬다? 이제 북쪽 사정이 얼마나 막장인지 체감되지? (끄덕)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나니 걱정되더라고. 자고로 배고프면 눈깔 뒤집어 지는 게 인지상정. ..정은이 저거, 진짜 핵탄두와 구공탄 부르면 어쩌지? 이런 상황에서 대북전단이라니, 워워! 다른 때는 몰라도 지금은 반댈세! 아니나 다를까, 장사정포를 전진 배치했더라고! 대북전단 날리면 쏴 버리겠다 이거야! 내재적 울분을 담아! 홀리 쉽덕!
이 자리에서 소신발언 합니다. 북에 쌀 보내줍시다! (...) 어후, 다행이다. 병 날아올 줄 알았는데, 이해해 주는구나! 북쪽 독재자 놈이 아무리 싫다고 서니, 일단 주민들은 먹여야 할 거 아냐. 사람은 살리고 봐야지.. 사실, 인도적 이유보다, 그, 무서워서 그래.. 잃을 거 없는 놈, 야만이 되살아난 군중만큼 두려운 게 없으니까.. 아잇! 이런 이해타산적 자식!
아무튼. 탈북단체 여러분, 이왕 보내는 거 20KG 쌀 포대랑 100달러짜리로 쏘세요!
풍신의길
3줄 요약 첫부분에 항상 추가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