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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로 건네는 꿈
오우야, 어제 밤에 신기한 꿈을 꿨어. 음악이라곤 높은음자리표조차 모르는 내가, 맙소사, 연주를 한 거 있지. 뉴욕 거리에서 재즈를 2곡이나 창조했다니까. 기쁨에 잠에서 깨자마자 손이 떨릴 정도였다. 까먹기 전에 남겨야 해! 문제는, 기록을 못 한다! 음의 높낮이란 내가 모르는 영역의 언어니까! 꺼흑... (멜로디 녹음하면 되잖아?)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 근데 깨어나서 0.03초만에 멜로디마저 다 까먹었어. (...)
정말. 왜 현대철학에서 비트겐슈타인이 유명한지 알겠어. 그 양반이 뭐라 그랬더라? 말 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하라? 언어의 한계가 곧 세상의 한계? 맞나? (..맞아) 심오하네. 언어라는 거. 여기서 잠깐, 그럼 “언어”는 또 뭐지? (...) 흐음... 끄응... 워워! 더 들어갔다간 무한수렁에 빠지겠다. 멈춰! (어휴)
..타인에게 전달할 수 없는 것은 의미가 없는 거야? ...근데. 어제 내 귓가를 울렸던 몽환적 재즈는 환상적이었는데? 비록 꿈을 꾼 당사자인 나조차 음계를 기억 못하지만, 여러분과 공유할 수도 없지만, 그러나! “인상”은 남았거든! 오롯이 나 혼자만의 것으로, 어렴풋하게나마, 맨하탄 거리에서 재즈를 흥얼거린 경험! ..그 잔향만으로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내 말, 뭔 말인지 이해했지? (뭔 소리래) 아잇!
할 수 없다. 내 환상을 그나마 현실화시킨 몇몇 곡들을 들어보실까. 뉴욕을 주제로 한 재즈가 생각보다 많더라고. 첫 곡은 프랭크 시나트라, NEW YORK, NEW YORK!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곡. 그러나 오늘에서야 제목을 제대로 확인한 곡. 코호호. (...) 한글로 번역된 가사를 봤더니, 웬걸, 조용필 형님 “꿈”이랑 내용이 거의 비슷하더군. 화려한 뉴욕을 그리며 찾아왔네~ 하! 상경자의 포부와 희망! ..과연 뉴욕은 그런 젊은이들의 꿈을 지켜줬을까? (...) 갑자기 비관적 감상에 빠졌네. 어푸푸!
다음 곡은, 카를라 와이트, Can’t say goodbye to yesterday.
난 이 노래를 메탈기어솔리드2 게임을 통해 들었어. 자유의 여신상 아래서 엔딩곡으로, 사르륵, 캬하! ..분위기만큼이나 가사가 죽여! 시 한편 통째로 옮겨놨다니까. 어휘적으로는 파악할 수 없으나, 분위기에 취하는 글이랄까! (..?) ..가슴으로 읽었다는 소리다. 됐지? (...)
마지막은, 스팅, Englishman in NEW YORK.
내가 세상에서 부러워하는 남자 목소리가 딱 2분 계시걸랑. 한 명이 김동률, 다른 한 명이 바로 스팅! 크흑! (...) 묵직한 음성만큼이나 거기에 담긴 내용 또한 감동적이야.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유어셀프! 내 뜻대로, 내 결의대로!
이 정도면 여러분도 내 꿈을 들여 봤으려나 모르겠네. ..물론, 내 느낌을 완벽하게 전달할 순 없을 거야. 같은 사안을 경험하고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사람 아니겠어? 그나마 언어라는, 비교적 객관적인 약속을 통해 전달하더라도, 토씨 하나 차이로 싸우고, 맘 상하고, 오해하고, 넘어가고, 그러잖아.
아무튼. 좋은 노래 들으니 기분이 차분해요. 세상이 밝게 보인다. 히히! ..사모님, 오늘 밤엔 재즈 한 사발 어떠십니까? (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