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수! 샤인머스켓
한가위 저녁! 넓고 푸른 달! 모두 건강하고, 부자 되고, 사랑 맺으라, 붕가! (짝!)
올 추석은 내게 정말 특별한 날이야. 샤인머스켓! 살아생전 마침내 그 포도송이를 섭취했다! 비싸서 얼씬도 않았던 녹색알갱이를 드디어! 박수 한번 주세요! (...) 외삼촌께서 사주셨어! 고맙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제 첫 아사삭 소감은요! ..하아...
이게 무슨 당도의 왕이야! 씹으면 과당이 터진다며? 는 개포동! (...) 얼마나 맛이 없으면 고작 2알 먹고 때려 치웠어. 그 외 모조리 부모님께 양보했지. 크흑, 효도를 부르는 맛! 대신 육즙 가득한 배는 제가 다 흡입했습니다. 찡긋. (짝!)
샤인머스켓, 왜 내가 먹은 녀석은 “샤인‘하지 못 했을까? (싸구려 산 거 아냐?) 아니! 롯데마트 광복점에서, 무려 2송이에 4만 7천원이나 지불한 거다! 맙소사! ..이 돈이면 치킨이 2마리인데! 10KG 수박이 2통! 내가 빡이 쳐서 진짜! (...) 펀쿨섹.. 억울한 건 못 참지. 샤인머스켓, 털어 봅시다!
일단 이 녀석, 원조가 일본이더라? 일본 농연기구가 30년 연구 끝에 개발했대. 헌데 아뿔싸, 한국에 품종등록을 하지 않았고, 등록 마감 시한 6년이 지나도록 방치했고, 그에 따라 특허권 날아갔고, 대한민국은 아무 로열티 지불 없이 샤인머스켓 왕국이 되었다는 스토리. 호오.. 이거야말로 제주는 일본이 부리고 송이는 우리가 딴다, 아니냐! 잘 됐어, 그치? 그런 거지? (...) 후우, 갑자기 양심 아프다.
원조 논란은 대충 넘어가고! 다음, 상품성. 가히 혁명적이야. 작년 전체 포도 매출에서 샤인머스켓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53.6%! 하긴, 2송이에 근 5만원을 부르는데 못 벌면 거짓말이지. 돈 된다는 소리에 재배면적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어. 2019년 1867헥타르에서 올해 3579헥타르, 근 2배 확장! 이 기세로 내년엔 5172헥타르까지 이른다니, 온통 샤인하겠구만!
그런데 말입니다.. 품질은 오히려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야. 샤인머스켓을 규정지었던, 이를테면 당도 18브릭스 이상, 껍질마저 설탕, 선망의 평들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어. 이유야 눈치 오지? (...) 무조건 크게, 많이, 일단 팔고 보자! ..그 결과 나처럼 맹탕알 머스켓 구매하고 복장 터지는 소비자가 나오는 거지.
이렇게 당할 순 없다! 얼마짜리 과일인데! 그래서 준비했어. 혼모노 샤인머스켓 구별법! (...) 우선 듬직한 녀석은 아웃! 송이가 크고 알이 많을수록 개별 당도는 떨어진대. 헤에? 일부로 크고 거대한 놈으로 골랐는데! 끄응... 그리고 색깔. 연할 녹색일수록 당도가 높다! 마치 한 물 간 잔디 색! 끄힉,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짙고 짙은 녹색을 집었건만! 아아, 기존 상식이 산산 붕괴되는 광경이야.
그럼 이제 진정한 샤인머스켓을 구매하러 가 보실까! ..는 머나먼 기약이고요. 누가 사주면 모를까, 내 돈으로 지를 생각은 추호도 없어! 첫인상이 이따위인데 무슨! (...) 게다가 무서운 소문을 들었거든. (..?) 샤인머스켓이 씨가 없는 이유, 약품과 성장호르몬을 투여하기 때문이다. 친환경적으로 제대로 키우면 씨가 생긴다. ..흐음. 여기 전문가 없냐? 팩트 체크 해주라! (...)
여하튼 샤인머스켓. 아니! 난 포도를 원한다! 껍질 질겅질겅 보라액 향기를!
헐... 농산물 도매시장 갔는데 5KG 4송이가 2만 3천원인데....
와... 마트가 과일 드럽게 많이 남겨 먹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건 완전 사기 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