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시진핑을 찬미하는 대한민국인
이야, 요즘 중국이 혁명적이더만! 하루가 멀다 하고 뻥뻥!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도 힘드네.
민족의 단결을 저해하는 음악 금지, 뿌리 썩은 아이돌 팬덤 문화 박살, 간땡이 부은 연예인들 사상 교육, 음식물 쓰레기는 멈춰! 먹방 철퇴, 잡영어 교과서 퇴출, 사교육 대폭 축소, 그리고 18세 미만 청소년 게임 사용시간 제한! 주말 간 하루 1시간만 허용! 와우!
역시 중꿔야. 가차 없지.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 아니랄까봐, 핑핑이님 오직 한분의 의지에 따라 나라가 바뀌잖아. 정말 부러워. (..?) 너님들은 안 부러워? (..?) 아니, 시진핑 주석님께서 인민을 위해 고군분투 하시는 모습을 보고도 느낀 점이 없니? 앙! (짝!) 커헉!
물론 몇몇 조치는 선 넘은 거 인정해. 한창 놀 나이에 게임을 금지한다니, 이게 무슨 징벌적 셧다운이람! 대신 위대한 영도자 시진핑 동지 말씀만 가득 가르치고 말야! 하지만, 내심 두근대는 이 맘은 뭘까? 코리안 학부모님 열망을, 옆나라 주석님께서 실현해 주셨다! 그것만으로 다 이룩한 것이다! 크흑! 시진핑! 시진핑!(...)
중국발 기상천외 정책이 나올 때마다 국내 언론은 까기 바쁘고, 커뮤니티에서는 미개, 짱개, 개 부르는 소리로 가득하지만, 아니! 난 중국의 시도를 높이 평가해! 진핑 각하, 충성충성! (미친놈) 마음을 열고 다시 생각해 봐.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이 그토록 잡고자 했으나 결코 뭉개지 못한 사교육, 그분은 해냈다! 하루아침에! 초중생 사교육 기관 개업 불가!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만 잘 들으면 만사가 통하는 교육! 학부모 등골 부러뜨리는 과외 금지! 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
거기다 공동부유! 함께 잘 살자! 14억 인구 앞에 선언하셨어! 중뽕이 차오른다, 캬하! (짝!) (좌빨 새끼!) 후우, 좌빨? 함께 잘 살자가 좌빨? 참나, 너님 앞에 지쟈스표 사랑의 지옥불이 가득하길 바란다. (짝!) ..대체 공동부유가 어때서! 가장 이상적인 정치 목표 중 하나잖아? 예수님, 부처님, 알라께서 그토록 바라시던, 함께 사는 세상!
대기업 노동조합 설립 지원! 어딘 주 52시간도 파국이다, 야단법석인 판국에, 무려 주 44시간 더욱 공고화! 직원들 급여 인상! 기업의 자발적 주식 나누기! ..봤지? 듣기만 했는데 벌써 질투심이 솟구치지? 당장 중국행 입사지원 넣고 싶을 정도로, 앙? (짝!)
그리고 부동산. 아아, 부동산! 현 대한민국에서 가장 더러운 분야! 규제 주체인 국토부, 기재부, 국회가 앞장서서 투기판 벌이는 곳! 집값 잡겠다, 백날 외치지만, 절대 보유세는 올리지 않는 신박한 나라! 오히려 다주택 임대사업자에게 세금혜택을 퍼주는, 이 붕어싸만코같은! 아오! (진정해) ..펀쿨섹.
우리나라가 부동산에 이토록 똥만 싸고 있을 때, 시황제께서는 칼을 드셨어! 임대료 상승 연 5% 이하로 통제하라! 정부가 직접 “보장성 주택”을 공급하라! 이제부터 도시개발은 민간 기업이 아닌 정부가 주도한다! 브라보치아노! (...) 흑흑, 나 울고 있니? 너무 감동이잖어! 핑핑이 님, 당신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거시기마저 벌렁벌렁 합니다! (...)
절대 비꼬기 아냐. 우리나라 대선에 시진핑이 출마한다? 난 당장 찍을 거라고.. 독재니, 사상통제니, 우상화니, 아무렴 어때! 최소 먹고 살게 해주잖아! 집 살 수 있게 만들어 주잖아! 인간답게 밥벌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잖아! (...) 민주주의가 뭐시 중한대, 배부터 채워야지... ..라고 내 안의 왕권신수설이 속삭였습니다. 자유시장주의 만세! (오리발 내밀지 마!) 들켰네.
아무튼. 도올 선생이 시진핑 믿었다 거하게 욕 드셨던데, 하! 선생께서 배신당한 믿음, 제가 이어가겠습니다!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믿음을! 중국 앞날이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고!
가라, 핑핑이!
근데 덕질이 아야나미짜응 아스카짜응이 아니라 시사/사회라니 정신이 아득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