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디에 얽힌 슬픈 전설<-meta />
평화로운 일요일 저녁, 여러분의 “아이디”는 안녕하십니까? (?) 왜, ID는 본인을 대변하는 거울이라잖아. ID따라 인생이 흘러간다는 말도 있고, 앙? (..) 잠깐, 그럼 ‘우르곳 따먹고 싶다’님은 어떻게 되는 거지? 호오.. (...)
아무튼. 난 ID를 반쯤 잘못 지었어. 이 몸의 ID, 풍신의길! (...) 바람 풍, 신 신. 원래라면 바람처럼 살고 싶은 뜻에서 만들었는데, 아뿔싸. 간악한 쪽바리로 오해받기 딱 좋은 아이디였지 뭐야. (?)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 인간 이름을 한글음으로 그대로 적으면 “풍신수길”이 되걸랑. 풍신수길, 풍신의길. 아잇!
난 결백해! 내가 아무리 일본풍 쉽덕 감성을 좋아한들, 어떻게 침략 만행자 이름을 버젓이 따르겠니? 그저, 몰랐으니까! 그놈의 이름이 풍신수길인 줄 몰랐으니까! (...) 후우, 무식한 것이 죄라면 달게 받겠다. 케엥!
그나저나 풍신수길,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정작 뭐하던 인간인지 도통 몰랐어. 그래서 오늘 날 잡아 그 자식 일생을 한번 훑어봤지. 양심고백하자면, 도요토미 히데요시, 난 놈인 건 분명하다! (...)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양아버지 학대에 못 이겨 가출을 하고, 이름까지 바꿔가며 세상을 떠돌아 다녔더라. 관직에 진출한 출발점 또한 아주 서민적이야. 오다 노부나가 변기 청소 담당이었다네? (..) 이랬던 그가, 노부나가의 신임을 얻고, 전쟁터에 나서고, 결국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하는 정점에 섰어. 캬하, 대하 드라마 아니냐? 괜스레 “풍신의길”이란 ID에 자부심마저 갖게 된다야. (짝!) ..농담입니다. 풍신수길 나쁜 놈! (...)
천하를 호령했던 도요토미, 하지만 끝은 미약하더라.. 히데요시 사후 도쿠카와 이에야스에게 홀라당 권력이 넘어간 건 다들 잘 아실거야. (..) 권력뿐만 아니라 씨까지 끊겼어. 히데요시가 57세에 얻은 귀한 자식, “도요토미 히데요리” 이 사내가 이에야스랑 한판 붙어봤지만 상대가 안 됐지. 끝내 전쟁에 패해서 친어머니랑 함께 자결했대..
이렇게 보면 히데요시, 측은하기까지 하다. 권력이 뭐라고, 온 힘을 다해 기어올라서, 그 힘에 취해 전쟁을 일으키고, 피바다를 만들고, 마지막엔 멸문지화 엔딩이라니 참.. 그래도 역사에 자기 이름 넉자 남겼으니 성공한 건가? 하! 그래도 난 그의 삶이 부럽지가 않아. 고단해! (...)
아참, 정정합니다. 딱 하나! 히데요시의 사랑만큼은 부러워. “네네”! 전국무쌍이나 신장의 야망 즐기신 분이라면 익숙한 이름이지? (..) 히데요시의 정실부인, 네네, 되시겠어. 16세기 정략결혼이 판치던 때, 이 둘은 무려 연예결혼을 했단 말씀! 게다가 신분마저 뛰어넘었네? (?) 좀 전에 언급했듯 히데요시는 신분이 비천했어. 반면 네네는 꽤 사는 집안 딸이었거든. 이 둘이 이어졌다는데 아직 세상은 살만하구나. (뭔 소리야!) ..생각을 해 봐라. 오늘날로 치자면, 우리 같은 모쏠 찐따가 재벌 3세 이부진 누나랑 결혼한 꼴이잖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스토리인가! (...)
여기서 질문, 네네는 왜 히데요시를 택했을까요? 설마 원숭이 같은 정력을 자랑해서? (미친놈) ..내 감히 추측하건데, 히데요시는 뽀이를 멀리하고 여자만 가까이해서다. 당시 일본 상류층 사이에서는 남색이 기본이었다잖아. 그런데 히데요시는 여자만 찾았다니, 이 얼마나 안심되는 남편감이야. 여자만 조심하면 됩니다! (...)
여하튼. 뭔 얘기하다 쇼타를 논하고 있지? (짝!) ..아! 아이디! 그래, 각자 아이디에 걸맞은 인생 살아가길 기원 드리면서, 전 바람처럼 떠났다가 내일 바람처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