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밀면을 찾아서<-meta />
요오, 여름이면 부산! 부산하면? (돼지국밥) 아니! 밀면! (...) 내 오늘 한 평생 밀면을 먹어온 사람으로서, 감히 최상의 밀면을 여러분께 소개드리겠어. 참고로 난 외골수 부산인이다! 자격심의필 땅땅! (...)
우선 근본적인 질문부터 던질게. 냉면을 놔두고 왜 밀면인가? (...) 답은 간단하다. 그야 냉면은 맛없고, 밀면은 맛있기 때문이다! (짝!) 소신발언 할까! 냉면, 그 질긴 전분가루 덩어리가 목구멍으로 넘어가기는 하냐? 어이! (짝!) ..반면 밀면은 술술 들어간다, 이 말이야!
여기서 최상 밀면 첫 번째 조건이 나왔네. 부드러우면서 탱탱한 면발! 비유하자면, 2분 40초 끓인 라면, 5분 30초 볶은 스파게티의 면이랄까! 살짝 설익은 듯, 딱딱함을 유지하는 듯, 그러나 입에 넣는 순간 콩나물무침처럼 아삭하게 씹혀야 하지.
이 정도 면을 뽑아내기 위해선 삶는 시간을 정확히 준수하는 것은 물론, 가계에서 손수 기계로 뽑아야 해! 이 말은 뭐다? (..) 주방에 면 뽑는 기계가 안 보이는 집은 거르십시오! (주방을 무슨 수로 확인해!) ..잘. (짝!)
정 주방내부가 안 보인다? 그럼 주인장께 넌지시 물어 봐. 여기 “기계밀면”인가요? 대답에 자신이 없으면 탈락! (...)
다음, 면을 다뤘으면 이젠 국물이지? 근데 솔직히 국물은 별 차이를 모르겠어. (...) 여기나 저기나, 결국 겨자 식초를 얼마나 넣는가에 따라 국물 맛이 정해지는 거 아니냐? (아니지!) 응, 됐고! (짝!) ..상향평준화 된 국물은 다른 요소로 변별력을 따져야 한다. 바로, 살얼음 유무!
기본이 된 집은 밀면 위에 샤배트 마냥 살얼음이 떠있어. (살얼음이 맛이랑 무슨 상관이야!) 허! 상관있지! 자고로 음식이란 눈으로 먼저 먹는 법. 밍숭한 국물이랑 살얼음 국물, 눈알이 느끼는 쾌감이 다르잖아? (...) 그러니, 제대로 된 밀면 집은 국물을 슬러시 기계에 보관한다, 그 말이야! (...)
여기서 잠깐, 살얼음이 아닌 뭉탱이 얼음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밍숭 국물보다 더 못한 게 뭉탱이 얼음 국물이야! (...) 보기 안 좋지, 얼음이 젓가락 움직임을 방해하지, 덩어리 때문에 벌컥벌컥 국물 마시기 불편하지! 패착의 덩어리다! (.,.)
마지막으로 양념장. 어디는 달고, 어디는 맵고, 여기는 꿩고기, 저기는 육전, 거기는 오징어 회까지, 집집마다 특색이 있어. 뭐가 좋고 나쁘다 나눌 순 없지만, 중요한 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계를 고르는 것!
이를테면 4대째 내려온 내호냉면.
밀면의 고장 부산에서도 원조급을 자랑하는 곳인데, 난 안 가. 정확히는 못 가. (왜?) 여기 양념장에는 가자미 식혜가 들어가걸랑. 비린 거 조금이라도 못 먹는 내 입맛엔 상극이지. 우웩! (짝!) ..참고로 난 달달하면서, 안 매우면서, 육고기 듬뿍 들어간 양념장을 좋아해. 딱 어린이 입맛, 캬하! (...)
아무튼. 내가 걸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밀면을 만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냐. 반죽 잘 해야지, 면 기계로 직접 뽑아야지, 육수 손수 우려내야지, 그걸 슬러시 기계에 얼려야지, 무 절임 달콤해야지, 그러면서 서민음식답게 7천원 마지노선 넘지 말아야지! (...) 푸후. 나름 밀면집 찾아다닌 나조차도 올해는 아직 최상 밀면을 접하지 못 했어..
그러니 여러분께 묻는다! 진짜 맛있는 밀면집 아시는 분!
이름난 가게들 싹 모아두고 소거법으로 제껴 내는게 좋을거 같네요.
그나저나 정관에 저기 맛있을라나 가끔 가는데