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감시자는 타락하기 쉬운 법
호우! 칼린 이즈 백! 죽다 살아났다! (...) 어제 덜 익은 만두 먹고 뒤질 뻔 했지 뭐야.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야동 보기에 충분한 상태까지 이르렀어. (짝!) ..오늘은 어제 못한 얘기를 풀까 해.
발단은 10월 5일자 한겨레 기사였어. 제목, 채팅앱에 “여릴곱여” 입장하니 성인 남성 21명이 말을 걸어왔다.. 호오. 기자님 실력 대단하시네요. 클릭 안 하고는 못 넘어갈 어그로! (...) 내용이야 너님들이 상상한 그대로야. 랜덤채팅에 “여릴곱여”로 등장했더니 12명이 성매매를, 7명이 성희롱을, 2명은 나체 사진을 요구했다. 이게 나라냐! 더 강력한 디지털 성범죄 예방책이 필요하다! ..흐음.
일단 대한민국 남자로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릴곱여”는 경우가 너무 간 것 아닙니까! 아니, 그 많고 많은 아이디 중에 하필 17세 여고생인 걸 강조한 이유가 뭐야? 그것도 거시기 조물딱 거리기 딱 좋은 랜덤 채팅앱에서! 그야말로 잠재적 성매매 의향서잖아! 인정? (...)
물론 껄떡거린 놈들이 잘못했지. 요상한 아이디 그대로 허용한 앱 운영자는 더 잘못했고! ..헌데 차마 그 자식들 100% 과실 때리기에 마음이 걸린단 말이지.. 솔직히 여릴곱여 매직에 흔들리지 않을 남자가 몇이나 되겠냐? 17세 딸 가진 아버지마저 혹하겠다. (짝!) ..죄송합니다.
다행히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은 획기적으로 감소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왜? 2주 전, 그러니까 9월 24일부터 아동 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위장 수사”가 허용됐거든! 포돌이가 n번방 구매자인 척, 포순이가 여릴곱여인 척 할 수 있다는 말씀.
여기서 잠깐, 우리가 흔히 부르는 함정수사와 위장수사는 뉘앙스가 다르더라고. 이를테면 포순이가 채팅앱에서 여릴곱여 행세를 하며, 미끼를 문 늑대자식들을 잡아 처넣는 것이 함정수사. 그게 아니라 N번방 같은 그들만의 추악질 네트워크에 잠입하기 위해 여고생인 척 속이는 것이 위장수사. ..흐음. 말해놓고 보니 그게 그거 같다. (...)
아무튼. 효과는 굉장할 거야. 외국에선 위장 함정 수사로 쌍끌이 그물망 마냥 잡더만? 실제로 미국 FBI는 2015년에 플레이펜이란 아청 사이트를 운영했대. 홀리 몰리. ..거기 접속한 순간 악성 스파이웨어가 깔리고, 개인 신상 다 털리고, 결국 어느 날 현관문이 깨지며, FBI! OPEN UP! 1300명 일망 타진. 코호호.
문제는 과연 이 방법이 정의로운가! ..위장 수사 얘기 나오면 항상 나오는 우려 있잖아. 수사 편의를 위해 인권을 포기했느니, 오히려 범죄 수준만 더 고도화 시킨다느니, 하는 우려. ..너님들은 어떻게 생각해? (...)
난 함정수사까진 몰라도 위장수사는 찬성 “했었어”. 나쁜 놈들 때려잡으려면 때론 변신이 필요한 법! ..그런데 말입니다. 어제부로 이 생각 접었다! (..?) 보이스피싱의 조상님, 김미영 팀장 정체를 알아버렸걸랑! 바로 전직 경찰! 그렇다! 경찰도 사람이야! 언제든지 욕정에 휘둘리고, 약에 손 대고, 돈에 빠지고, 악에 물들 수 있는 사람! ..그런 그들에게 범죄자로 위장할 수 있는 권한까지 주는 건, 글쎄, 꺼려지는 걸! (...)
내가 영화, 애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걸까? (.,.) ..악마를 잡다 보니 어느덧 자신이 악마가 됐다, 아청범과 같은 영상을 시청하고, 수법을 체득하고, 새로운 타락에 눈뜨고, 더욱 정교한 성폭력범으로 커가는 스토리.. 오우야, 느낌 있다. 봉준호 감독님, 영화 한편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난 위장수사 반댈세! 심연의 감시자는 늘 결말이 안 좋았어! ..제라툴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