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진짜 이유
오랜만에 서울 친구가 부산에 놀러왔어.(이 시국에?) 그럼, 이 시국에. 바다 보고 싶다는데 어쩌겠어. 꾸역꾸역 왕복 10시간 차 몰고 온 정성을 봐서라도 만나줘야지. 게다가 딱히 걱정할 필요 없었다? 친구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았으니까! 2차분까지! 단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하!
..뭐, 배알은 꼴리지만 이해는 돼. 사방팔방 민원인 상대하려면 우선 접종 해야겠지. 부럽다 친구야! ..그런데 말입니다. 친구 왈, 자기 주변 공무원 중 40% 만이 백신을 맞았다는 거야. 자기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접종 안 했을 거래. 헤에?
그때부터 합리적 의심 들어갔어. ..이놈들이, 아니, 이분들이 왜 백신을 기피할까? 국민에겐 그렇게 맞으라 권고하면서, 정작 지들 접종률은 이 꼴이라고? 흐음. ..부작용 때문에? 에이, 아무리 공무원이 안전 지향이라 하지만 너무한데. ..아니면, 아스트라제네카 라서? 비싼 화이자 맞고 싶다, 그런 거야? ..코호호.
과연 내가 옳게 추론했을까? (...) 안타깝게도, 난 현상의 이면을 꿰뚫지 못 했어. 겉만 바사삭 핥았지. ..그들이 백신을 피하고 싶었던 진짜 이유, 끌려가기 싫어서! 안티 코로나 슈퍼맨 되는 순간 어떻게 된다? 넌 강해졌다, 돌격해! 백신뽕 맞은 만큼 일해야 한다!
전파자가 들락거린 식당이며 유흥시설 조사해야 되지, CCTV 확인해서 동선 체크 해야 되지, 파악 못하면 일일이 사람 붙잡고 물어야지! 거기다 걸핏하면 보건소 지원 나가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워호. ..그러는 동안 옆자리 백신 비접종 동료는 에어컨 바람 아래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지. 캬하하!
돌아가는 사정 알고 나니, 도저히 그들을 욕할 수가 없었어. 나도, 너님들도 배 쨀 거잖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 아니, 난 안정적 일자리 찾았을 뿐이고! LH처럼 내부정보 이용해서 한 탕 당기면 더 좋고! 인정? (...) 접종률 40%가 오히려 놀라울 정도야. 이 용맹한 분들, 전생에 캡틴 코리아였나. 내 몸 하나 바쳐 국가에 헌신하겠소! 앙? 물론 내 친구처럼 멋모르고 맞은 경우도 있겠지만, 낄낄낄. (짝!)
그래서 요점은, 바꿔야 한다! 국민을 위해, 열일하는 공무원 스스로를 위해, 개선해야 한다! ..백신 접종 공무원에게 넘쳐나는 수당을 주든, 특별휴가를 보내든, 뭔가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 아니면 아싸리 북조선 인민 공화국마냥 공직자 전원 주사 놔 버리든가. (그건 아니지!) 왜 안 돼? 공무원 주제에 까라면 까야지! (...) 공직자 선서 하셨잖아. 본인은 국민의 편에 서서 정직과 성실로 직무에 전념한다!
그러니, 국민의 이름으로 명한다. 맞아라 어서! 모조리! 니들에겐 선택권이 없어! (짝!) 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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