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지방대
10월의 끝 무렵, 어느덧 수능이 28일 남았어. 캬하, 수능! (...) 뭐야, 다들 관심 없구나? 이미 대학물까지 다 먹었다 이거지? (...) 그래, 우리 동년배가 뭔 입시에 관심을 두겠냐. 몇몇 소중한 급식 시청자들 제외하고.. 하지만! 난 다시 대학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지경에 이르렀어. (짝!) ..왜? 난 지잡대 출신이니까!
(뭔 개소리야!) “대학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서울에서 먼 대학부터 폐학한다. 단, 포항공대, 카이스트 빼고, 겠지. (...) 이 불편한 진실을 부산의 모 대학에 적용하면 뭐다? 슬프다! 미래가 없다! 괜히 들어왔다! 근데 그게 나네? 끼요옷!
후우, 이제 왜 내 맘이 싱숭생숭한지 알아챘을 거야. (...) 당시 무리를 해서라도 인서울 들이밀어야 했어.. 이래봬도 나, 서강 성균, 한양은 들어갈 수 있었단 말야. (뻥치지 마!) 진짜다! 과에 따라선 SKY도 가능했다! 주입식 암기 교육엔 꽤 자신 넘쳤다고! (...)
..는 사실 뻥이었어. (미친놈아!) ..다시 대입 때로 돌아간다 한들 서울권 대학에 지원할 일은 없을 거다. 왜? 난 서울에서 자취방 들어가며 캠퍼스 생활 누릴 용기도, 능력도, 수저도 없걸랑. 내 고향 부산, 한 평생 살아온 부산! 부산에 있는 대학 가면 되지, 왜 타지에서 고생을 해? 물론 그 대학이 “서울대”면 모를까. 서울대 아래로는 그게 그거잖아? 다 같은 2류. (짝!)
지방대가 위기네, 고사하네, 걱정 우려가 쏟아지지만, 난 오히려 좋다고 생각해! ..앓는 소리 내면 국가에서 지원금 뿌리겠지? 4년 전액 장학금 빵빵 터지겠지? 각 지역 강소기업이니 공공기관과 연계해서 일자리 지원 하겠지? 그러니 여기에 다니는 학생들은 얼마나 축복이겠어. 돈이 도는 곳은 절대 망하지 않아요! (...)
그러니 우리 지방에 급식들이여! 인서울 부러워 마시라! 우린 지역의 한계를 넘어 성공할 수 있다! 지잡대 출신인 이 몸께서 보장할게! (..너 백수잖아?) 그, 그건! (방구석 불효자잖아?) 야! 팩트 폭행도 적당히 하세요! ..갑자기 우울해 졌어. 흑흑.. (...)
..대학은 잘못 없어. 줄 수 있는 건 다 줬지.. 나 같은 놈에게조차 면접 자리를 얼마나 마련해 줬다고. 그것도 모두가 꿈에 그리는 “공공기관”을 말야.. 부산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고 그러지? 헌데 찾아보면 꽤 있다? 무슨 해양 관련 공공기관이라든지, 금융센터라든지, 혹은 덕후들에게 있어 경악의 직장, 게임물관리위원회, 영상물관리위원회도 부산에 있단 말씀! (그래봤자 서울에 비해 너무 적잖아!)
허! 서울도 공공기관만 따지면 그리 없을 걸? 요새 누가 사기업 가나! 안정적인 공기업, 공무원 가지! (...) 그러니 뭐다? 서울이나, 지방이나, 대학은 부차적 요소다! 핵심은 해당 지역 알짜배기를 차지할 수 있냐, 아니냐! 너님의 노력! 이것이야말로 너의 인생, 연예, 동정을 가름한다! 동년배들, 인정? (...) 크흠.
아무튼. 지금 나보고 대학 다시 가라 한다? 그럼 “전남대” 갈 거야. (..?) 일단 전라도 학식 맛보고 싶어. 거기다 수지가 광주 출신이잖아. 광주 여성 만나고 싶습니다! (미친놈)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전남 나주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있기 때문이다! 쉽덕 주제에 가장 일하고 싶었던 공공기관이! 거기 청사 휴게실에 플스 엑박 다 있어! (어떻게 알아?) 가봤으니까! 두 눈으로 목격했으니까! 그리고 떨어졌으니까... 흑흑.. 저주하겠다. 면접관놈들. (짝!) ..진담입니다. (짝!)
(전남대, 들어갈 수는 있냐?) 작년에 정원 못 채웠대. 까짓것 공석인 과에 무등산 지원하면 받아주지 않겠어? 잘 하면 장학금마저 받고, 앙? (...) 캬하, 얼마나 좋니! 지방대가 죽어간다고요? 천만에 앞날 창창 급식들에겐 기회입니다! 어쩌면 우리 늙은이들도(짝!) ..혜택을 누릴지 몰라. 히히히!
여하튼. 지방대 사랑을 늘어놓은들 제 원픽은 “서울대학교”인 거 아시죠? ..그럼. 서울대가 짱이다. 그 다음이 서울시립대고. 그 다다음이 서울외대고. 끼요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