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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결석인 줄 알았던 아픔이 사실은 담?
우효! 죽다 살아났다! (..?) 요즘 오른쪽 횡격막 뒤편으로 통증이 있었거든. 등과 옆구리를 사시미로 찌르는 느낌이었어. (...) 참으면 자연히 없어질 줄 알았는데, 아뿔싸, 어제 밤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아팠다. 숨이 멎는 고통! (...)
통증이 마치 오줌구멍을 타고 내려오듯 번졌어. 최초에는 등허리 부분, 그러다 척추를 따라 끔딱끔딱! 최후에는 골반 옆구리를 강타하기 시작하는데, 어후, 식은땀이 절로 나더라.. 너무 아파서 침대에 눕진 못하고, 책상에 앉아 식은땀을 흘리며 생각해 본 결과, 아라! (..?) 이거 혹시 요로결석 아냐!
끔찍했다. B형간염, 통풍에 이어, 이제 결석까지, 어머니 맙소사! (...) ..병원이라면 두발 들고서라도 가기 싫어하던 내가, 6시 30분 되자마자 샤워를 했어. 왜! 8시 병원 문 열리자마자 돌진하려고! 어디로? 비뇨기과로! (...) 요로결석은 비뇨기과에서 진단합니다, 에헴.
그렇게 집근처 결석 파쇄기 갖춘 병원을 찾았어. 망자의 상을 짓고 있는 내 모습에, 의사쌤이 당장 날 CT촬영실 넣어주시더라. 여기서 잠깐, 원래 난 초음파검사를 받고 싶었거든? CT에 비해 초음파가 저렴한데다 방사능 노출도 낮다는 얘기를 들어서 말이지. ..하! 근데 의사쌤이 돌 찾아내는 데에는 CT가 최고라며 떠밀어버렸어. 끄응. (...)
뭐, 괜찮아! 나, 이번이 태어나서 CT 처음 찍어 본 거야. 새로운 경험은 언제나 환영이지, 캬하하. (...) ..는 앞으로 CT는 두 번 다시 찍고 싶지 않고요, 여건만 된다면 무조건 초음파검사 받을 거고요! (..?) 후아, CT는 초음파 같은 로망이 없어! 그냥 원통에 들어가서 왔다갔다 끝이야. 반면 초음파는 의사쌤의 온기와, 부드러운 음성과, 러브러브한 젤이 발리지. (...) 특히 여자쌤이 초음파로 어루만져주시면, 캬하, 모든 병이 일순 완치됩니다! (짝!) ..죄송합니다.
아무튼. CT를 찍고, 엑스레이도 찍고, 방사능 피복도 최대치인 상태에서 결과를 기다렸어. 10분 채 기다렸을까? 바로 확정판결 나오더만. 그래서 제 몸 어디에 결석이 생겼나요, 센세! ..후우.. (...) 돌은 개뿔! 너무나 깨끗한 장기 사진이었다! (어휴)
흑흑... 인체 내부 사진 찍는데 10만원이 날아갔어. 그 돈이면 옛날치킨이 16마리요, 400원짜리 텐가 250개를 지를 수 있는데! (...) 허무했다. 후... (...) 이후 비뇨기과 쌤은 다른 과를 추천해주셨어. 이름하야 신경외과. 뇌와 척수를 다루는 곳이지. 하! 점점 위험수위 높아지네!
정말 별별 걱정이 다 들더라. 척추에 문제가 생겼으면 어쩌지, 아직 동정도 못 뗐는데, 설마 뇌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우아앙~ 울어버릴래! (...) 떨리는 맘으로 신경외과 쌤을 대면했을 때, 선생님 가라사대, ... (...?) “담”입니다. 예? 이 모든 근심과 공포가 고작 담 때문이라고요! 끼요옷! (...)
선생님은 다시 한 번 더 쐐기를 박으셨어. ..척추 이상 없고, 갈빗대 멀쩡하고, 디스크나 주변 근육 또한 쌩쌩합니다. 대상포진 기운도 없습니다. 그러니 남은 건 담! 근육 이완제랑 파스 처방해 드릴 테니, 그래도 계속 아프면 연락 주십시오. 진료 완료, 쾅쾅! (...)
참, 기분 좋게 허무하더라. 하긴, 최근에 집 정리 한다고 이리저리 손수레 끌고 다니느라 무리하긴 했어. 게다가 침대 매트리스! 20년쯤 썼더니 가운데가 내려앉았지 뭐야. (안 바꾸고 뭐 했어) 나도 바꾸고 싶었지. 근데 알잖아. 나란 놈은 매트리스 바꿀 액수로 카메라 장비를 하나 더 질러. (짝!) 크흠. 이번엔 매트리스 바꾸려고.. 최소 20만원은 써야겠지? (...) ..끄응, 이게 무슨 날벼락이람..
여하튼. 내가 담이 걸린 상황에서도 여러분 앞에 섰다, 이 말이야! 불굴의 정신, 박수 한번 주세요! (...) 참고로 아픈 허리로 오늘 해피타임도 보냈습니다. (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