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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장에서 찾은 플라토닉 러브
어제 예고했지? 오늘은 어제보다 더 슬픈 쇼가 펼쳐질 거라고. ..딱 한 마디에 분위기 심연으로 만들어 주겠다. (..?) ..오늘 발렌타인 데이야. (...) 히히히! 다들 아무 말도 못 하죠, 초콜릿과는 담을 쌓은 인생이죠, 그 중에 하나가 나죠! 너는 나의 영원한 친구야~ (...) ..크흠.
세상이 너무하다. 어떻게 모쏠에게 발렌타인데이를 강조하니... 그것도 방구석에서 조용히 지내는 찐찐 동정에게조차 말야! (..) 게임만 켰다하면, 쿄와 발렌타인다요, 오나상 시테따, 크흑! 그러면서 발렌타인 한정 뽑기를 늘어놓는데, 내가 정말, 어! (...) 과금 가즈아! (짝!) ..농담입니다. 이래봬도 절대 무과금 인생이라고!
아무튼. 발렌타인데이. 앞서 내가 마치 여성분에게 초콜릿 못 받아 안달 난 인간처럼 말했는데, 천만에! 아무렇지 않다. 아무 의미도 없다. 진짜다. 어디 서양 근본 없는 축일을 들이밀고 있어. 에헴! (...)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만큼은 새삼 다가오는 느낌이 달라.. 왜냐! 발렌타인 이브날, 인생 최고의 사랑을 목격했기 때문이지!
이상화와 고다이라, 고다이라와 이상화! ..저 둘의 모습에서 삼라만상의 감정이 몰려와. 곧 내 메마른 가슴을 파도처럼 적시지. 크흑! ..혹자는 두 사람을 “우정”이라 정의하던데, 하! 사랑을 인터넷으로만 배운 이 몸께서 단언한다! 상화와 나오는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다. (...) 플라톤 센세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플라토닉 러브! 인정? (..) 인정!
일단 동성이라는 점부터 합격이야.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육체적 끌림을 넘어선 정신적 교류! (...) 여기서 질문. 동성과 동성끼리, 더 정확히는 남자와 미소년끼리는 본능적으로 안 끌리는 게 정상이야? (..) 근데 왜 난 쇼타물이 좋지.(짝!) 아니(짝!) ..머리 박겠습니다. (...) 오해는 마십시오. 2D 미소년만 좋다는 겁니다. 요오~ (짝!)
허벅지를 깎는 노력, 주변에서 쏟아지는 시선, 압박! 0.0001초차로 대우가 달라지는 세상을 함께 걸어왔잖아. 둘이 사랑하지 않으면 더 이상하지.. 여기서 또 질문. 피겨에 연아짱과 마오짱 또한 비슷한 환경 아니었나? 어릴 때부터 늘 마주쳤던 상대, 앙? 근데 왜 연아와 마오에게서는 사랑의 향기가 풍기지 않을까? 흐음. (...)
인정하기 싫지만, 사랑에는 타고난 운명 같은 게 작용하나 봐. 천부적으로 서로에게 끌리는 관계. 하긴, 우리도 그렇잖아. 적자생존 입시경쟁에서, 누구랑은 친해지고, 누구랑은 서먹하고, 또 누구랑은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이가 되고, 캬하하! 그런 의미에서,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는 하늘이 맺어주신 쌍입니다. 하악하악! (짝!)
다만, 이 둘의 접점에서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어. ..이상화 선수가 멀쩡한 남자랑 결혼을 해버렸다는 점! “강남”이랑! 꺼흑! (...) 아아, 아쉽다. 상화 짱의 결혼으로 인해 미묘한 망상회로가 무너졌어. (..?) 그 있잖아. 성정체성에서 살짝 살짝 선 넘을 듯 말 듯 줄다리기 하는 모습! 마치 순정만화 남남, 여여 커플처럼, 그윽한 눈빛, 고다이라의 포옹, 그걸 받아들이는 상화, 오우야! (그만해 미친놈아!) 끄응.. 알았어. 망상 멈춰! (...)
..라고 할 줄 알았니! 이상화 선수가 결혼을 해서 더욱 짜릿하다! 이젠 금단의 영역까지 추가되는 거라고! 유부녀와의 사랑! 남편조차 허락할 수밖에 없는 아낌! (퍽!) ...그(짝!) ...죄송합니다. 망상일랑 내 머릿속에 꽁꽁 묶어두겠습니다.
후우.. 사랑이 멈췄어.. 이렇게 된 이상 모니터 속 그녀에게 위로를 얻는다! 내 사랑 아야네 짱, 나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