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노매드
워호. 어제 생계형 차박에 대해 떠들면서, 가장 말하고 싶었던 소재를 깜빡했어. 바로, 노매드랜드. 호우! ..여기서 잠깐, 노매드를 나처럼 노! 매드!로 해석하는 사람 있을까봐 충고하는데, NOMAD! 유목민이야. 미치지 않았다 로 풀이하면 곤란해. 피스!
아무튼, 노매드랜드. 2020년 최고의 영화로 등극하게 손색이 없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받았으니 더 말이 필요할까. 스토리는.. 남편이 죽고, 직장을 잃고, 세상에 홀로 서야 했던 한 여성이, 차박하는 내용이야. (...) 까놓고 이게 전부..
사실 난, 보기 불편했어. 영화라기엔 내 삶과 너무 가까웠거든.. 미래 언제 닥칠지 모를 불안요소지. (...) 워워, 오해하실라. 차박이 결코 나쁘다는 건 아냐. 그저, 난 이왕이면 84평 마당에 모과나무를 심으며 살고 싶을 뿐. 인터넷은 10기가, 도시가스, 누수 없고 하수 잘 되는 집에서, 앙? (야!)
그래, 내가 이렇게 욕심이 많다. 난 영화 속 주인공 누님처럼 살아갈 자신이 없어.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나누고, 비우고, 자유롭게 떠도는 삶.. ..뭐, 말은 이렇게 했지만 닥치면 잘 살지도 몰라. 벌써 최적의 위치까지 선정해 놨다니까. 부산 **공원 주차장. 옆에 도서관 있어서 책 볼 수 있지, 콘센트 빌려 쓰지, 화장실 가깝지, 귀여운 고양이 천지지, 12분만 내려가면 무료급식소지! 캬하하.
하지만! 어제도 언급했듯이, 생계형 차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마련할 방법이 없다! 바로, 사랑! 노매드랜드 주인공조차 결혼은 했어. 근데 우린 뭐야? 사랑도 못 해, 결혼은 꿈도 못 꿔, 그런 공허한 상태에서 노매드로 떠나기엔, 어후.. 현실은 영화를 능가합니다.
그러나 희망은 아직 있다! (..?) 사랑은 못 할지언정 관종이 못 되리라는 법은 없으니까. 구멍 뚫린 가슴은 자고로 관심으로 채우라 그랬어. 다행히 대한민국은 관종 되기 최적의 조건! 전 국토가 와이파이로 대동단결 하사, 그 속에서 우린 외로울 겨를이 없다! 진정한 메타버스!
삶의 의욕이 떨어질 때면 전장 한판 돌려 봐. 없던 생존본능이 뭉클 샘솟아. 서로가 부모님 안부를 물을 때면 세상 근심 걱정이 사라지거든. 그 뿐인가? 루리웹 유게에선 돌고래박이와 차박이가 서로의 등짝을 나눌 수 있지.(미친놈아!) 88살 할아버지가 넷카마 버튜버로 소통할 수 있는 곳. 8살 꼬꼬마조차 하버드생 행세 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 코호호.
잠깐, 그러고 보니 우린 이미 노매드 족이네? (뭔 소리야?) 하루 종일 유튜브, 커뮤니티 사이트, 유머게시판을 방랑하는 자 누구? 바로 너와 나! 차가 아니다 뿐이지, 행태는 똑같아. ..일용직 알바로 생계 꾸리고, 컴퓨터로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결국 아무도 없는 1.5평 방 안에서 홀로 자기위로 해야 하는 삶! 인정? (...퍽!)
그렇게 네오 노매드 족은 탄생했습니다.
어디 기고하시는 내용들인가요? 문득 궁금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