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함부로 찢지 마라<-meta />
오우야, 어제 정치 얘기를 꺼냈더니 반응이 뜨겁더라? 조회수 천 따리 넘어가는 거 보고 무발기 사정하는 줄 알았다니까. (짝!) ..관심이 고플 때마다 정치적 발언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리면서! (..) 오늘은, 아쉽지만, 그저 일상 썰이다.
내가 강제적 미니멀리즘에 빠져있다는 거야, 칼린쇼 애청자라면 귀에 순대가 박히듯 들었지? (..) 언제 집을 빼야 할지 모르는 공포! 초조함! 비워내야 한다, 조금이라도! (...) 어느새 중고나라는 내 고향이 되었고, 바다 건너 이베이에 마저 손 됐지. 그렇게 추억 가득한 물건을 참 많이도 게워냈어.
이제 슬슬 끝이 보여 가. 박스들이 큰 물건들은 거의 다 뺐걸랑. ..박수 한번 주세요! 내 자신이 대견해 죽겠어! 방구석 찐따가 사람과 부대끼며 얼마나 고생했게요. 중고거래란 게 보통 신경 쓰이는 일이어야지. (...) 다행히 난 너그러운 구매자님만 만나서 여태 별 문제없이 거래 치뤘어.
그런데 말입니다, 의외의 곳에서 심장 압력 치솟는 일을 마주했으니, 바로 박스! (..?) 포장 박스! 종이상자! (상자가 왜?) 구하기가 별 따기다! 특히 최근 들어서 취득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으니, 이것이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의 영향인가! 아악! (...)
우체국 1호 상자 가격이 얼마이게요? 무려 700원! 많이 쓰는 3호 상자는 1100원, 홀리 종이지! (...) 택배 붙일 때마다 우체국 상자 샀다간 통장이 남아나지 않아. 그러니 어떡해, 그나마 자유롭게 상자 득템 할 수 있는 마트를 기웃거릴 수밖에.
정말, 그 놈의 상자가 뭐라고, 쓰지 않아도 될 돈을 낭비해가며 마트를 들락거렸다니까. 천 원짜리 프랑크 소시지 하나 사서 박스 가져 오고, 개당 480원 짜리 오이 한 조각 질러서 또 박스 물색 하고, (진상!) 허! 이게 무슨 진상이야! 소비자로서의 당연한 권리지! 2480원 짜리 제로코크라도 사는 날엔 상자 3개들이 겹쳐서 가져오고 그랬어! (짝!) ..나도 알아.. 눈치 보일 행동이었다란 걸.. 결국 오늘, 쫓겨났다.. 파지 부족합니다! 가져가지 마세요! ..흑흑(어휴) ..그랜절 박겠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아무튼. 하다보니 박스 고르는 법도 은근 노하우가 쌓이더라? 박스라도 다 같은 박스가 아냐. 어떤 녀석은 3겹 두툼이, 저떤 녀석은 물기 머금은 비실이. 하! ..정치인들이 뒷돈 받을 때 왜 과일박스를 선호하는지, 이젠 알아. 과일박스가 최고니까! 단단함이 달라! 가벼운 여성분 한 명쯤 올라타도 끄떡없을 강직도! (..짝!)
그러고 보니 작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골판지 침대까지 등장 했었잖아. 호오..
당시에는, 종이로 무슨 침대야, 아베 바까바까, 놀렸지만 지금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골판지 침대, 가능! (...) 단! 난 골판지 침대를 쓰고 싶은 맘이 없어. 왜냐! 두터운 상자에서 풍겨 나오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이걸 어떤 향기에 비유하면 찰떡일까.. 흐음.. 그래! 무좀 걸린 강아지 발바닥 냄새! (...) 내가 하도 상자를 집에 모셔오다 보니 거실에 냄새가 장난 아녔다? 쿠쿱~ 엄마한테 된소리까지 들을 정도였다니까. 할 수 없이 종이 덩어리들을 향해 편백향 냄새 탈취제를 뿌려야 했어.
아참, 상자에 얽힌 단막극 하나 더! 마트에서 아름아름 주워 온 상자에는 아주 가끔 불청객이 계시걸랑. (설마) 설마가 맞습니다. 바퀴벌레 센세! (...) 뭐, 나는 괜찮아! 바퀴벌레 한 마리쯤 쓱 튀어나와도 툴툴 털어내면 돼. 하지만 택배를 받는 분이 다리 육면체 생물과 맞닥뜨린다? ..어후, 끔찍하다.. ..끄응, 아잇! 갑자기 걱정되네! 어제 보낸 택배상자 속에 뭐가 움직이는 것 같던데! (미친놈아!) ..아니겠지, 아닐 거야. 믿습니다! (...)
여하튼. 종이, 골판지, 폐지! 더 이상 연탄재 마냥 함부로 찢을 상황이 아닙니다! 누추한 곳에 귀하신 분들 극진히 모시도록!
비닐봉지도 돈내고 사야하는 시대인데...
왜 마트에서 400원짜리 사고 종이박스 큰거 들고오는게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인건가요?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