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완성, 마스크
코로나 이후 어느덧 마스크가 기본 장착템이 됐지. 처음엔 거슬리고, 답답하고, 하루라도 빨리 벗고 싶었어. 근데 2년 넘게 적응하다보니 꽤 쓸 만하더라? 너님들은 어때? (...)
하! 난 백신 맞기 전까진 마스크 포장 비닐 뜯기조차 짜증났어. 그럴 수밖에. 생존을 위해 썼어야 했으니까! 두툼한 KF94를 빈틈없이 구석구석 꽁꽁 싸맸지. 오르막 한번이면 숨이 헉헉! 겨울철이면 콧등 습기가 폭포수 되어 흐르고! 아오!
하지만! 모더나 2차 접종까지 마친 후는 상황 역전됐다! 얇은 KF AD 쓰더라도 양심에 찔리지가 않아! 정 갑갑하면 사람 없을 때 슬쩍 내리더라도 아무 두려움이 없어! 이것이 백신의 위력! 나만 안 죽으면 돼! (짝!)
이젠 마스크를 쓰는 이유가 바뀌었어. 바이러스 차단용도? 지금은 그 단계를 뛰어넘어 각자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주걱턱, 사각턱, 이중턱 가리기 위해 입마개 걸친단 말씀! (...) 솔직히 마스크 시대 도래하자 잘생김 늘었다, 인정? (...)
내가 이걸 언제 제대로 느끼나 하면, 바로 사촌 여동생 만날 때마다 체감해. ..걔가 실제론 그렇게 미인은 아니거든? 어르신 꼬부기 상이랄까. (...) 헌데, 와우. 마스크만 썼을 뿐인데 그라비아 모델 뺨치는 외모로 탈바꿈하지 뭐야. 내 친척이라서가 아니라, 정말로, 블랙핑크 지수처럼 보였어. (적당히 해라) 지금 내 사촌여동생 무시하는 겁니까! 예! 하관만 수술대에 올리면, 어! 지수가 뭐야! 수지보다 더 예쁘겠다! (짝!) ..크응.
뭐, 이 몸은 얼굴에 천 조각 따위 걸치나 안 거치나 멋짐이 흘러넘치기에 상관없다만(짝!), 그래도 계속 마스크 쓸 계획이야. 보다시피 내가 좀 선진적으로 진화된 인간이잖아? (뭔 소리야?)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큰 두뇌용량! 60호 넘어 모자 아니면 쓸 수도 없는 거대함! 난 내 대두가 자랑스러운데, 세상은 아직 소두를 추종하지. 그러니 뭐다? 마스크로 큰 바위 얼굴을 살짝 가리면 감쪽같다! 특대형 사이즈 마스크면 효과 1.3배! (...)
이처럼 다방면에 유용한 마스크건만, 아직도 일부 지역에선 혐오의 대상으로 지목되는 현실이 안타까워. 저기 태평양 건너 “미국” 말야.. 공화당 강세 주에서는 쓰는 다니는 것만으로 중세 마녀 사냥 당하듯 바라본다니, 홀리 지쟈스. 이래놓고 프리덤~은 잘도 외쳐요.
그런데 말입니다.. 마냥 우리네 입장에 비춰 그들을 까기엔 억지가 있더라고. 양키 성님들에게 유구히 내려온 가치관, 인식, 문화! 이를테면 마스크는 흑인 범죄자나 둘러매는 물건이라든지(짝!), 아임 옐로몽키 유남생? (...) ..죽기 직전 환자에게나 필요한 의약품 정도로 치부하는 관점. 이 틀을 바꾸지 않고 그저 과학이니 의학이니 내세워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는 데엔 분명 한계가 있을 거야.
그래서 말인데, 우리가 보여주자! 마스크는 의약품이 아닌 패션이다! 단 돈 300원으로 받는 성형수술! (...) 캬하, 경복궁 수문장들 도깨비 마스크! 쥑이네! 이거면 텍사스 진성 꼴통 레드넥들조차 얼굴을 허락할걸? (짝!) ..아이 러브 텍사스 카우걸. (...)
그나저나 마스크는 서양도 동양 못지않았는데, 왜 지금은 이 모양 이 꼴이 난 걸까? 파라오 투탕카멘 황금가면부터 시작하여, 중세 가면무도회를 거쳐, 현대 할로윈 괴상한 호박죽은 서슴없이 쓰고 다니잖아? (...) 그리고 그 정점에 선 역병의사, 캬하, 흑색의 까마귀는 못 참지!
바이든 대통령님. 듣고 계시죠? 다음 기자회견에선 코스프레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