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그래피 시뮬레이터 개발자에게 고함
추석 연휴 시작! 오늘처럼 즐거운 날에는 덕력 풍만한 얘기를 해야지. 바로 카메라 장비! (하지 마!) 응, 내 맘! (짝!) ..다름이 아니라 스팀에 “포토그래피 시뮬레이터”가 출시될 예정이래. ..전문 풍경 사진 작가가 돼보세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세요. 멋진 광경을 잡지사에 파세요.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고 부자 되세요! 코호호.
사진작가로서의 일상, 탐험, 추적, 기다림, 셔터를 누르는 재미를 구현했다는데, 글쎄, 과연 개발자 의도대로 게임이 흘러갈까? 참고로 난 전혀 맞춰 줄 생각이 없어. 찍으라는 사진은 안 찍고 순전히 장비만 강화할 거다! (...) 농담 아냐. 크응.
사실 풍경 사진 찍는 거만큼 재미없고, 위험하고, 고단하며, 돈 깨지는 일이 없거든. 생각해 봐. DMZ 오지에 꾸역꾸역 들어가야지, 언제 나타날지 모를 순간에 한 없이 기다려야지, 덥고 춥지, 렌즈는 집어던지고 싶을 만큼 무겁지, 낑낑대며 잠깐 한눈 판 사이에 결정적 장면은 흘러가버리지, 뒤를 돌아보니 불곰선생이 입 벌리고 있지! ..그래도 어찌저찌 손발 터져가며, 시간 갈아가며, 찍고, 후보정하고, 올렸다? 결과는, 조회수 18. 오우야.. 이 짓을 왜 해! 안 해!
자, 풍경 사진 찍는 행위는 이처럼 고생길 밖에 없어. 예수님 같은 사명감 없인 괴로울 뿐이야. 하지만! 풍경 사진 “장비가”는 다르다! 그 앞엔 기쁨과 허세와 성취감 가득할 지어니! (..?) 풍경 분야말로 카메라 장비계의 롤렉스걸랑. 자랑하기 딱 좋아.
우선 카메라. 창공의 매 눈깔마저 잡아낼 만큼 강력한 녀석이 필요해. 소니 알파1과 같은 괴물이! 단돈 800만원! (...) ..렌즈는 내 거시기만큼이나 크고 굵은 놈. 바로 600미리 장망원 대포! (짝!) ..거대한 장비를 지탱하려면 그에 걸맞은 무자비한 삼각대가 필요하지. 짓조 5 카본 시리즈. 묵직한 다리가 3개! 흔들리지 않습니다! (...)
상상만으로 행복하다. 크흑! 사람들 앞에서 들이밀면 그야말로 유어 슈퍼스타! (그건 민폐라는 거다) 허! 상관있나! 관종은 좋은 관심, 나쁜 관심 가리지 않는다고! (...) 현실에서 이루지 못할 꿈, 게임에서나마 이루고 싶어. 내가 이렇게 돈이 많다, 좋은 장비 갖췄다, 뽐내고 싶어.. ...응? ...잠깐만, 설마 방금 한 말들이 내 본심인 거야? 무의식 저편에 진실? 그런 거야? (...) ..장비병 이유가 관심 받고 싶어서였다니.. 끄응.
갑자기 분위기 왜 이렇게 됐냐. 워워! 너무 의식의 흐름대로 갔다. 진정! (어휴) 아잇, 오늘 쇼 망했네. 내가 뭔 말 하는지도 모르겠어. 미안해. 연휴 시작 증후군이라 이해해 줘! (...) 그래서 오늘 결론은요!
개발자 양반, 풍경 사진이 아닌 아이돌 촬영으로 변경해 주시오! 그라비아 카메라맨 시뮬레이터! 당연 19세 이용가로!
렌즈를 메탈 조인트에 급히 끼워넣는 맛.
갑자기 찾아오는 기회에 의한 급박함
조작하는 맛
이런게 어우러져야하고.
아이돌 19금모드는 참을수없지.
짓조는 팔아치운 이유가 다른회사꺼 보다 불편함. 마치 옵션 홀랑 다 빠진 페라리 느낌? 엔진과 껍데기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