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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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레이니즘 (0) 2022/03/15 AM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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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즘

 

 

 

후아! 프리덤! 이 몸, 드디어 격리에서 해방! 오늘 세상을 맘껏 누비었노라! (...) 우체국 가서 택배 8건을 붙이고, 마트 가서 팥 앙금 빵을 깨물었으며, 시장통 중국집에서 5천 원짜리 짜장면까지 흡입했단 말씀! ..근데, 나 아직도 기침이 나는데 괜찮은 걸까? (미친놈아!)

 

어쩌라고! 난 정부 지침에 충실히 따랐을 뿐이야! (짝!) ..아참, 오늘 했던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걸 빼먹을 뻔 했네. 바로, 코로나 생활지원금! 동사무소에서 콜록거리며 신청서를 작성했어. (어휴) ..근데 이런 신청 작업 할 때면 본인 직업 묻는 게 관례야? 백수에게 자꾸 캐물으니 좀 거시기 하더라고. 상처받았어.. (...)

 

아무튼. 오랜만에 바깥공기 맡으니 세포가 역동했어. 게다가 오늘 부산 날씨가 비 오기 직전의 먹구름이었잖아? 캬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씨걸랑! 여기에 바람만 몰아치면 딱 내 이상형 기후야. (...)

 

이상하지, 보통은 화창한 날을 좋아하는데, 난 어느 순간부터 극도로 흐린 날을 동경했어. 아마, 어릴 적 추억 때문일 거야. ..초등학교 2학년 때였을까? 남녀의 감정은 배제한 채, 한 소녀와 서슴없이 모래사장을 누볐어. 습기를 가득 머금은 모래로 우리만의 세상을 만들었지.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더라도 상관하지 않았어. 멀리서 선생님 타이르는 메아리가 들렸지만, 우린 못 들은 채 더 즐겁게 모래를 파헤쳤다.. ..끄응, 워워! 어릴 적 향수는 그만! (...)

 

이처럼 흐린 날을, 비 오는 날을 사랑하는 나건만, 오늘만큼은 부디 비가 오지 않길 빌었어. 말했다 시피 중고 거래 하느라 붙일 택배가 한 가득이었거든. 마트에서 눈치 봐 가며 구한 종이박스가 물에 젖기라도 하면, 어후, 감당이 안 됩니다! (...) 비, 멈춰!

 

반 기우제를 한창 지내고 있을 무렵, 그런데 말입니다.. 마음 한 구석에서 극렬한 양심의 가책이 튀어나오는 거야. (...?) 왜, 요즘 동해안 산불로 사람뿐만 아니라 산천이 고통 받았잖아. 이럴 때는 비가 휘몰아쳐야지! 그런데, 이 놈은, 사소한 이익에 눈멀어, 비를 봉인하려 하다니, 끄응. (...)

 

물론, 나 따위가, 비야 제발 오지 마라, 손이 닳도록 빈다 한들, 대자연에 1도 영향 주지 않을 것임을 잘 알아. 나, 그 정도로 오만하거나 운명적이진 않다? (...) 다만, 그럼에도 마음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어.. 혹시나 우주의 기운이 음양합일 하사, 내 망상 때문에 정말로 비가 안 오면 어쩌지, 이런 걱정! ..인생 살며 다들 한번쯤은 마주치지 않으셨습니까? (...)

 

여하튼. 지금은 메마른 대한민국을 적실 비가 필요해. 경남 일대는 50년 만의 최대 가뭄 때문에 농작물이 작살나버렸대.. 무서워..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대란이 드디어 우리 코앞에 다가왔구나.. 우리 어쩌면 좋냐? ..아잇, 이 판국에 세계 곡창 우크라이나에서는 푸틴이 폭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아오!

 

..잠깐, 나 지금 순전히 “식량”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걱정한 거였어? 우크라이나 시민이 죽든 말든, 노동 착취가 일어나든 말든, 전혀 상관않고! 그저 빵조각 싸게 먹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잠시나마 진심으로 걱정했어.. ..에잇, 나란 놈, 소시오패스놈! 존슨, 한방 갈겨! (쩍!)

 

후우... 비야 내려라! 세상에 슬픔과 고통을 씻어 내려라! 대지여 생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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