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예약 주간
만 18살 이상 49살 이하 우리, 동생 언니 누나 형님 동년배들, 어디 백신은 순조롭게 예약하고 있어? (..) 설마 모르는 건 아니지? 그저께, 월요일부터 백신 예약 시작했다!
생일 끝자리에 따라 무려 10부재로 운영 돼. 가령 본인 생일이 1월 23일이다, 그럼 마지막 3자 똑 따서 8월 13일의 금요일에 예약할 수 있어. 엇? 오우야, 13일의 금요일, 대단한 걸? 생일이 3으로 끝나는 제군들, 축하하네! 뜻깊은 날, 특별한 일을 하(짝!).. 크흠.
여기서 질문. 난 언제 맞을까? 과연 본좌의 생신은 무슨 숫자로 떨어질까! (응, 관심 없어.) 꼭 기억하시오. 2! 음양합일 이룩하기 가장 적합한 숫자! (..) 생일이 2로 끝나는 자들, 모두 복되도다. (그만해.) ..난 8월 12일, 바로 내일! 해야겠지?
그런데 말입니다.. 시간표로 따지면 정작 13일에 할 가능성이 더 높아. 13일의 금요일에! (..?) 대체 누가 정한지 모르겠지만! 예약 시작 시간이 저녁 8시부터야! 아침 8시가 아니라! 그렇게 다음날 오후 6시에 마감! 정리하자면, 12일 할당 받은 사람이, 12일 중 단 4시간만 신청 가능하다. 타인의 시간이라 생각했던 13일에 정작 18시간이나 이용할 수 있다. 끄응. 헷갈리게 이게 뭐야! 콱 마! 백신 맞기 싫어지네! (짝!)
빡치는 사항은 이것뿐만이 아냐. 간편 본인 인증이라고 들어봤어? (네이버, 카카오에서 주는 거?) 그래, 2분이면 발급받을 수 있다는, 그야말로 “간편”인증서! ..는 거짓말! 날 속였어! (...?) 평소 쓰지도 않는 네이버앱 설치해가며, 인증서 발급 버튼 꾸역꾸역 찾아가며 터치했건만, 뭐? 스마트폰 잠금 설정이 필요합니다? 패턴, PIN, 비밀번호, 지문 등의 화면 잠금 설정을 켜주세요? 어이!
화면 잠금 따위! 나약한 자들이나 사용하는 기능이다! (짝!) ..정정합니다. 방구석 집돌이에겐 필요 없는 기능인 것이에요. 귀찮게 잠금을 왜 쓰나요? 나만 보고, 나만 쓰고, 나만 비빌 폰인데.. 후우, 나 울고 있니? (...) ..결국 화면잠금 쓰기 싫어서 간편인증 때려치웠어. (어휴.) 까짓것 전통적 본인인증 통해 예약하지 뭐.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 그리고 휴대폰 인증으로도 통과 가능하니 문제없다!
아무튼. 막상 내 차례가 돌아오니 기분이 묘해. 백신, 굳이 맞아야 할까? (야!) 아니! 전부터 누누이 말했잖아! 난 이미 “생백신”을 거친 것 같다! 3일간 골골 앓아누웠다! 이후로도 외출 할 때마다 약한 증세가 펼쳐졌다! (미친놈아!) 세상 가장 확실한 백신을 벌써 맞은 이상, 굳이 혈세 축내며! 투구게 혈액 뽑아가며! 부작용 걱정하며! 몇몇 제약사 배불리는 짓을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샵 인정이고요! (쩍!) 커헉!
농담입니다. ..아니, 진담입니다. (...) 딴 건 몰라도 백신 만드느라 투구게 죽어간다는 소식에, 어후, 마음이 팍 꺾였어. (대단한 동물애호가 나셨네.) 그럼! 내가 한 동물 사랑 하지! 자연이 먼저다! 인간이 죽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친환경이다! 에어컨 실외기 다 터져버려라! (짝!) ..죄송합(짝!) ..알았어! 맞는다! 사회를 위해? 아니! 죽어간 투구게를 위해! (...) 한 방울 두 방울, 생명을 기리며 투여 받을 거야.. 갑자기 꽃게탕 먹고 싶다 야.(짝!)
그나저나 광복절 연휴에 예약하는 분들은 무슨 날벼락이래. (..?) 내 호언해. 생일이 4, 5, 6으로 끝나는 이들 중에, 분명 몇몇은 백신예약 까맣게 잊고, 산과 바다를 돌아다니며, 씹고 빨고 박고 싸고, 다 할 거다! ...그 님들에게 당부할게.
부산에 오지 마! 오기만 해 봐라! 주둥이에 침을 그냥 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