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수레바퀴
손수레 쓰는 사람? (?) 그 있잖아. 핸드카트니, 핸드웨건이니, 핸드트럭이니, 일본어로는 구루마, 앙? (...) 에헴, 최근 핸드카트에 빠졌걸랑. 하나 사 두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겠더라고.
처음엔 이렇게 생긴 제품을 고려했어. 마트나 시장에서 많이 보이는,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아주머니 스타일? (..) 괜찮지? 받침대가 높아서 허리 안 아프겠다, 수산물시장에서 물 튈 걱정 없겠다. 무거운 카메라 가방 놓기 딱이네! 켈켈켈. ..그래, 사실 카메라 들고 다니기 무거워서 카트 사려는 거였어. 이런 장비에 미친 놈.
하지만! 5월 31일 이후로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지. 주인아주머니 발, 8월까지 방 빼 소리 듣고 머리가 캄캄하더라. 후우, 장비병이 하루저녁에 나았습니다. 집 구하고 이사 준비부터 해야 돼. 안 보는 책을 고물상에 옮기고, 소중히 간직했던 덕후품을 팔고, 그러려니 손수레가 격하게 당기더라고. 요렇게 생긴 녀석으로 말야.
호오, 본격적으로 땀 냄새 물씬 풍기는구먼! 판매자 피셜 적재량 150KG! 어때? (이전 거랑 별 차이 없는데?) 그야, 방식은 비슷하지만, 얘는 공장 창고 포스가 있잖아? 전고도 납작하니 박스 올리기 좋고, 앙? (...)
그런데 말입니다.. 어떤 카트를 살지 환희의 고민을 하던 중, 문득 노후의 불안이 엄습해왔어. (뭔 소리야?) 너, 나, 우리가 마주할 미래 말야. (?) 폐지 줍는 노인! (짝!) ..앞에서 본 것들로는 폐지를 수거할 수 없어! 적재량 딸리지, 옆구리로 세지! 그때 가서 이중지출 할 바에, 지금 제대로 된 물건을 지르자! 인정?(...)
그래서 준비한 대안, 4 휠 드라이브! 키야, 안정감이 다르다. 이거네! ..라고 하고 싶지만, 이 녀석 마저 작아 보이는 건 왤까? ..2021년 5월, 폐지가격 1KG당 120원. 진라면 순한맛 하나 사려면 5KG을 모아야 해. 하루 3끼는 15KG! 계란, 물, 가스, 전기, 집세, 병원비는 계산에 넣지도 않았는데, 벌써!
결국 돌고 돌아 리어카구나. 크고, 무겁고, 걸리적거려도 답은 리어카. 하! ..그래서 가격 찾아봤지. 합판 리어카, 28만 5천원? 예? 28만 5천원! 왜 이렇게 비싸! (그 크기에 바퀴면 당연한 거야.) 그, 그래? 그냥 길거리에 허름하게 굴러다니는 거 아녔어? ..잠깐, 곰곰이 생각해 보니, 리어카가 절대 쌀 수 없구나! 철 구조물에, 고무바퀴에, 합판에, 헐.
끄응. 내가 이렇게 세상물정 모르는 놈이다. 존슨, 한 대 갈겨! (빡!) ..다행히 일부 지자체와 기업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리어카를 무상으로 증정한대. 이름하야 사랑의 리어카! 많은 어르신들이 혜택 보시면 좋겠어. ..아니다, 리어카를 끌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현실이라니, 아잇! 잘못됐잖아! 고단한 수레바퀴를 드리긴 왜 드려! ..그렇다고 안 드리면, 어후, 끄흑, 에라이, 이 구루마 같은 세상!
리어카, 아니!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나눔동행] 폐지줍는 노인 위해 리어카 400대 제작·기부한 강현선씨 | 연합뉴스 (yna.co.kr)
당신 근처의 이야기 '폐지 줍는 노인' | 재미 MADE - YouTube
폐지 800kg 가져다 주면 얼마나 받을까? 폐지 줍는 할머니들이 돈을 못버는 이유 - VLOG 브이로그 - YouTube (2019년 10월 영상. 당시 폐지가격 KG당 40원)
환경통계정보 (recycling-info.or.kr) (평균 폐지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