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FE 200-600 F5.6-6.3 G 렌즈를 자랑하기 위한 총비용
즐거운 토요일, 오늘은 오랜만에 돌아온 카메라 장비 썰이다! (카메라 팔았다며!) 기기는 팔았을지언정, 불타는 장비혼은 아직도 가슴깊이 불타고 있다고! (...) 그런고로, 카메라에 관심 없는 일반인 여러분은 내일 봅시다.
후아. 최근 내 맘을 쏙 빼놓은 기기가 하나 있어. 아니, 전부터 사고 싶다고 닦달했던 그 기기. 바로 소니 200-600 G 렌즈!
흑흑. 아름답지 않습니까? 눈물이 날 정도야. 저 순백의 자태, 거대한 기둥, 하악하악! (...) ..난 꿈이 있어. 소위 “백통”이라 불리는 렌즈를 마운트 한 뒤, 사람 많은 곳에서 관종짓 하는 게 내 장비인생 목표야. (미친놈)
사실, 200-600보다 더 사람 이목 끌기 쉬운 렌즈가 있지. 압도적인 백색기둥, 유리알의 정점, 바로 600 지 마스터!
헌데 600GM은 뭐다? 몸값만 1400만원이 넘는다! 우리 같은 범인이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꺼흑! (...) 그러니 현실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는 200-600! 오케이!
여기서 딴죽 걸 분들이 계실까 그러는데, 70200GM2 나 100400GM도 거대한 백통인데, 왜 언급을 안 하냐? 하! 걔들은 “묵직”하기엔 부족하니까! (어휴) 물론 성능이나 실용성을 따지자면 칠공이백, 백사백이 괜찮지.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난 크고 굵고 거대한 외모 때문에 이백육백이 끌리는 거야. 2KG을 초과하는 든든함! 우효! (...)
그런데 말입니다.. 필터구경 95mm에 달하는 원기둥을 짊어들기 위해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일단 운반부터가 문제야. 200600에 후드와 카메라까지 체결했을 시 총 길이가 46cm에 달하거든. 그 크다는 로우프로 프로택틱 450에도 아슬아슬하게 안 들어가. (그럼 후드 빼면 되잖아!) 허! 후드를 왜 빼! 조금이라도 더 크게 보여야 할 판에! (...)
아무튼. 이백육백이 온전히 담기는 가방을 찾고 헤맨 결과, 두둥탁! 각 카메라 가방 회사별로 대포렌즈를 위한 시리즈가 따로 나오더라고. 그 중 내가 뽑은 제품은 여지없이 로우프로! 렌즈 트레커 600 AW 쓰리!
높이 66.6cm, 무게 3.3kg에 달하는 가방이야. 이거다! 거대한 렌즈와 함께, 더 거대한 가방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어! (...) 초큼 아쉬운 것이, 가방 크기만큼이나 자비 없는 가격이 흠이야. 인터넷 최저가 25만원. 맙소사. 나일론 조각이 25만원! (...)
그럼 가방만 사면 끝이냐? 아니지. 팔 근육만으로 이백육백G를 유지하기엔 힘이 달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모노포드요, 삼각대 아니겠습니까! 이 몸께서 선정한 받침대는 iFootage 코브라2 C180!
중국산이면 어때. DPReview에서 최고의 모노포드로 선정된 제품이야. 강추다. 참고로 나도 하나 갖고 있어, 에헴. (...) 아참, 모노포드 헤드는 따로 구입해야 된다는 거, 알고 있지? 개인적으로 SIRUI 모노포드 헤드가 괜찮더라. (...)
아차차, 또 주의해야 할 점! 소니 기본 렌즈 풋은 38mm 아카스위스에 호환이 안 돼! 소니가 왜 이 따위로 만드는지 모르겠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역시나 중국 성님들께서 절묘한 렌즈다리를 만들어주셨지. 레오포토 SF-02를 소개합니다.
그, 난 내 돈 주고는 SF02 안 살 거야. 아니, 못 사! 요 쪼그만 알루미늄 가공품이 무려 11만원! 미쳤습니까, 쭝꿔! (...) 이럴 바에 내가 직접 플레이트 달고 말지!
자, 마지막으로 자잘한 액세서리가 남았어. 이를테면 위장막.
어후, 판초우의 냄새! (...) 그럼에도 영상에 포토그래퍼는 정말 멋지다. 그래, 생물을 담는다면 이 정도 각오, 준비, 은신은 갖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행히 난 위장막은 필요 없어. (..?) 에이, 내 목적이 뭐였다? 사람들 앞에서 흰 기둥 흔들어 관심 받는 거다. 위장막은 방해요소만 될 뿐! (....)
망원렌즈 하면 텔레컨버터 또한 빼놓을 수 없지. 1.4배, 2배 컨버터! 소니 네이티브 렌즈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야. 근데 역시나 이번에도 가격이 발목을 잡아. 두께 2cm도 안 되는, 그야말로 씨앗호떡만도 못 한 이 유리알이 얼마? 70만원! 야이! 소니! 강아지 아기! (...)
이상, 200600을 사용하기 위한 필수조건을 떠들어 봤어. 계산해 보자. 총 얼마냐. 렌즈 본체가 210만원. 가방이 25만원. 모노포드, 헤드, 저렴이 풋이 약 25만원. 합계 260만원. 하! 절대 이백육백이 가성비 넘치는 렌즈가 아니라니까! 부수적으로 필요한 장비가 너무 많아! 이 돈이면 차라리 50금이나 백사금이 낫겠다, 인정? (...)
하지만! 난 여전히 200600G를 선망해.. 소니 E마운트 렌즈 중 600GM과 함께 600미리 초망원을 당길 수 있는 유이무이한 렌즈니까. 경통 빼고 넣고 할 것도 없이 그 자체로 완벽한 인터널 방식 렌즈니까..
그리고, 딴엔 이 렌즈로 꼭 찍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뭔데?) 하늘! 정확히는 해와 달과 구름! ..난, 하늘사진이면 넓직한 광각렌즈로 찍어야 맛이 사는 줄 알았어. 천만에! 하늘 직접 찍어보니, 내 예상과 달리 초망원이 필요하더라고. (당연하지!) 그 당연한 걸 난 이제야 알았다. 에헴.. (...) 물론 하늘사진에 광각렌즈가 나쁘다는 건 절대 아냐. 펼쳐진 대지와 우주를 담기엔 광각이 제격! 다만, 난 특정 구름, 동그라미, 별을 잡아당겨 찍고 싶다는 거야. 그러려면 망원이 필요하다, 이 말이야.
여하튼. 오랜만에 카메라 얘기 터니 신나네! 야, 기분좋다~ (...) 상상 쇼핑만으로도 엔도르핀이 치솟아. 히히! ..그나저나 200600G에 장착할 카메라는, 후우, 그렇다! The ONE! 알파 원이다! 장터 미개봉 신품이 680만원! 2년 AS보증서비스 추가하는데 40만원! CF 타입 A카드 2장에 95만원! 합계 815! ..815... 흑흑. (...)
오늘의 결론. 200-600G와 A1으로 관심받기 위해선 대략 천만 원이 필요하다. ..이게 나라냐! 에라이! 울어버릴래! (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