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해선 안 될 짓
어... 여기가 어디지? (...) 미안하다. 정신이 없다! 캬하하하! (짝!) ..바이러스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밖에 돌아다녔더니 여지없이 두통이 엄습해. (저리 가! 더러운 코로나!) 에이, 코로나는 아니겠지. 이 더위에 KF94 확실히 끼고 다녔단 말야!
난 다른 원인을 의심하고 있어. 바로 열사병! (...) 4중 정전기 필터로 호흡기를 싸맨 채, 부산 달동네를 등정 하노라니, 호우! 그야말로 뇌가 익는 기분이었어. 숨을 쉬는데 공기가 뜨거워 식도가 타 들어가는 듯 한 기분, 뭔지 알지? (..)
그렇게 집에 돌아오면 보통은 샤워를 하지.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이왕 땀 흘린 거 운동을 했걸랑. 4KG 아령 240회! 스쿼트 120회! (너가?) 워호. 이래봬도 나 건강 챙기는 인간이야! ..아무튼, 온 몸이 촉촉해졌을 무렵, 여기서 또! 바로 씻기엔 아깝잖아. 이왕 몸에 물 적실 거거, 어! 그 전에! 어! 해피 해피 이마트! (짝!)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난 그 사실을 몰랐어.. 후우.. 오후 5시, 작렬하는 태양열에 똘똘이마저 죽어버렸다! 아스카 아카 짱 플레이 버튼 누른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 손에 힘이 빠지고, 눈꺼풀이 드러눕고, 머리는 띵! 고추헬!
죽는 건가? (...) 농담 아냐. 정말 별 생각이 다 났어. 지금 이 모습으로 쓰러지면 안 되는데. 컴퓨터는 꺼야 되는데. 아니다, 거시기에 텐가부터 빼야 하나. (짝!) ..이후 난 과연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안 궁금해.) 혼신의 힘으로 냉장고로 기어갔어. 문 열자마자 당근 착즙 주스, 제로 펩시, 그리고 싱싱한 자두를 속에 우겨넣었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 본능이 시켰다!
생사의 갈림길에 야동조차 아무것도 아니더라. 싸지 않았는데 현자가 됐습니다. (..) 그 뒤로는 비교적 정상적인 루트를 밟았어. 착실히 찬물에 샤워하고, 착실히 드러눕고, 성실히 골골 대고, 그렇게 지금 여러분 앞에 선 거지. 박수 한번 주세요! (...)
(에어컨 있잖아? 안 틀고 뭐해?) 그게, 내 체질상 에어컨이 안 맞아. 틀면 머리가 아파. 어디는 춥고, 어디는 좀 더 냉기를 바라고, 밸런스가 뒤죽박죽 돼버려. 선풍기 바람마저 3단 이상은 못 맞겠어. (..) 거참 이상하지. 자동차 창문 사이로 솟구치는 바람, 태풍 전날 불어치는 자연풍은 그렇게 좋아하는 놈이, 인공바람엔 적응을 못하다니. 끄응.
아무튼.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성욕에 눈멀어 이상한 짓 하지 마시고! 내일은 제 컨디션으로 신나게 뻘소리 작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