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무거운 책임
“시맨틱 에러” 아는 사람? (...) 웹소설 뿐만 아니라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로도 나왔다는데, 앙? (...) 참고로 장르가 BL물이래. 보이즈 러브! (...) ..자, 아는 사람 아무도 없죠. 다들 처음 듣는 눈치죠, 그런데 미디어오늘 김윤정 칼럼니스트께서는 해당 작품에 “공전의 히트”니, “대세 장르”라는 수식어를 붙였어. 흐음..
뭐, 취향 존중합니다! 나야 BL물은 쳐다보지도 않지만, 나름 쇼타 쪽으로는 관심 많거든. (짝!) 더구나 레즈물은 극호죠. (짝!) ..BL이 흥한 만큼 GL 또한 태평성대 이룩해야 된다, 이 말이야! (...)
그런데 아뿔싸, 이 지점에서 난 뫼비우스의 모순에 갇혀버려. (...?) 레즈 주제만 떴다하면 내가 늘 꺼내는 논리 있잖아. 나를 위해, 레즈 반대! 안 그래도 남자만 버글대는 대한민국에, 여자 2명이 쏙 빠진다는 게 가당키나 할 소리인가! 여자는 자고로 남자랑 해야지! 어이! (짝!) ..죄송합니다.
다행히 내 고민을 말끔히 퇴치할 묘안이 존재했어. 그것은 바로, 트랜스젠더! (...) 여자랑 여자는 결사반대지만, 남자를 여체화 시키는 건 언제나 웰컴이라고! 하악하악! (짝!)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내가 무슨 TS 야동을 감상하고 나서 이런 발상을 떠올린 건 아니고, (짝!) 어제 한 기사를 접했거든. ..미국정부, 3월 31일 트랜스젠더 날을 맞아 여권에 제 3의 성, X를 추가하기로 결정! ..호오, 여러분은 3월 31일이 트랜스젠더의 날이란 거 알았어? 난 이번에 처음 알았어.
트랜스젠더라, 글쎄다. 난 사랑에 성별이 핵심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보는 사람이거든. 그러니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무성이든, 중성이든, 모두 알콩달콩 친목 생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맘속에 걸리는 점, 끄응.. (..?) 알잖아. 난 내 자손을 낳고 싶어. (...) 내 유전자를 남기고 싶다고! 몇 십 만년 내려온 조상님이 날 지켜보는데, 어이! 나 외동이란 말야!
참, 유전자에 목매는 내 자신이 안타깝다.. 잠깐, 유전자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얼핏 들었는데, 밈? 맞아? (...) 밈, 번식을 통한 대 이음이 아닌, 공감과 교육을 매개로 한 연쇄사슬. 흐음.. 그럼 굳이 정자와 난자의 만남에 집착할 필요 없네? 설사 내 단짝이 트랜스젠더일지라도, 아이는 입양하면 되니까. (...)
헌데, 헌데... 그럴 수가 없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안 좋은 영향을 주면 어떡해. 그게 나와 내 아내 때문이라면 어떡해.. (...) 꼰대라 놀려도 별 수 없어.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 나, 이래봬도 성정체성에 대해선 관대한 사람이라고! 내 가족이, 자식이, 하루아침에 성별 역전 발표회를 연다 한들, 이해와 응원만 줄 각오였다.
근데 아이를 갖는 문제는 달라! 아잇! 이성적인 이유가 없어. 그냥 본능이, 직감이, 넘어갈 수 없는 철의 장벽을 쳐. 끄응.. (...) ..동정 모쏠인 내가 천운으로 트랜스젠더와 사랑에 빠졌다 쳐. 근데 내 사랑이 아이를 원한다? 난 그녀를 세상 둘도 없이 존중하겠지만, 아이 입양만큼은 동의할 수 없을 것 같아..
워워!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몰두해 분위기 심해로 만들었네. 미안합니다. (...)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한 걸까? (...) 어렵다, 너무 어렵다. ...앗! 혹시 이 자리에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가정 없죠? 제발 없어라. 내 경솔한 발언 때문에 상처받으실까 걱정이야.. (...)
아무튼. 자식을 책임진다는 건 그 어떤 성에게도 무거운 결정이구나.. 모두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