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차박의 1요소
저번 주만 하더라도 집 알아보느라 피똥 쌌걸랑. 하! 방 빼라는 주인아주머니 한마디가 왜 그렇게 무섭던지. 뭐, 이젠 없던 일 됐지만 말야. 새로 들어올 사람이 아무도 없다! 캬하하!
이후 난 내 컨디션 찾았어. 세상이 즐겁고, 호르몬 분비도 절묘하고, 태연자약 백수의 삶 되찾았지. 근데, 가족들은 아닌 것 같아. 특히 엄마는 한 맺힌 듯이 집을 아직도 찾아. 평소 깔지도 않던 앱을 3개나 설치했어. 직빵, LH임대주택, 네이버 부동산, 하..
하긴, 전세살이 그만하고 싶으시겠지. 주인 눈치 봐야 돼, 언제 쫓겨날지 몰라, 이사 할 때마다 스트레스! ..끄응. 엄마한테 괜히 미안하더라.. 취직해서 부모님께 집 한 채 마련해 드려야 하는데, 현실은 방구석 식충이. 꺼흑.. 아참, 정규직 직장인 돼봤자 집 못 사지. 겨우 산다 해도 대출금만 갚다 마감할 인생, 히힛, 계속해서 죄책감 없이 백수생활 할 수 있겠어. (미친놈아!) ..농담합니다. 불효자는 웁니다.
아무튼 집. 의식주 3대 필수품이건만 결코 가질 수 없는 공간.. 돈 없고 수저티어 낮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마련할 수 있을까? (코인. 주식. 갭투자.) 방금 누가 말했어? 이 투기에 영혼까지 바친 놈! 부럽다! 그래서 벌었니? (..아니.) 이야, 브라보.(짝!)
난 투기할 자본도, 대담한 야수의 심장도 없어. 그저 소박한 “내 집”을 갖고 싶을 뿐이야. 뭐, 답이 없는 희망사항이지만. ..그런데 말입니다, 어쩌면 나만의 영역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몰라! 어떻게? 차 위에서! 배 위에서!
“보트하우스“라고 들어보셨나? (배 집?) 예아. 배에서 먹고 자고 싸고 다 한다! 물이랑 가까운 런던, 암스테르담, 홍콩 같은 곳에선 일반적인가 봐. ..난방 어렵고, 흔들리고, 2주마다 장소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아무렴 어때. 땅에 박힌 집은 비싸서 들어가지도 못하는 걸.
진지하게, 괜찮지 않냐? 우리나라에 당장 도입하자.(...) 첫 타자로 내가 사는 부산! ..앞에는 바다, 옆은 낙동강, 키야, 이보다 배집 들이기 좋은 곳이 없다. 얼마나 좋아. 커튼 걷는 순간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갈매기는 끼룩끼룩! (그게 뭐가 좋아!) 워호, 이분들, 뭘 모르시네. 해운대고, 북항이고, 송도고, 거기에 엘시티 같은 100층짜리 민폐물을 올리는 이유가 뭐야? 바로 오션뷰! 전망은 중대 사항이다. 보트 사즈아!
..라고 외쳤지만, 아니, 그럴 수 없어. (..?) 배가 너무 비싸! 아무리 없어도 통통배에서 생활할 순 없잖아. 최소 18톤 바지선은 사야지. 바지선 중고가가 7천! 여기에 화장실 뚫고, 침대 놓고, 세면대 만들려면, 어후, 2천은 더 들 거다. 이런 배박도 돈 있어야 가능한 더러운 세상!
이제 남은 건 차박. 차는 그래도 5천선에서 승부 가능하더라고. 현대 포레스트 캠핑카 중고로 마련하고, 전기는 도서실 콘서트 빌려 쓰고, 화장실이며 샤워는 공원에서 해결하고(뭐?), 식사야 근처 무료급식소에서 때우고(...), 이야, 이거다! 우리의 미래, 치킨집 테크트리 종착지! (너같은 놈들 때문에 차박이 욕먹는 거야!) 아니! 이게 뭐가 문제야! 쓰레기를 버리기를 하나, 고성방가, 층간소음을 일으키길 하나, 앙? (쓰레기 버릴 거잖아.) 에이, 관광지 차박이랑 동급으로 취급하면 섭하지. 생계형 차박은 쓰레기 버릴 소유조차 남지 않은 것이에요.
배집에 이은 차집이라.. 사실 난 유튜브에서 차집 생활 하는 분 봤어. 모험왕별이, 아는 사람?(...) 온 세상을 모험하듯이 여행하던 유튜버였지. 그에겐 이동가능한 차야말로 가장 어울리는 집일지도 몰라.. 는 글쎄.. 후우.. 지금은 채널 자체가 사라졌어. (응?) 힘들었나 봐.. 에잇! 아무리 모험을 좋아한다 한들 누가 집을 버리고 싶겠니! 어쩔 수 없으니까 처분했지.. 모험도 돌아올 집이 있어야 힘이 나지 않겠어? ..끄응.
물론 차박이라도 화기애애 집처럼 느낄 수 있긴 해. 근데 그 요소를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 바로, 사람. 나랑 좁은 차안에서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고, 낄낄거리며, 따듯하게 사랑할 이.. 아잇! 마무리 할 타이밍에 분위기 완전 절망에 관하여 됐네! 미안하다! 모쏠들 앞에서 어떻게 이런 흉악한 발언을 내뱉었담!(짝!)
저랑 차박할 천사님 안 계십니까? ..잠깐, 차박? 박는다? 오우야, 이거 은근 느낌 있다.(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