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은 쟁취하는 자의 것
요오! 제군들. 난 기분이 매우 좋다. 아침부터 우주의 기운이 본좌를 도왔어. 부스스한 눈으로 모닝투데이를 듣는데, 헤에? 11월 1일! 오늘부터 각종 소비 쿠폰 뿌립니다! ..내가 이 말 듣자마자 한 짓이 뭐였게? (...) 당장 “숙박대전” 검색했다! 호텔비 팍팍 깎아주는 행사! 작년 겨울에 요걸로 경주 여행 저렴하게 다녀왔지. 캬하하! (...)
아니나 다를까, 오전 10시부터 당장 쿠폰 발급 시작이더라고. 홀리 어머니. 아침 뉴스 안 봤으면 어쩔 번 했게요. 땅을 치고 울부짖었을 거야. ..시계바늘은 10시 방향을 가리키고, 갓챠! 바로 5만원 쿠폰 취득했다. 히히히! 부럽죠? 못 받으신 분들, 꼬우신가요? (..) 응, 이미 늦었어! (짝!) ..이게 왜 내가 맞을 일이냐! 홍보를 이 따위로 하는 나라님 잘못이지! (짝!) ..노여워 마십시오. 11월 9일부터 전국 숙박대전이 또 있습니다. 그때는 놓치지 말고 국민 혈세 나눠가지십시오. (...)
아무튼 그래서 이번에 난 어디를 예약했을까? (...) 바로 부산! 부산사람이지만 향도를 벗어날 수가 없었어. 왜? 난 다른 곳에 갈 차비조차 아까운 상태니까! 게다가 지스타, 하! 11월 18일부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다. 그러니 근처에 숙소 잡아 놓으면 쥑이네에! (지스타 17일부터 아냐?) 일반관람객은 18일부터 볼 수 있어. 오케이!
최우선 목표지는 벡스코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이었어. 이름도 찬란한 “센텀” 호텔이더라. 헌데 예약 불가였다. (..?) 거짓말처럼 지스타 기간에 가격이 치솟아! 1실 기본 15만원! 맙소사. 그러니 어떡해. 할 수 없이 좀 떨어진 곳 물색했지. 첫 번째 후보지가 재송동 일대. 여긴 살짝 모텔 분위기 가득한 곳이거든. 내심 옆방 신음소리 들으러 갈까 했지만 포기했어.(짝!)
남은 건 해운대 해수욕장 쪽. 벡스코에서 한 정거장 떨어졌지만 어쩔 수 있나. 아니, 오히려 좋아. 한 평생 부산에 살았건만 해운대 근처에서는 자본 적도 없걸랑. 이번 기회 아니면 꿈에도 못 누릴 경험이지. 그리 하야 쿠폰 최하금액 조건 7만원에서 단 4천원 더 비싼 곳에 성공적으로 꽂아 넣었다! 박수 한번 주세요! (...) 박수 좀 쳐 주면 덧나니? 나도 자랑이란 걸 해보자! (...) ..알았어. 그만할게.
나야 쿠폰 받아서 기분 좋지만, 글쎄, 지금처럼 선착순 아는 사람만 타가는 방식은, 뭐랄까. 치사하다? 분노만 일으킨다? 어찌됐든 아니꼽다! 이건 무슨 배달의 민족 3초 만에 동나는 쿠폰 뿌리기를 정부에서 채택하는 꼴이라니까. 정보에 소외된 사람들은 어쩌라는 거야! 어르신, 생활에 바쁜 근로자, 그리고 우리 방구석 찐따들은, 어! (...) 부디 칼린쇼 애청자들만이라도 구원 받으라. 솔직히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히키코모리냐? 전혀! 돈이 없어서 못 나가는 거지! 국가에서 지원금 뿌려주시면 인싸들 못지않게 싸돌아다닌다 말야! 인정? (...)
숙박대전 외에도 여러 소비 진작 행사가 기다려. 이를테면 영화 6천원 할인, 헬스장 3만원 할인, 외식 일정 조건 갖추면 1만원 할인, 박물관 및 전시관 할인, 공연 뮤지컬 8천원 할인, 많다 많어! ..하지만! 역시나 선점한 자들만이 누릴 수 있다는 거, 이들 지원금 총액은 2300억이라는 거, 쫑나면 끝이라는 거! 그러니 이럴 때라도 우리 모쏠 쉽덕들이 승리해야 한다! 그럼! 쟁취하라! 세상에 독고다이 향기를 퍼뜨려라! 모두 파이팅이다! (...)
그나저나 내가 예약한 호텔이 2인실이야. (..?) 둘이서 오붓하게 체온 나누기 딱 좋은 더블베드실. (어쩌라고) ..18일입니다. 저랑 손만 잡고 자실 분? 18세 이상 가임기 여성이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짝!) 끄응.. 까짓것 남자도 괜찮습니다! 단! 남자는 예뻐야 합니다. 최소 희철이 형 여장 수준! (미친놈)
그래, 아무도 없을 줄 알았어., 에라이, 해운대 바라보며 홀로 해피타임이나 보낼 거다! (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