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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추천하지만, 난 비추하는 카메라 액세서리
어제에 이어 카메라 장비 썰을 계속 풀겠습니다. 오늘의 주제, 남들은 다 좋다는데, 난 별 만족하지 못한 카메라 액세서리! 지극히 개인적인 평점테러, 지금 시작합니다! (..)
그 첫 번째 타자, 자이스 렌즈 와이프!
사진 생활함에 있어 이 제품 안 써 본 사람이 없을 거야. 그 만큼 반 필수템이 되어버린 청소도구인데, 글쎄, 난 “렌즈닦이”로는 절대 추천 못 해! 어디 국적 불문의 알코올 성분을, 내 소중한 렌즈 코팅에 문질러! (...) 렌즈를 정 알코올로 닦고 싶으면, 99% 무수 알코올로 닦자, 가 내 고집이야.
더구나 이 제품은 보푸라기가 남아. 닦을수록 미세한 털 조각들이 액체와 한 대 묶여 신경을 긁는다고. 이러니 내가 어떻게 자이스 렌즈 와이프를 추천할 수 있겠어. 민감한 유리알 청소하기엔 탈락! (...)
다만, 덜 민감한 부품을 청소하기엔 딱이야. 이를 테면 손바닥에 묻은 세균 덩어리라든지, 단단히 보호필름 붙인 액정이라든지, 카메라 본체 구석탱이라든지, 앙? (...) 이참에 제품명을 바꾸는 건 어떨까? “렌즈” 와이프가 아닌, “바디” 와이프로 말야. 자이스 듣고 있나!
자, 두 번째 타자는, 후우.. (..?) 픽디자인 앵커, 캡쳐, 삼각대 일체!
우선 앵커부터 따져보자.
편리한 탈착, 견고한 내구성, 다 좋아. 근데 난 싫어해. 왜냐! 저 놈의 플라스틱 덩어리가 카메라 도장을 긁어먹으니까! (아닌데!) 허! 당신은 운이 좋았나 보죠! (...) 난 이놈 때문에 a7s 뷰파인더 옆면 도장이 날아갔어.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끊어진다. 꺼흑! (...) 픽디자인 강아지 아기!
다음, 픽디자인 여행용 삼각대.
해당 삼각대 잘 쓰고 계신 분들에겐 죄송한 얘기지만, 하! 난 픽디 삼각대야 말로 흑우의 상징이요, 허세의 말로라고 생각한다. (짝!) ..모양새나 기능은 있어 보여. 근데 그게 다야. 튼튼하길 하나, 고급 탄소섬유 재질을 쓰길 했나,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아요, 1.27kg! (...)
허나 뭐니 해도 경악할 단점은 바로 가격이지. 탄소 막대 주제에 89만 9900원! 웟더! ..내 이런 양심 출타한 가격정책은, 소니 CFE A 메모리 카드 이후로 보질 못 했어. 아잇! 소니 CFE A는 경쟁자가 없으니까 그런갑다 참기라도 하지, 픽디자인은 무슨 배짱으로 90만원을 불러? 지들이 GITZO야? GITZO는 프랑스산 명품빨이라도 있지! (...) 픽디여, 부디 튼튼하고 저렴한 중국산 삼각대에 쓸려나가길 간곡히 기원합니다. (짝!)
이제 픽디자인 비추 3형제 대미를 장식할, 캡쳐!를 까보실까.
캡쳐는 이 몸께서도 혹해서 하나 질렀어. 물론 저렴이 중국산 짭이었지만, 에헴. (...) 광고 영상만 봐선 감탄이 나오지? 응, 그러나 실사용 들어간 순간 후회가 몰려오고요. (...)
당신은 사타구니 사이에 카메라를 주렁주렁 매달 자신이 있습니까? (..) 아무도 없죠! 지금 봐도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야, (배낭 어깨끈에 달면 되잖아?) 어깨끈? 거긴 너무 불편해. 당장 1.5리터 페트병 들고 자기 왼쪽이나 오른쪽 어깻죽지에 대 봐.
등 근육은 비명을 지르고, 양손이 모두 억압당하며, 눈알은 45도 아랫방향으로 틀어지고, 고개를 팍 숙이는 바람에 2중턱이 4중턱 돼버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 특히 렌즈가 크고 무거울수록 캡쳐의 무쓸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듬직한 GM급 렌즈들을 “캡쳐”한다? 어림없는 소리! (...)
개인적으론 캡쳐 대신 스파이더 홀스터를 추천해.
키야, 편안하지 않습니까! 언제든지 한 손으로 카메라를 놀릴 수 있는 자유! (...) 아참, 참고로 난 스파이더 홀스터를 직접 써 본 적은 없어. (어휴) 워워. 난 서부의 총잡이 코스프레 할 만큼 사진 전문가가 아니라고. 대신 블랙래피트 스트랩을 쓰고 있어. 뭐, 블랙래피드도 단점이 있어서 여러분께 추천까진 못 하겠다만, 그럼에도 픽디자인 캡쳐보다는 나아! 캡쳐 쓰레기! (짝!)
자, 어느덧 비추천 액세서리 세 번째 타자네. 플래시!
카메라를 논하면서 어떻게 플래시를 비추할 수 있냐, 의문을 품으시겠지만, 아니! 우리 취미 장비가들에게는 거추장스러운 계륵일 뿐이야. (..?) 장담컨데, 플래시는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때나 꺼내는 도구라고. 커다란 엄브렐러니, 소프트박스를 짊어줄 도우미 말야. 그런데 우리가 그런 수고와 노동을 쏟을 만큼 한가한 사람들이 아니잖아? (...) 뭐, 실내 스튜디오면 몰라. 야외에서 플래시 쓰려면 진짜 못할 짓이야. 그 무게, 부속품, 비용, 어떻게 감당해.
게다가, 감히 소신발언하건데, 플래시를 쓰는 시대는 이미 지났어! (...) 요즘 카메라 센서가 좀 뛰어나야지. 광량 부족하면 ISO 높이면 되잖아? 후보정으로 밝게 하고 싶은 부위만 노출 올리면 되잖아? 눈알 반짝이야 포토샵으로 흰 점 찍어내면 되잖아? 다 되잖아! (...) 상황이 이런데 플래시를 고집할 이유가 있냐? 괜히 남들 시선 받고, 뻥뻥 터뜨릴 때마다 욕먹고, 인정? (...) ..단! 의도를 갖고 플래시를 사용하는 분들은 예외입니다. 권학봉 센세 사랑합니다. (...)
이상, 남들은 추천하지만, 난 도저히 추천할 수 없는 카메라 액세서리 알아봤어. 다시 당부할게. 오늘 주장은 어디까지나 내 주관이야, 이해하지? (...) 아무튼. 오늘 쇼를 계기로 내 꺼져가는 장비혼을 조금이나마 불살랐을까? ..끄응, 안 되네. 여전히 맘이 싱숭생숭거리기만 해..
후우. 오늘이 4월 3일이라서 그런가 봐. ..제주 4.3을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