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파괴한다!
오늘 무대 온도는.. 32도! 밤 11시에! 호우! (에어컨 틀어!) 응, 안 틀어. 이 몸께서 에어컨 알레르기가 있어서 말이지. 꼬우신가요? 옷을 벗으십시오. 무선선풍기 들고 오십시오.(짝!)
에어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제부로 근심걱정이 하나 더 늘었어. (..?) 우윙우윙. 실외기 소리가 고막을 마사지 한다! 아래층 신혼부부 집에서 신나게 틀어 젖혀. 밤새도록! 더운 날, 실외기 틀 수 밖에 없는 사정, 이해는 한다만, 아니! 그래도 그렇지! 난 어쩌라고! 뒤척뒤척, 우엥우엥, 다시 뒤척뒤척! 이럴 거 차라리 정답게 사랑 나누는 소리를 들려주세요! 신혼! 신음! (짝!) ..참고로 아랫집에서 정작 듣고 싶은 소리는 절대 안 들려주더라.. 벌써부터 관계가 소원한가 봐.(쩍!) ..죄송합니다.
아무튼. 체질 상 에어컨 못 트는 입장에 처하자, 윌리스 캐리어님이 전혀 다른 각도로 보이더라. 그가 인류의 구원자라고? 지상최강의 발명가? ..는 개뿔! 소음의 주범! 실외기 열풍의 원흉! 에너지 과소비! 인간이 살면 안 되는 곳까지 억지로 판로 개척한 장본인! ..어쩌면 캐리어는 인류의 파국을 앞당긴 사람일지도 몰라. (신성모독이다!) 허!
생각해 봐. 에어컨만큼 에너지 낭비적인 물건이 어딨냐? 차가워지기 위해 뜨거운 발전소를 돌려야 한다? 더우면 더울수록 에어컨을 더 틀고, 그럴수록 화력, 원자력에서 뿜는 칼로리는 우주를 뚫고! 거기다 냉매라는 목적으로 이산화탄소보다 1만 4천배 더 효율적인 찜질가스를 뿜뿜하니! 이게, 이게 무슨 뫼비우스의 쌈싸먹기냐! (어쩌라고!)
이렇게 된 이상, 에어컨! 박살낸다! (...) 인간이 죽는 것이야말로 가장 친환경이지만, 차마 그럴 수 없으니. 대신 에어컨이라도 부순다! (..미친놈) 물론 농담입니다. ..아니, 진담입니다. 정말 걱정이라고..(...) 중국 대도시 에어컨 보급률이 100%를 넘겼대. 무려 14억이 뿜어내는 실외기 바람은, 어후.. 또 그걸 돌리기 위한 발전소는.. 어후후.. 니 취팔라마! (짝!)
그런데 말입니다. 중국보다 더 가공할 공포를 몰고 올 나라가 있으니, 바로 인도! 인구는 벌써 중국을 추월한 그 나라가, 에어컨 보급률은 5%에 불과한 그 국가가! 집집마다 냉풍기 돌리기 시작하면! 맙소사.. 그걸 지구가 어떻게 감당해? 어! 안 된다! 그렇게 둘 수 없다! 인도인이여! 폭염으로 죽든 말든 영원히 가난하소서! (퍽!) 꺼헉!
..모르겠어. 내가 악마인지, 환경론자인지 구분이 안 가.. 아잇! 사람이 먼저지! 이 돌아이 자식! 존슨! 때려줘!(짝!) 인도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죽일 놈입니다. ...그래도, 그렇지만, 13억 플러스 또 다른 13억이 에어컨 돌리는 건 너무하잖아? 인류 파멸이잖아! 이거 어쩌면 좋냐!
..브라질에서도, 동남아에서도, 기후위기 온 유럽, 미국에서도, 우리나라도! 전 세계가 물 쓰듯 에어컨을 돌리는 시대.. 끄응.. 정말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싸이코 소리 안 들으면서, 인류애를 지키면서, 미래를 위한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을지.. 너님들은 좋은 생각 있어? (...)
한 가지 위안이라면, 난 비교적 당당하다는 거야. 난 에어컨 쓰지 않으니까. 아니, 쓰지 못하니까.. 그러니, 중국 인도 성님들에게, 에어컨 끄세요! 협박과 강요 넣을 자격이 있다! 인정? (...) 암, 섭씨 34도, 습도 80%, 대한민국의 극한 찜통에서조차 에어컨을 안 트는데, 어디 다른 나라가 에어컨을 트나! (...) 꼬우신가요? 꼬레아의 부산으로 오십시오. 캬하하!
여하튼. 여러분 가정에 실외기 고장 나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야이!) 에어컨이 죽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친환경이다! 끼요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