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 대다수는 일반 쓰레기였네
반성의 주간. 그 이틀째. 오늘은 쓰레기를 뉘우칠 거다.(...?) 훗.. 여러분은 기억 못 하실 거야. 내가 언제 우리 집은 일반 쓰레기 따위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었거든.(그게 가능하냐?) 당연 불가능하지! 그러나 당시에는 가능한 줄 알았어..
2년 전이었나? 아직 분리수거를 제대로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지. 내 딴엔 자랑스럽게, 일반 따위 1도 내놓지 않게 분리해댔어. 작은 빨대조차 플라스틱, 엄마 화장품 병은 유리, 선크림 튜브는 대충 비닐, 은박지 가득한 우유팩은 어딜까? 우유니 종이겠지 뭐! ..아주 맘 편히 처리해버렸어.
이딴 상태였으니 세상을 어떻게 바라봤겠어? ..완전한 왜곡! 진실을 벗어난 오해! ..전 세계가 쓰레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코로나 이후 일회용품 사용이 늘면서 골칫덩어리가 더 커졌다, 사방팔방 언론에서 외쳐 됐지만, 난 이해를 못 했어. ..분리수거만 잘 하면 끝나는 것을, 뭐가 어렵다고 저 발광을 떠는 걸까? 이래서 인간이란, 쯧쯧.. 자아도취에 빠져 아주 그냥, 어후! 과거의 날 패버리고 싶다!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이래서 무식한 놈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습니다.. 크응.. (...) 그래, 누가 방구석 찐따 아니랄까봐 현실을 몰랐던 거야. “진짜” 분리수거를! ..자잘한 빨대? 그냥 일반이야! 너무 작아서 플라스틱 선별이 안 된대. 이리저리 화학성분 섞인 플라스틱 또한 죄다 일반! ..플라스틱 중에 그나마 재활용 가치가 있는 건 페트병 정도래. 그것도 뚜껑은 분리한 페트병. 끄응..
페트병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내가 진성 펩시파잖아? 헌데 그 놈의 찍찍이 라벨 때문에 제로코크파로 돌아서게 생겼어. 아니, 제로코크는 손톱으로 톡 끊기만 해도 비닐 라벨이 샤라락 뜯어지는데, 어째서 펩시제로는! 철수세미로 박박 밀어야 겨우 떨어지게 만드냐고! 내가 빡쳐서 진짜! (...) 롯데칠성 관계자님 듣고 있습니까? 예! 친환경으로 만듭시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어중간한 것들은 다 일반이었어. 심지어 재활용 마크가 번듯이 붙어있는 제품조차 실상은 일반으로 분리하는 것이 지구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 냉혹한 진실을 기초로 다시 분리수거장에 발을 디뎠을 때, 난 더 이상 자부심에 찰 수 없었어. ..잡다한 우유팩, 비닐코팅에 감싸인 종이, 정체불명 일회용 용기, 닭 뼈, 계란 껍데기, 기타 수만 가지 쓰레기를 일반에 버려야 했으니까!
..반성합니다. 겉만 번지르르 친환경주의자여서 죄송합니다. 지구야 미안하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주제파악을 했으니 다행이랄까.. 이젠 정말 돈 값하는 분리수거를 실천하고 있어. 택배박스는 테이프 다 떼서 빳빳하게, 우유곽은 깨끗이 씻어서 순도 100% 종이로, 유리병에 덕지덕지 붙은 스티커 또한 밀어버리고, 이리저리 뒤섞인 혼종품은 과감히 일반으로..
자, 변명은, 아니, 자아성찰은 대충 끝난 것 같으니 이제 남 탓을 해보실까! 솔직히 분리수거니, 친환경 제품이니, 재활용 증진은 생산자 탓이 크지 않냐? 만들 때부터 따박따박 분리되기 쉽게, 다시 쓰기 쉽게 만들면 얼마나 좋아! 괴랄한 비닐 라벨 떼버리고, 잘라내기 힘든 플라스틱 주둥아리 없애고, 펼치지도 안을 스탬플러 설명서 빼고, 색색이 비닐코팅 덜어내고, 어! (...) 기업에게 책임전가 하니 맘이 좀 편해졌어. 이래서 불편할 땐 정치질부터 하고 보나 봐.(짝!)
아무튼. 일반 쓰레기 0% 달성할 때까지, 위 아 더 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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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신의길
코팅된 종이도 마찬가지인데 이건 재활용은 가능합니다.
가성비가 떨어져서 보통은 안할뿐이죠.
그래서 우유팩같은건 수거는 하는데 재활용은 하지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리수거를 하고 열심히 하고 있지만 가성비 생각하면 이게 정말 필요한 짓인가 라는 회의감들때가 많습니다 ㅋㅋㅋㅋ
그냥 의무감으로 하는게 그나마 낮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