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기우제
여름비마냥 마음이 축축히 가라앉는다. 서러움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또! 뭔 일인데!) ..수박!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수박! 엄마가 큰 맘 먹고 주문한 홈플러스 표 9KG 수박! 과일 중 내가 가장 사랑해 마지않는 수박! (수박, 그만해!) ..먹을 수 없게 됐어. 흑흑. 품절이래! 어머니는 오히려 잘 됐다며 넘어가버렸어! (...) 에라이! 수박 한 모금 아삭히 베어 물지도 못하는 세상! 결코 혁명! (짝!)
후우.. 요새 수박이 고공행진이라며? 덩치 있는 녀석들은 3만선을 위협할 정도로, 앙? (...) 이번에도 코리아의 소비자 등쳐먹기 유통과정 때문에 그런가 추측했건만, 아니, 올해는 더 본질적인 원인이 존재했어. 폭염에 수박들이 맛이 갔다! 열기에 익다 못해 속에서 “피”까지 흘린다! (..?) 절단 난 수박을 “피수박”이라 부른대. 속이 과도하게 시뻘겋고, 시큼한 술 냄새가 나지. (수박은 빨갈수록 맛있는 거 아냐?) 나도 그런 줄 알았어. 근데 피수박은 아냐. 보기엔 맛있게 보일지 몰라도, 당도는 전혀 없대.
아무튼. 빡이 친다! 수박 없는 여름이라니, 내 인생에 오점이야..(...) 이게 다 지구찜통화 일으킨 인간놈들 때문 아니겠니? 바로 너!(짝!) 그리고 나! 크흠. ..태양열에 작살난 생명체는 비단 수박뿐만이 아녔어. 고수온에 가두리 양식장이 비상이래. 전대미문 바다 기온 탓에 벌써 폐사한 물고기만 47만 마리, 맙소사.. 보다 못한 어민들은 가두리 문을 열었어. 갇혀서 몰살당할 바에 각자 살길 찾으라고.(...) 끄응..
이젠 정말 무서워. 곧 지구가, 아니, 지구는 멀쩡하지. 우리 인류가 멸망할 것 같아.. 고열에 고통 받는 농민, 어민, 그리고 서민. 어쩌면 좋니? (...) 뭐, 우리나라만 유독 폭염에 피해를 입은 거라면 걱정하지 않았을 거야. 폭등하는 품목은 수입으로 보충할 수 있으니까. 미칠 듯 한 계란 가격을, 미국산 흰 달걀로 그나마 억제시킨 것처럼.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의 희망, 미쿡마저 상태가 심상치 않네? 미국 서부의 54%가 극심한 가뭄 상태! 룰루랄라 캘리!뽀니아!는 85%가 바짝바짝 지경! 강은 끊기고, 저수지는 마르고, 농부아저씨는 수평선 가득 밭을 엎어버리고! 심지어 그 조그마한 물웅덩이조차 끌어 쓸 수가 없어. 법으로 막았으니까! 지금 인간이 마실 워터조차 없는데, 어디 풀에 물을 주려 해! 끙... 신이시여 비를 내려주소서.
..우리, 살아갈 수 있을까? (..) 쌀 한 톨, 감자 한 주먹에 벌벌 떨 날이 도래할 것 같아.. 폭염에, 가뭄에, 산불에, 이거 완전 적당히 세계가 파멸한 후, 시나리오 아니냐? (...) 예정된 파국을 손 놓고 맞이할 순 없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장기 프로젝트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코앞에 닥친 물가만큼은 잡아야 한다!
후우.. 말은 이렇게 내뱉었지만, 솔직히 모르겠어. 가망조차 보이지 않는 문제에, 그저 궁리만 하다 잠들어 버릴 것 같아.. 아싸리 북한처럼 고난의 행군 펼쳐야 할까? (미친놈.) 허! 농담 아냐! 나처럼, 총 지출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사람일수록, 이 문제에 절박하다고! (엥겔계수..) 엥겔, 뭐? (그런 게 있어..) 크흠, 어쨌든. 답이 없는 미궁을 해매는 가운데, 그나마 재난지원금이 유일한 희망이랄까. 1인당 25만원. 이걸로 최소 2달은 버틸 수 있다.
그런데! 경제학 좀 하시는 전문가들께선 재난지원금이 물가에 독이 될 거래. 돈을 풀고, 소비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값은 오르고, 이는 곧 물가 대폭발이다. 흐음,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네.. 하지만! 재난지원금마저 없으면 먹고 살 수가 없다고요! 이건 꼭 받아야 한다고요! 안 주면, 어! 그땐 레볼루숑 가는 거야! (...)
다행히 경제 교수님께서 다른 해결책도 제시해 주셨어. 재난지원금을 나눠주면서도 물가를 잡을 비책, 그것은 바로 금리 인상! (지금 금리 올리면 망해!) 뭐가 망해! 금리 오른 만큼 돈이 은행으로 몰리지, 그에 따라 물가 떨어지지, 대출로 땅, 주식, 코인 투기했던 분들 똥줄 타지, 눈물을 머금고 몽땅 팔지, 이로써 전국 집값은 물론 전세 안정화 이룩하지! 일거수만득! 좋기만 하구만! (짝!) ..왜, 거하게 빌리셨어요? 대출 이자 오르면 눈앞이 까마득해요? 응! 그건 니 사정! 투기를 하셨으면 목숨을 거셨어야지! (쩍!) 커헉!
문 대통령, 믿습니다. 금리, 올립시다! 아참, 문통이 아니라 위대하신 홍남기 부총리께 빌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