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아픈 사람을 위해
전에 말했었나? 내가 지금은 방구석돌이에 대인기피 환자지만, 어렸을 땐 바리바리 카피바라마냥 친화력 만렙 찍었걸랑. 그런데 왜 이 모양이냐? 글쎄.. 중학교 때 당했던 학교폭력 때문인 것 같아. 끊임없는 괴롭힘.. 그나마 돈 안 뜯긴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하!
아침이 두려울 정도로 시달렸어. 선생님 없는 교실은 지옥이었지.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 누구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서, 1교시 알람소리 들릴 때까지 학교 구석에 짱 박혀 있었다. 수업 듣고, 공포의 쉬는 시간이 되면 다시 화살처럼 5층 미술실로 튀었어. ..에잇, 트라우마!
이 정도 상황이면 뭐라도 대책을 세웠어야 할 거 아냐? 교무실에서 알몸 도게자를 하든, 미쿡식 총기난사 마냥 네놈들 죽고 나 살자 사건 사고 일으키든, 앙? (...) 아니면 가장 정석대로 선생님께 도움을 구하든.. 근데 차마 일러바칠 수 없었어. 왜? 그야 어릴 때부터 “고자질은 나빠요” 세뇌 당했으니까 그렇지! 이런 죠스바 같은 세상! (...)
여러분은 어때? 나랑 비슷한 교육 받았지 않아? (...) 물론 대놓고 고자질쟁이 비난하는 정규교육은 없었지. 허나 그 묘한 뉘앙스, 은근슬쩍 치사한 놈으로 몰아간다니까. 대표적인 예가 짱구는 못말려 훈이지. 솔직히 훈이가 뭔 잘못을 해서 훈발롬 소리까지 들어야 하냐? 맨날 짱구에게 골탕 먹어, 장미반 일진들한테 물품 뜯겨, 어! 흑화 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여하튼. 중학생 때는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어. 어른만 되면 법이 날 지켜주고, 사회규범이 범법자 쉐키들을 처단해 줄 거라 믿었거든. 일부는 맞았어.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학폭은 당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 추세는 “그” 기점으로 산산이 박살났지. (군대?) 정답! 군대! 끌려갔더니 또 다른 기상천외가 펼쳐지네? 이야, 나보다 2개월이나 어린놈한테 쌍욕 들으니까 심장이 쿵쾅이더라. 뭐, 그래도 크게 문제는 없었어. 미친 자식 몇 명만 우쭈쭈 조심하면 괜찮았걸랑. 게다가 알잖아. 나 CP병이었다.. (꿀 빨았네.) 부인은 안 할게.
그런데 말입니다.. 마음만큼은 중딩 때만큼이나 착잡했어. 아니, 오히려 더 역겹고 부끄러웠지.. (..?) ..그, 다른 소대 선임이 손목을 그었거든.. 많이 힘들었나 봐.. 다행히 목숨엔 지장 없었어.. 그러나 그 일 이후 정말 매장을 시켜버리더라. 사람 취급을 안 해! 심지어 소대장이란 인간이 저녁 점호랍시고 중대 소집 후에 마녀사냥을 하더라니까! 어떤 놈 때문에 중대장님 인생 망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선진 병영 이룩해라. 아오!
..주객이 전도됐어. 손목 그을 만큼 괴로웠던 사람을 위해야지, 왜 관리 못한 지휘관을 두둔하는 거야.. 후우, 근데 나도 할 말 없지. 그 이상한 조직에, 딴엔 뿌리박혀 적응했던 인간이었으니까.. 변명하자면, 난 그래도 사람답게 존경해 줬어! 항상 선임 대접 해드렸다고. 같이 야간 근무 설 때면 동방 프로젝트 쉽덕 얘기로 꽃을 피우고, 끝나면 뽀글이 나눠 먹고.. 에휴.
그러나 여전히 미안해.. 사건이 있은 후 그 선임은 우리 소대로 왔거든. 하필 내가 갓 초짜 분대장 맡았을 때.. 나름 도와드린다는 명목으로 생활이나 기분을 자세히 기록했지. 고통스러운 점은 뭔지, 적응하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그런 것들.. 이게 문제였어.. 기록 했으면 안 됐는데, 절대 보고하면 안 됐었는데..
군필자들은 아실 거야. 군대에 비밀 따윈 없지. 어제 속닥인 기밀이 다음날 전 대대에 대문짝하게 소문이 나. 특히 간부들! 제발 비밀로 해 달라, 신신당부를 했건만, 병사 계원들 앞에서 버젓이 분대장일지를 펴보는 건 대체 어쩌자는 건데! 뻔히 행정병 바글바글한 곳에서, ..그 자식 왜 아직도 힘들어 해? 정신 못 차렸네, 소대 옮긴 것도 모자라 중대를 바꾸고 싶다고? 일과 빼먹는 것도 모자라 이제 사람까지 가리냐? 관심병사 아니랄까 봐.. ..이딴 소리를, 딱 수군거리기 좋은 얘기를, 다 들리게! 그걸로 사람 또 죽이고! 왕따 시키고! 에잇! 그것도 모르고! 군대를 모르고! 조직을 모르고! 다 적어 낸 놈이 제일 나쁜 쓰레기지!
..미안하다. 괜히 군대 애기 꺼내서, 이게 뭐람.. 미필들, 걱정 마. 2012년, 오래전 예기야. 지금은 이런 일 없을 거라 확신해. 그럼! 폰도 쓸 수 있는데! ..근데 왜 걱정되지? 전혀 바뀌지 않았을까 두려울 지경이야. 성폭력, 폭행, 목숨을 끊는 일,. 그리고 오늘, 성희롱 피해자 진술인이 까발려지는 일이 터졌어. 무려 국정감사장에서! 당사자는 이름 한자라도 노출될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인데, 거기다 국회의원이라는 작자가 신상을 노출해? 야이! *!@#$%*!% 고통을 공감하지 못 한 채 대체 누굴 돕는다는 거야! 피해자를 고작 문제 풀이 정도로만 취급하는 자식들..
어... 아잇. 의식의 흐름대로 왔더니 중국난방 감정 하소연이 돼버렸네.. ..죄책감에 그래.. 아무튼. 인간에 상처받는 분들, 힘 내.. 인생 뭐 있냐! 밥벌이가 아무리 중요한들, 사람이 먼저다! 그럼! 증거물 수집해서 고소 걸어버려! ..끄응, 얘기는 누가 못해. ..죄송합니다.
한 가지만 알아 줘. 칼린쇼 애청자들! 난 그대들을 응원한다! 그 어떤 미친 비밀도 지킬 것이다! (뭔 소리야!) 그, 그냥 사랑한다고!
이훈이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짱구는 못 말려, 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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