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코 세척
꺼흑.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살려줘. (저리 가! 코로나 자식아!) ..후우.
정말 신기하지. 시내만 갔다 오면 앓아눕는다니까. KF94 마스크 썼건만 소용이 없어. (제대로 썼냐?) 그럼! 코 주변 완벽하게 밀착해서 딱! ..물론 7번이나 재활용한 마스크란 게 살짝 걸리긴 하지만 말야. (짝!)
어제 밤부터 오른쪽 머리는 지끈거리지, 어깨는 결리지, 식욕 없지, 헛구역질 나지, 내심 걱정되더라고. 설마 코로나? 하, 가족들한테 옮길까봐 조심 중이야. 혼자 밥 먹고, 혼자 똥 싸고, 대화 일절 없이 방구석에서 혼자 보내고, 코호호.
아무튼. 코로나 관련 최근 신박한 뉴스가 떴더군. 코로나 감염, 코 안에서 시작! 정확히는 콧속 섬모세포에서 증식이 일어난대. 호오.. 이 뉴스 보자마자 소금 한통 들고 화장실로 달려갔어. (..설마?) 예아, 생애 처음으로 도전하는 코 세척!
사실, 처음엔 소금 대신 알보칠 쓸까 했다? (미친놈아!) 아니, 알보칠 만큼 소독력 좋은 물질이 어디 있어?(...) 그래도 알보칠은 너무 심했지? (당연하지.) 결국 남들이 다 하는 소금을 선택하긴 했는데, 문제는 농도.
시중에 파는 식염수는 소금함량이 고작 0.9%라는 거야. 좀 높은 녀석이 3%. 하! 이렇게 낮은 수치로는 만족할 수 없는 몸, 그래서 난, 200ml 물 컵에 왕 숟가락 한 스푼 넣었다. 수북하게, 듬직하게. 염도 15%는 될까? (...)
코를 컵에 박고, 빨대 빨아들이듯이 깊게 흡입했어. 그 순간 알싸하게 퍼지는 아픔, 혓바닥 뒤로 느껴지는 짠 맛. 콧구멍에선 투명 점막이 주렁주렁 고드름처럼 흘러내렸지. (...) 콧속이 얼얼했지만, 아무렴! 내가 아픈 만큼, 비강 속 바이러스도 아플 거라는 믿음으로 더 강하게 들이밀었어. 싸에!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거야?) 글쎄. 그걸 물어보려고 지금까지 떠들었지! 여기 의사쌤 안 계십니까? 저, 제대로 한 거 맞나요? (...) 뭐, 여러분 앞에 멀쩡히 서 있는 거 봐서 큰 문제는 안 될 것 같아. (...) 근데, 코 세척은 오늘로 마지막이야. (왜?) 효과가 없어! 여전히 머리는 무겁고, 하품 계속 나오고, 온 몸에 힘이 빠져. 꺼흑.. 거기가 서질 않습니다! (짝!)
모두 건강하길. 난 다시 드러누우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