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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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검사소 앞 기다림을 외면한 자의 고백 (2) 2021/12/17 AM 12:20

 

 

 

 

검사소 앞 기다림을 외면한 자의 고백

 

 

 

 

오늘만큼은 나랑 거리를 두고 앉아 줘. (?) , 특별히 KF94 끼고 왔다. (..?) 아침부터 몸이 으슬하고, 콧물이 드문 나고, 열이 존재하며, 오른쪽 머리부터 지끈거림이 퍼지는 거 있지. (저리가!) ! 코로난가! 그러기엔 난 최근 집 밖을 나간 적이 없는데!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선별검사소에 가기 딱 좋은 때다. (..?) 설사 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다 한들, 난 아무 죄도 없으며, 순전히 외출 잦았던 가족 중 누군가의 잘못이며, 이에 부모님은 마음 한편 죄책감에 날 더 챙겨주실 거며, 나는 그 틈을 타 더욱 엄마 아빠 지갑에 기생할 수 있단 말씀! (!) ..농담입니다.

 

후우, 불효자 코스프레는 장난이었지만, 몸 상태만큼은 진지했어. 하루 확진자 7천명이 기본인 시대에, 나라고 예외일 수 있나. 아픈 몸을 이끌고 집 근처 부산역 선별진료소로 향했어. (정말?) 그래! 이제야 좀 걱정이 되니? 이 피도 눈물도 없는 놈들.. ..내가 이렇게 공익적 인간이다. 아프면 즉시 검사받는 자세! 코호호.

 

그런데 말입니다.. 실은, 검사소 전방 50미터 앞두고 발길을 돌렸어.. (설마) 멀리서 보이는 수많은 인파! 검사 받기 위해 줄줄이 기다리는 사람들! 맙소사. 검사 받을 결심 그 사이에 사스를 사라졌다. (그래도 받아야지!) 아니, 난 내 면역력을 믿어. (!) 어쩌라고! 거기서 한 없이 기다리다 오히려 역병에 걸리겠다! 검사소 들릴 정도면 다들 낌새가 이상해서 오신 거잖아? 그 가운데 1시간이고 2시간이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절대 위험! 난 한적한 곳을 찾아 빠져나가겠어! (!)

 

크응. 벌써부터 이렇게 쳐 맞으면 안 되는데.. , 아직 죽빵 맞을 일 한참 남았다. (또 뭐?) ..방구석돌이가 큰 맘 먹고 외출했는데 그냥 들어갈 순 없잖아? 그래서 겸사겸사 돌아다녔지.(미친놈아!) 아니, 어쩔! (!) ..내가 코로나 걸렸다는 증거 있어? 없어! 이 죄형법정주의, 무죄추정원칙 거스르는 놈들아! (!) 커헉!

 

..죄송합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들리는 빵집을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웬일로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도 한 모금 마셨죠. 출석체크 이벤트를 30번 했더니 커피 무료쿠폰을 주더라고요.. 마트에서 만두랑 무도 샀고요.. 다이소에서 육각렌치도 구매했지요.. 여기서 놀랍고도 명백한 사실 하나 알려 줄까? (...) 그 중 어떤 곳에서도 날 막지 않았어. 온도 체크 다 통과! 난 분명 머리에 미열이 느껴지는데, 정상! 이럴 땐 뭐다? (.) 기계가 더 정확하다! (...) 혹시 내가 역병전파자로 밝혀진다 한들 체온기부터 탓하십시오. 프리덤! (!)

 

아참, 빵집에선 무려 백신접종패스를 확인하더라? (당연하지) 집돌이라 세상물정 몰랐어. 당황해서 폰을 이리저리 살피는데, 호우! 토스 앱에서 백신 QR코드를 지원하네? 바로 모더나 2차 증명서 들이밀었다. 토스 안 깔려 있었으면 어떡할 뻔 했어.. (네이버, 카카오톡에서도 QR 나와) , 나 같은 아싸는 그런 소셜 커뮤니케이션적인 앱은 쓰지 않아요. 유남쌩? (!)

 

그나저나 앞으로가 걱정이다. (..?) 아시는 분은 아실 거야. 이 몸께선 5G 시대에 무려 3G를 사용 중이걸랑. 그것도 한 달 200메가가 최대한계량인 기본 요금제를! .., 용량이야 내가 조절하면 넘어서는 일은 없을 테지만, 문제는 3G 전파! 안 터지는 곳에선 어떻게 QR증명 꺼내냐? ..오늘도 신호 못 잡아서 식겁했어. 막 빵집 밖에서 손 높이 들고, 흔들고, 각도 바꾸고, 난리도 아니었다. (...) KT 이 자식들, 가면 갈수록 3G 범위를 줄인다니까.

 

아무튼.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맵찔이인 내가 난생 처음 틈새라면이란 걸 샀다? , 매운 걸로 치면 불닭볶음면에 뒤지지 않는 국물 라면 있지? (...) 솔직히 맛은 꽝이었어. 그저 잔잔한 위장에 용광로를 들이붓고 싶었을 뿐. 온 몸에 땀이 튀어나오고, 콧물을 쏟고, 그리고 난 평온을 80% 가량 되찾았지.. 검사소? 이제 갈 필요 없게 됐어.. 이럼 됐다.. (..?) 자고로 나만 아니면 되는 법. 나만 안 아프면 되고, 나만 안 죽으면 되고, 나만 앗(!) ..나만 아니면 돼에~! (!)

 

이상, 맞을 짓은 여기까지다. ..병은 던지지 마라. 아프다.(...) ..모두 오겡끼데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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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mo    친구신청

지나다니면서 봐도 선별검사소 줄이 어마어마 하더군요..그나저나 몸이 회복되었다니 다행입니다~

풍신의길    친구신청

고맙습니다!
검사소 긴 대기줄은 해결돼야할텐데 걱정입니다. 정말 대기하다가 감염될 것 같은 위협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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